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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을 그림으로 쉽고 명확하게”

원남제일교회 최원석 목사, 유튜브 통한 그림설교 화제

 

농촌교회가 가지고 있는 한계는 지역 인구 감소에 따른 성도들의 이동이었다. 성숙한 성도를 세우며 교회를 건강하게 성장시키고 있지만 도시로 삶의 터전을 떠나거나 진학과 학업 등의 이유로 떠나는 학생들과 젊은이들이 생기면서 교회 성장 동력이 주춤할 수 밖에 없었다.


1987년에 창립한 원남제일교회도 교회 초기에는 100여 명이 넘는 성도들과 수십명의 다음세대들이 예배하며 전도하고 매일 저녁 모임을 통해 생동감 있는 교회였다. 1999년에 3대 원남제일교회에 부임한 최원석 목사도 성도 중심의 교회 사역을 전개하며 자립하는 교회로 성장시켰지만 진학과 결혼, 취업으로 성도들이 대도시로 이동하게 되면서 교회 성장은 쉽지 않은 상황에 직면해 있었다.


최원석 목사는 “성도들과 함께 매일 기도하고 예배 중심, 말씀 중심의 삶을 강조하며 성숙한 그리스도인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삶의 터전을 떠나는 이들을 보면서 목회의 최대 위기의 순간임을 직면하게 됐다”며 “뚜렷한 방법은 없지만 하나님께서 이 지역에 교회를 세우고 하나님의 사명을 감당하는 것이 중요하기에 보다 철저하게 교회 중심의 삶을 강조하며 흔들리지 않은 신앙관을 세워줬다”고 설명했다.

 


교회 사역의 변화 ‘그림 설교’
원남제일교회 예배당과 1층 식당에 들어서면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최원석 목사가 그린 그림이다. 성경의 메시지를 그림으로 담아낸 최 목사의 그림세계는 독특하다. 미술을 전공하지 않고 독학으로 그림을 그리게 된 이유는 의외의 만남이 계기가 됐다. 서울에서 새로운 개척지를 찾아 15명의 외지인이 교회를 방문해 주일예배에 참석하고 함께 교제하게 됐다. 최원석 목사와 엄선희 사모는 이들은 정성껏 섬기고 대접했다. 이들은 다음주에 한 번 더 방문하기로 하고 그 중에 초등학생 4학년 딸이 참석해서 예배드리고 싶다는 전갈을 받게 됐다.
최 목사는 장년 중심의 설교를 계속했기에 초등학생에게 어떻게 1시간 동안 말씀을 전해야 할지 고민하던 중에 ‘성경 말씀을 그림으로 표현하면 어떨까’라는 마음에 다음주 본문 설교 말씀을 준비하면서 2점의 그림을 그리게 됐다. 이것이 최원석 목사의 ‘그림설교’의 시작이었다.


그리고 그 그림 설교는 제대로 먹혀들었다. 이후에도 이들은 몇 차례 교회를 방문해 함께 예배드리며 그림설교를 함께 나눌 수 있었다. 외부인으로 참석했던 이들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준 그림 설교에 최원석 목사는 새로운 목회의 도전을 시작한 것이다.


최 목사는 이때부터 주변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를 활용해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말씀을 묵상하고 연구하며 하나님이 주신 영감에 따라 그림을 그렸다. 도구는 다양했다. 크레파스나 물감과 같은 기초적인 물품부터 시작해서 아내가 썼던 마스카라나 루즈도 그림의 훌륭한 도구가 됐다. 그림을 그리는 캔버스는 특별히 없었다. 화구도 필요하지 않았다. 주변에 종이나 시트지 등 상관하지 않았다. 그의 목양실이나 성도들이 교제하는 사랑방이나 식당은 그의 작업실이었다.


그림과 관련된 책도 여러 권 섭렵했다. 유명한 그림을 인터넷이나 텔레비전을 통해 보면서 그림이 내포하고 있는 의미를 찾기도 했다. 그리고 직접 유럽 현지에 방문해 직접 눈으로 그림을 보고 자신이 생각한 이미지를 기록으로 옮기고 그것을 실제로 그려보기도 했다.

 


독특한 화법을 통해 완성된 수십점의 그림설교
최원석 목사가 그린 그림은 직관적이며 직설적이었다. 성경의 메시지를 근거로 이를 충분히 화폭에 담아냈다. 색감도 자신의 원하는 색감이 아닌 말씀을 통해 묵상하고 생각한 바를 표현했다. 그리고 이 한 점의 그림으로 이해하기 쉽고 복음적인 메시지를 담은 설교 한 편을 만들어 낼 수 있었다.


최원석 목사는 “목회자는 믿는 자에게는 믿음의 확고한 신앙관을 심어주고 믿지 않는 자에게는 이것이 진리임을 정확하게 전달해야 하는 사명을 있다”며 “제가 이제껏 그린 그림을 통해 성도들과 말씀을 나누며 놀라운 은혜를 경험했고 이제는 이것을 우리 교회만 아니라 많은 이들과 나눠야겠다는 마음을 품을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최 목사는 현재 유튜브에 원남제일교회 플랫폼을 마련하고 그곳에 54편의 그림 설교를 올려놨다. 성도들과 함께 나눴던 그림 설교를 이제는 전세계 채널에 오픈해 그림으로 말씀을 전하고 있다. 적게는 수개월, 많게는 2년여 가까운 시간을 들여 제작한 그림은 성경의 다양한 이야기를 담으며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 전문가적인 자질은 겸비하지 않았지만 목자의 심정으로 성도를 향해 말씀을 더 쉽고, 재미있고 깊이있게 다가가기 위한 노력은 최 목사의 영성을 그대로 옮겨 담아 의미있는 작품으로 선보이고 있다.

 


최원석 목사는 그림으로 제2의 인생을 살려는 뜻은 가지고 있지 않다. 오히려 화폭에 펼쳐진 그림으로 성도들의 마음을 울리고 웃기며 감동을 주는 그림설교 목회자가 되는 것이 그의 비전이다. 그림을 그리고 이에 대한 말씀을 중심으로 영상을 제작하며 그는 하루에도 쉼없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리고 그의 그름으로 그림 성화 달력을 제작해 누구나 성경에 관심을 가지고 돕는 일에 힘을 보태고 싶은 마음을 가지고 있다.


최원석 목사는 “하나님의 말씀은 그 무엇으로 바꿀 수 없는 귀한 메시지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그것을 파편화시키고 자신이 필요로 하는 부분만을 골라서 습득하는 일들이 많다”면서 “부족한 종이 그린 그림을 통해 말씀의 영감을 받고 말씀을 깨달아 말씀대로 살고자 노력한다면 앞으로 성경이 더 재미있고 자신의 삶에 더 크게 적용되는 놀라운 역사를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보은=이송우 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