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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계시(1)

쉽게 쓴 조직신학이야기 - 1
조동선 교수
한국침신대(조직신학)

기독교는 계시의 종교이다. 계시란 문자적으로는 휘장을 거두어서 휘장에 가려져 있던 것을 보여주는 것이며 신학적으로는 하나님이 자기 자신과 자신이 창조한 세계에 대한 진리를 드러내시는 것을 의미한다. 하나님이 자신에 대한 계시를 먼저 주시지 않았다면 인간은 결코 그분을 바르게 이해할 수 없으며 그분과 바른 관계를 맺을 수 없다. 하나님의 계시는 그분의 주권적인 행위이며 계시의 대상자들에게 은혜를 베푸시는 행위이다. 그러므로 교회는 하나님의 진리를 확증하고 선포함에 있어 철학자들이나 과학자들의 신에 대한 담론이 아닌 하나님 자신이 계시하신 진리에 절대적 권위를 둔다. 기독교 신학자들은 하나님의 계시에 두 종류가 있음을 인식한다: 일반 계시와 특별 계시. 이번 글에서는 일반 계시의 정의, 역할, 그리고 유익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일반 계시란 내용상 하나님과 그분의 창조 세계에 대한 일반적인 것에 대한 지식이다. 일반 계시의 대상은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신앙과 무관하게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된 모든 인간이다. 일반 계시의 매개체는 창조 세계(시 8:1~3; 19:1~6; 롬1:19~32)와 인간의 양심이다(롬2:11~15). 일반 계시는 하나님에 대한 어떤 느낌만을 주는 것이 아니라 객관적 지식을 전달한다(시19:2; 롬1:19~20). 


일반 계시의 역할은 무엇인가? 첫째, 일반 계시는 초월자이시며 창조주이신 하나님의 존재와 그분의 보이지 않는 신성한 속성들(영원한 능력, 선하심, 피조물과 다른 신성에 대한 지식을 전달한다(롬1:20; 행17:24~25). 일반 계시로 인해 모든 문화권에 종교적 요소가 발견된다. 그리스도인들은 이방인 철학자들이 종종 하나님에 대한 부분적 진리들을 언급할 때 놀랄 필요가 없다. 불신자는 하나님의 언약 백성들처럼 구원에 이르며 그분을 참되게 예배하고 교제하기 위한 특별 계시는 받지 않았지만, 창조주이시며 심판자이신 하나님에 대한 일반적인 진리들은 인식할 수 있다. 그러므로 고대 플라톤 철학자들이 신은 물질이 아니라 영이며 선한 존재라고 할 때 혹은 어떤 타 종교인들이 속죄에 대한 필요성을 가르칠 때 그리스도인들은 불신자들의 가르침과 기독교의 신학 사이에 있는 유사성으로 인해 일반 계시를 통해서도 구원에 이를 수 있다고 생각할 필요가 없다. 둘째, 일반 계시는 하나님의 의로운 심판과 인간이 하나님 앞에서 도덕적으로 책임 있는 존재임에 대한 지식을 전달한다(롬1:32; 2:14~15; 행17:30~31). 인간의 양심은 어떤 것이 하나님이 원하시는 의롭고 선한 것인가에 대한 본능적 지식을 전달할 뿐만 아니라 인간이 죄를 범할 때 그것을 정죄하는 역할을 한다. 바울은 하나님이 이런 도덕법에 대한 의식을 모든 인간의 양심에 새겨 넣으셨다고 말한다(롬2:15). 모든 이방인은 유대인처럼 기록된 율법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해도 자신의 양심에 천부적으로 새겨져 있는 하나님의 도덕법으로 인해 하나님의 의로운 심판을 피해갈 수 없다. 그러므로 바울은 유대인이나 이방인이나 모두 죄 아래에 있으며 의인은 하나도 없다고 선언한다 (롬3:1~10; 23). 그러므로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복음을 듣지 못했지만 도덕적으로 죄를 범한 인간 중에 자신의 불경건함으로 발생하는 하나님의 의로운 심판과 진노에 대해 자신의 무죄함을 주장할 자는 아무도 없다(롬1:20).


일반 계시의 유익은 무엇인가? 첫째, 일반 계시는 불신자에게 복음을 전할 수 있는 근거를 제시해 준다. 문화, 언어, 그리고 시대가 다르다 해도 모든 인간은 죄인으로서 하나님의 존재와 그분의 의로운 심판에 대한 인식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우리가 전하는 복음의 내용을 이해할 수 있다 (행17:16~34. 아레오바고에서의 아테네인들에 대한 바울의 복음 설교). 그러므로 그리스도인들은 모든 불신자들이 복음이 필요한 상황에 있을 뿐 아니라 우리가 성령님을 의지해 복음의 진리를 선포할 때 청중들이 우리가 전하는 내용을 지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져야 한다. 만일 누군가 우리의 복음을 거절한다면 그것은 죄와 심판과 구원에 대한 지적 인식이 불가능해서가 아니라 도덕적으로 타락했기 때문에 그들의 죄성이 진리의 말씀을 억누르기 때문이다(롬1:18 “불의로 진리를 막는 사람들”). 둘째, 일반 계시로 인해 그리스도인들이 비 그리스도인과 함께 도덕적으로 건전한 사회와 질서 있는 국가를 이루기 위해 함께 일할 수 있다.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신앙이 없는 불신자나 타 종교인이라고 도덕적인 의식이 없거나 삶의 질서와 평화에 대한 지혜가 없는 것이 아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불신자들도 하나님이 자신의 창조 세계에 심어두신 질서와 지혜로운 원칙들을 살펴보고 양심의 소리에 귀를 기울임으로써 범죄를 억제하며 인간이 사회생활을 유지하도록 하는 법을 유지하려고 한다. 그러므로 바울은 불신자라고 해도 이런 일을 집행하는 공무원들을 존경하고 그들을 위해 기도할 것을 요구한다(롬13:1~7; 딤전2:1~3). 셋째, 일반 계시의 존재는 그리스도인들로 기독교의 종교적 색체가 명확하게 나타나지 않는 분야에서도 하나님의 진리를 추구하도록 촉구한다. 비록 과학과 의학의 분야가 성경의 신학적 주제를 직접적으로 다루지는 않지만 하나님이 창조한 세계에 존재하고 있는 그분의 능력과 질서와 지혜를 발견할 수 있는 기회를 우리에게 제공한다. 어거스틴이 주장했듯, 모든 참된 진리는 하나님의 진리이다. 그리스도인들은 성경공부나 예배뿐만 아니라 자신이 수행하는 비종교적인 직업 영역에서 창조주 하나님의 위대하심과 선하심을 발견해 그분께 감사와 영광을 돌리고 자신이 한낱 피조물임을 바로 이해하는 겸손함을 배워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