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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의 숨결을 만나는 시간

복음의 뿌리를 찾아-2

 

사역자라는 신분 덕에 두 차례의 여정을 모두 경험했던 나는 1차 순례 내내 아이와 함께 오지 못한 아쉬움을 떨치기 어려웠다. 막 성인이 된 자녀에게 더 이상 부모란 이유만으로 믿음을 강제할 수 없어 안타까워하던 시점에 다녀온 첫 순례였다. 모태 신앙인 혹은 일명 묵은 신자에게 하나님의 특별한 개입없이 흘러드는 말씀은, 무시하자니 꺼림칙한 오랜 기록물에 불과한 것인데 그 결정을 따라 나섰더니 강과  산, 광야가 발 아래에서, 눈 앞에서 그날의 그분을 재증언해 줬다. 구멍 난 믿음의 틈새가 메꾸어지는 경험이랄까, 신앙이 새바람으로 환기되는 경험이랄까. 다음 순례는 무조건 딸아이와 동반하리라는 결심을 어여삐 보셨는지 뿌리교회의 2차 순례는 자녀 동반 중심으로 기획됐고 심지어 아이들의 침례식이 여정에 포함됐다.  


대망의 순례 첫날 경유 공항인 이스탄불에서 생각보다 긴 출발 지연 상황을 만나 첫날의 원 일정을 모두 소화하기에는 무리가 따르게 되어 최적의 이동 경로를 확보하고자 과감히 므깃도 방문을 빼고 가이사랴 항구에 제일 먼저 들렀는데, 3년 전 이곳을 방문했을 당시보다 많은 부분이 보수돼 우기임을 잊을 정도로 빛나는 햇살을 품고서 한층 유적지다운 모습으로 뿌리 2차 이스라엘 원정대를 맞이했다. 지중해의 푸른 풍광을 뒤로하고 하나님의 하나님되심을 극적으로 드러내셨던 갈멜산에 올라 오늘 우리의 나태한 신앙에도 불이 임하길 기도하며 영적인 머뭇거림을 회개했다.


이어 우리는 예수님께서 나고 자라신 나사렛으로 향했다. 그 지역에서 들르게 되는 수태고지기념교회와 요셉기념교회는 역사적 고증을 거쳐 증명된 장소가 아니기에 깊은 묵상으로의 연결은 쉽지 않았으나 순례 여정이 가지는 포괄적인 지향이 성경 속 지명의 현장감을 일깨우는 것임을 상기할 때 그리스도의 호흡과 우리의 호흡이 같은 땅 위에 뿌려짐만으로도 충분했다. 


한편 첫날의 여정 중 뿌리만의 특별한 일정이 계획돼 있었다. 우리보다 며칠 앞서 성지순례 중이었던 한국침례신학대학교 학생들을 만나 신학생 장학금을 전달하자는 그것이었다. 


교회가 비록 완전한 자립을 이루지는 못했으나 개척 초반부터 나누고 흘려보내는 공동체가 되자는 기치를 품고 신학생 돕기 펀딩 통장을 만들어 도움의 감동이 하나 둘 모여 일정 금액을 이루면 때마다 몇몇의 신학생에게 전달하곤 했는데, 그 움직임이 어느덧 4회차가 됐고 마침 교회와 신학생들의 일정이 비슷한 시기에 이루어진다는 반가운 첩보를 입수했다. 많지 않더라도 순례 학생 전원에게 소정의 금액이 전해지도록 인솔자인 권영주 교수로부터 입수한 한 명 한 명의 이름을 적은 봉투를 준비해 무려 그 땅 이스라엘에서 주님의 이름으로 서로를 격려하며 마음을 전했다. 순례의 여정이 진정한 하늘의 이벤트임을 그렇게 확인하며 첫날을 마무리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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