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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는 미래의 영적 전쟁을 포기할 것인가?

 

지난 61, 미국의 한 공립학교 졸업식에서 일어났던 놀라운 일이다. 적어도 우리로서는 감동 그 자체였다. 사우스캐롤라이나주 피켄스 카운티의 리버티 고등학교 졸업식에서 졸업생 대표였던 로이 코스트너 4세가 어렸을 때부터 나를 하나님께 인도해 주신 부모님께 감사드린다.

 

내가 말하는 것을 여러분들이 다 이해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한 후 졸업식 대표로 준비했던 고별사를 연단에서 찢어 버린 다음, 큰 소리로 주기도문을 암송했다. 이에 졸업생들은 환호성을 지르며 박수로 화답했다. 리버티 고등학교를 비롯한 피켄스 카운티 학군의 공립학교들은 종교로부터의 자유 재단이라는 단체의 압력으로 지난 학기부터 공식 행사에서 기도를 금지했었다. 이에 대하여 코스트너 4세가 항의를 하는 시위를 벌인 것이다.

 

그는 모 방송 인터뷰에서 학교에서 기도를 몰아낸 것은 내가 겪은 최악의 일이었다나는 하나님을 옹호하고 싶어 졸업식에서 주기도문을 암송했다고 했다. 어떤 이는 미국에서는 종교의 자유가 있는데 어떻게 이런 일들이 특별한 일이겠냐고 반문할지도 모른다. 물론 그렇다. 미국이라는 나라는 유신론(theistic) 시민 종교(civil religion) 전통 위에 설립된 나라다.

 

그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대통령 취임에서 하나님의 존재를 인정하고 하나님의 가호를 기려왔고, 화폐에도 우리는 하나님을 믿는다.(In God We Trust)”라는 문구가 1860년 이후 계속되고 있다. 어디 그뿐인가? 1954년 연방 의회는 맹세 서약문에 하나님 아래”(under God)라는 표현을 첨부했고, 그보다 2년 전에는 국가 기도의 날을 의회가 제정하기도 했다.

 

1962Engel v. Vitale 대법원 판례가 나오기 전까지만 해도 미국 공립학교에서는 다양한 형태로 기독교적 전통의 기도를 했었다. 하지만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중시하는 자유주의(Liberalism)와 공동체의 가치와 전통을 중시하는 컴뮤니타리안(Communitarian)이 갈등하고 대립하면서 1992년 대법원은 공립학교 졸업식 순서에서 목회자의 공공 기도가 수정헌법 제1조에 반한다는 판결을 내림으로 학교는 영적 위기를 맞게 됐다.

 

이런 미국의 영적 어둠의 세력은 오늘 한국에서도 서서히 그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20046월 대광고등학교의 강의석 군의 예배 불참 선언으로 시작된 학내 종교 자유는 대법원까지 간 끝에 결국 학교 측의 패소로 끝이 나면서, 미션스쿨이라는 선교적 목적이 거대한 도전과 함께 위기를 맞게 됐다.

 

이러한 일들이 인권, 개인의 종교 자유 등의 이름으로 우리 사회에 이미 깊이 뿌리를 박아 이 땅에서의 영적 전쟁은 더욱 치열해졌으며 현재는 기독교가 수세에 몰리는 상황이다. 이러한 가운데 금년 2월 서울의 강남 청담고는 교내에서의 기도 금지 및 기도 동아리 폐지라는 극단적 행정조치를 취했다.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10여 년 전부터 시작하여 지금까지 이어져 온 기도모임을 새로 부임한 학교장으로부터 학생들의 기도 동아리인 카리스를 폐지함과 동시에 교내 동아리들이 모여 1224크리스마스 음악축제에 대한 이름을 수정하도록 요구를 받았다. ‘크리스마스가 기독교적이라는 이유에서다.

 

학교장은 이에 대하여 서울 교육청으로부터 특정 종교를 지원하는 행사를 개최해서는 안된다는 공문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변명했지만 우리가 알다시피 크리스마스라는 단어는 석가 탄신일이라는 단어와 함께 우리 사회에서 종교와 무관하게 사용되어지고 있다.

 

굳이 특정 종교인만이 지키고 즐기는 절기가 아닌, 이미 보편화 되어진 절기다. 그럼에도 특정 종교 행사로 치부해 이름 변경을 요구한 것은 적법했거나 지극히 상식적이었다고 할 수 없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지난 6월 문화체육관광부가 학생들이 점심시간을 이용한 자발적 종교 활동은 보장돼야 한다

 

모든 국민은 종교의 자유를 가진다라는 헌법 제20조의 정신을 언급하며, “기도 동아리도 외부인사 없이 자발적으로 운영된다면 허용해야 한다고 말한 것과 청담고 교장이 정상적인 교육과정, 법령 안에서 학생들의 종교활동을 보장할 계획이라고 밝힌 것이다.

 

불행 중 다행이다. 하지만 문제는 이제부터다. 지금까지의 일어난 몇몇 사건들은 앞으로 일어날 일들의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이미 학교 내 종교의 자유가 침해 되는 일은 미국을 비롯한 세계적인 추세가 됐고,

 

한국에서도 인본주의의 발전과 인권, 개인의 종교 자유 등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학내의 기도모임 등 종교활동은 앞으로도 더 큰 도전에 고전할 수밖에 없게 됐고, 이러한 풍조는 단순히 학내로 제한되는 것이 아니라 각 기업의 직장 내 신우회에도 부정적 영향으로 이러질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교회는 이런 일에 거의 무관심, 무방비 상태에 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교계 지도자들이나 각 교단, 각 교회 지도자들 대다수가 이러한 일에 대하여 별 걱정을 하지 않는다. 원수는 합법적으로 우리의 목을 향해 칼을 휘두르고 있는데, 우리는 나와 내 교회에만 그 칼이 미치지 않으면 된다는 식이다.

 

학교에서 기도 동아리가 사라지고 직장에서 신우회가 사라진다면 그 다음은 어떻게 되겠는가를 깊이 생각해 봐야 한다. 개인주의에서 벗어나 공동체 의식을 가지고 진심으로 걱정하고 염려해야 하고 기도를 시작해야 한다. 멀리 보면 결코 이런 일은 남의 일이 아니다. 곧 내게로 다가올 내 문제이다. 군대에 군목수가 줄어든다고 한다.

 

입대하는 청년들의 종교에 따라 군종을 배치하기 때문이다. 복음의 어장이라고 하는 군대에서 기독교인 입대자는 물론이고 기독교를 선택하는 비율도 낮아지고 있음은 심히 안타까운 일이다. 이러한 여파는 결국 교회에서 청소년들이 줄어들었기 때문이고, 학내에서의 기도동아리를 폐쇠하는 등 영적 저항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제 교회가 좀 더 이러한 문제에 대하여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이는 영적 전쟁이고 교회의 미래가 되기 때문이다. 이대로 가면 한국기독교의 미래는 결코 희망적이지 않다. 좀 더 관심을 갖고 자신의 교회를 관찰해 보라. 교회의 성도 구조는 점점 노인화 되어 가고, 젊은 청소년 예배자들이 줄어들고, 어느 때부턴가 교회 내 청장년이나 중장년들이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다. 당연한 결과다. 주일학교가 아예 없는 교회가 갈수록 늘어나고, 학생 청년들이 텅텅 비어 가고 있기 때문이다.

 

어쩌면 뾰족한 수가 없는지도 모른다. 오늘날 세태가 그렇기 때문이라고 말하면서 말이다. 하지만 겨자씨만큼이라도 관심을 기울이고 전능하신 하나님의 뜻을 구하며 다시 청소년들의 부흥을 기도하는 등 이런 일에 투자를 시작한다면 한국 교회의 미래는 아직 희망을 가질 수 있다. 가장 큰 문제요 대적은 이 글을 읽으면서도 오늘의 한국교회 상태를 심각하게 인식하지 못하는 무뎌진 나 자신이다.

 

계인철 목사 / 광천중앙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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