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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성경이 우리에게 오기까지(15)

조선의 “새빛” 선교사들

관아의 추격에 일단 존 로스와 이응찬에게는 총 3가지 계획이 있었다. 


첫 번째 계획은 둘이 중국 본토에서 잠시 동안 피신해있는 것인데, 이것은 바로 단념하게 됐다. 그것은 나중에 후술할 존 로스가 겪은 ‘천주교 신부들의 부정적인 인식’때문이었다. 혹여나 발생할 천주교와의 갈등으로 인해 중국에 다시 가는 것이 꺼려졌다. 


두 번째 계획은 이응찬과 함께 배를 타고 영국으로 가려고 했다. 그러나 금전적인 상황도 여의치 않았고, 영국에서 이응찬의 생활을 감당할 만큼 존 로스의 본가(부친이 양복 업자)가 여유가 있지 않았다. 


세 번째 계획은 각자 흩어져서 관아의 추격을 피하고, 적당한 때에 다시 만나 번역 사역을 도모하는 것이었다. 당시에서는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었다.


따라서 존 로스는 관아의 추격을 늦추거나 수월하지 않게 만드는 중국으로 피신해, 영국으로 가려는 방안을 세웠다. 어차피 가야 할 안식년 때문에 영국으로 가야 할 상황이었다. 


그 시기를 조금 더 앞당긴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이응찬은 고려문에서 함경북도 쪽으로 피신하려는 방안을 세웠다. 


그런데 여기서 혹자는 1876년 강화도 조약으로 인해 조선의 문호가 개방되어 양인들에게 호의적이지 않았을까? 라고 생각하거나 주장할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은 정말 무식한 소리다. 무지에 가까운 발상이다. 어디까지나 강화도 조약은 일본과 맺은 조약이기 때문에, 서양에 문호가 개방된 것은 절대 아니다. 그래서 당시는 양인에 대해 적대적일 수밖에 없었다. 물론 조선이 서양의 나라들과 조약을 맺긴 했지만, 그것은 강화도 조약 이후 6년 뒤인 1882년이다. 이때 조선과 미국 사이에 ‘조미수호통상조약’이 체결됐다. 그것이 조선의 역사상 서양의 나라와 맺은 최초의 조약인 것이다. 그래서 대한민국과 미국은 본 조약을 오늘날 한미관계의 시작으로 규정하기도 한다. 조선은 1882년 미국과의 수교를 이후로 영국 등 서양 나라들과 차례로 수교를 맺어나갔다. 


관아에서는 존 로스와 이응찬을 잡아 공을 세우기 위해 전문 추노관을 고용하기도 했다. 관아의 인력도 부족했지만, 특정 사람을 잡는 것에는 전문성과 기술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추노는 원래 주인집에서 따로 떨어져 독립적인 생활을 하는 외거 노비들을 관리하며 몸삯을 징수하거나, 주인집 등에서 무단이탈을 하거나 도망친 노비를 수색해 체포하는 것을 의미한다. 일반 노비에 관련해 추노하는 사람을 민간업자를 ‘추노꾼’, 관공서에 관련된 추노를 하는 이들을 ‘노비추쇄관 또는 추노관’이라 불렀다. 


사실 추노라는 단어가 2010년 방연한 KBS 드라마 때문에, 널리 알려진 단어가 됐는데, 일반적으로 병원이나 어선, 공사현장 등 근무환경이 너무도 열악한 곳의 직원들이 종종 멘탈이 붕괴하여 방황하거나 도망치기도 한다. 그러한 직원들을 동료가 잘 타일러서 다시 붙잡아 오는 일을 ‘추노’라고 사용한다. 


그러나 이것은 안타깝게도 추노라는 단어를 모르고 사용하는 것이다. 드라마 방영 이후 ‘추노하다’가 ‘도망치다’라는 의미로 잘못 왜곡되어 정착됐다. 추노의 '추'는 쫓을 추(追)가 아닌 밀 추(推)다. 노비를 추적(追跡) 한다고 해서 추노가 아니라, 도망간 노비들을 본래 주인에게 돌려준다는 의미의 추쇄(推刷)를 한다고 해서 추노(推奴)인 것이다. 


전문 추노 업자들은 사람 찾는 데는 도가 텄다.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믿을만한 사람들인 것이다. 지금으로 말하면 경찰이 사설 심부름센터에 의뢰(아웃소싱)를 한 것이다. 물론 존 로스와 이응찬이 노비는 아니지만, 관아는 빠른 시일 내에 공을 세우려는 욕심에 추노관을 고용하여 그들을 추적하기 시작했던 것이다                     

(다음에 계속).

백정수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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