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이 저물어가고 있다. 이제 달력 페이지는 한 장만이 남았고, 성탄절의 찬송가와 송구영신을 찾기 위해 준비하는 종소리가 멀리서 들리는 듯하다.
올 한 해, 한국교회는 여러 모양으로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하기 위해 노력했다. 팬데믹 이후에는 환경에 적응하며,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마주하는 새로운 형태의 형태를 정하고자 했다. 지역사회를 섬기고 나눔을 이어가며, 세상에 복음을 모두에게 전하기 위한 노력도 중단하지 않았다. 그러나 우리가 기다리고 있는 현실은 여전히 녹록치 않았다. 사회와 교회 사이의 의사소통 중단, 거듭되는 신뢰도 하락, 교회 내 분열과 같은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눈 앞으로 다가온 인구절벽에 따른 다음세대의 위기, 대법원의 동성 부부 건강보험 피부양자 인정 판결로 인한 동성혼 합법화 우려 등 이런 여러 상황 속에서 한국교회가 어떻게 다시금 희망을 전할 수 있을 것인지 관심과 기도가 필요하다.
2025년을 준비하며 한국교회는 뼈를 깎는 노력이 필요하다.
먼저, 회복과 화해가 필수이다. 심화되는 한국 사회의 현실처럼 한국교회 내에서도 여러 갈등과 상처가 심화되고 있다. 문제는 이것이 복음이나 신앙과 관련된 문제가 아닌 세상적인 욕망에 따른 싸움 때문에 발생하는 상처와 갈등이라는 것이 문제이다. 부디 이 땅의 것에 대한 관심이 아닌 하나님 나라를 바라보는 신앙의 자세를 회복해야 할 것이다.
둘째는 다음 세대의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 것이냐는 실제적인 고민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교단이나 연합단체 등에서 다음세대를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는 있지만 근본적인 해결보다는 보여주기식 대응에 국한된 듯한 아쉬움이 있다. 또 하나의 문제는 개교회별, 개교단별로 대응을 해나가고 있기 때문에 문제 해결을 위한 집중된 힘을 쏟아내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팬데믹으로 인해 학생 선교가 초토화된 상황에서 7년 기근을 이겨내고 미래를 위한 부흥의 씨앗을 다시 심는 시간들이 우리에게 필요하다.
교단적으로도 과제가 많이 남아 있다. 체계적인 시스템이 필요하다. 어떤 사람 하나에 좌지우지되는 그런 주먹구구식 교단 운영이 아닌 어느 누가 와도 문제가 되지 않을 그러한 시스템 말이다. 여러 이유를 내세우고는 있지만 실질적으로 지금까지 교단 내에서 일어나는 대부분의 싸움은 누가 어느 자리를 차지하느냐에 대한 자리싸움이 주를 이룬다. 그렇게 싸워서 쟁취한 자리에서 무슨 선한 것이 나겠는지 의문이 자리하기도 한다. 그리고 이러한 싸움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규약에 대한 해석이 서로 다르다는 점과 결국 규약으로 해결하는 것이 아닌 세상 법정에 가서 문제를 풀어나간다는 점이다. 성경 말씀을 최우선으로 하는 교단에서 규약과 세상법 외에는 해결방안이 없다는 점이 참 아이러니하다.
2025년 한 해 동안 규약에 대한 전면적인 개편이 필요하다. 지속적인 공청회를 통해 대의원들이 고민하는 문제점을 재확인하고 어떻게 규약이 효과적으로 작용할지 방향을 찾아가야 한다.
부디 새해에는 한국교회가 새로운 시작을 향해 나아가며 세상의 참된 빛과 소금이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