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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명국 목사의 회상록 - '메네 데겔 - 어떤 믿음'

 

1. 유리조각...自信!

 

1954년 봄, 우리 영남고등학교 조띠’(?)란 별명의 체육선생 초청으로 일본에서 유명한 광도관 도장에 갔다. 거기서 가라테’ 8단인 팔갑산(八甲山)이 전교생이 운집한 가운데 20분정도 가라테에 대한 강연을 하고 마친 후에 깨어진 램프유리를 손으로 쪼개면서 이 것을 씹어 먹을 용감한 학생은 단 앞으로 나오라고 소리쳤다.

 

계속 나오라고 소리지르니 2,3학년 선배중에 한 두명이 나가는 것을 보고 저도 무심코 용기를 내어 나갔는데 그는 강단에서 내려와 모여온 우리 10여명에게 한 사람씩 배 위에 기합을 넣은 후 램프 유리조각을 나눠주며 종이로 깨끗이 잘 닦으라고 한 후 단상에 올라 하나 둘 셋하면 입에 넣고 일본의 샌빼이과자처럼 씹어먹으라고 했다.

 

우리는 그의 큰 구령에 맞춰 할 때 모두 함께 의심없이 입에 넣고 과자처럼 정말 아삭아삭하게 씹어서 유리조각이 좁쌀처럼 작게 되었을 때에 나눠주는 물과 함께 삼켰다. 평생 살아오면서 유리조각을 과자처럼 잘 씹어먹은 멍청하고 우직스런 추억을 지울 수 없다.

 

어쩌면 6.25 전쟁후 그것도 돈 있는 학생에겐 길거리의 야끼모’(드럼통 위에 자갈을 깔고 밑에서 불을 피워 구운 고구마)가 제일 좋은 간식이었는데 가끔 얻어먹을 때 탄껍질도 아까워 씹어먹듯한 기분이었다. 그런데 3,4일간 치아 사이에 끼어있던 좁쌀같은 유리조각이 입에 씹힐 땐 기분이 좋지 않았지만 곧 뱉어내곤 했다.

 

생각해보면 유리조각을 씹어먹을 용기 아니 만용? 무지 아니면 맹초같은 짓을 왜 했는지? 가라테 기합의 위력인지? 덤벙거리면서 잘 나서기 좋아하는 자기 과시 아니면 어떤 신념이었는지? 옛말에서 좋아한 精神一到 何事不?’를 믿고 실천한 것인지? 팔갑산의 말을 믿고 유리조각도 잘 받아먹던 저가 하나님의 위대한 약속의 말씀을 조금도 의심없이 믿고 순종하며 살고 있는지?

무릇 약속하신 그 선한 말씀이 하나도 이루지 않음이 없도다”(왕상8:36)

 

2. 가짜 꿀 ... 羊信

 

여보세요! 여보세요!”

계속 대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우체부인가 해서 나갔더니 꿀장수였다. 꿀을 한되병에 가득넣어 보이면서 만원이지만 아들이 동인고등학교 다니고 자취를 하고 있는데 돈이 필요해서 반값으로 깍아줄테니, 경남 합천에서 갖고 온 진꿀이라며 팔아달라고 간청했다. 저도 옛날 대구에서 고등학교 때 자취한 일이 있어 들어오라 하고 아내 모르게 숨겨둔 지갑 속의 비상금 5000원을 주고 꿀을 받았다. 그 당시 5000원은 75년 이층 전세방 20명 교인의 한주 헌금으로 저에겐 거액이었다.

 

애기들과 집에 들어온 아내는 몇 일전 울산여고 수학선생으로 있는 처형이

요사이 가짜꿀을 팔러 다니는 사람들이 있으니 속지말라한 말을 전해 듣고도 꿀을 무슨 돈으로 속아 삿느냐고 달려들어 따지고 물었다. 적당히 사실대로 얼버무렸다. 꿀을 아껴먹는다고 하루에 한 두 숟가락 먹었는데 꿀이 줄어들지 않아 자세히 들여다보니 병속에서 거품이 올라오고 있었다. 아내는 가짜꿀을 먹으면 안되니 버리라고 했으나 나의 비상금 5000원이 아깝고 아무렴 받은 꿀을 진짜 꿀이라고 믿고 괴어오르는 가짜꿀을 끝까지 다 먹었다.

 

마태복음서에 처음 나오는 기적(8:15)은 바로 문둥병자를 안수하여 고쳐주신 것이다.

주여 원하시면 저를 깨끗하게 하실 수 있나이다라고 했을 때 예수님은 내가 원하노니 깨끗함을 받으라

마가복음의 간질병하는 아이의 아버지가

무엇을 하실 수 있거든(it you possibly can)”(9:14~27)이라고 했을 때 할 수 있거든이 무슨 말이냐 믿는 자에겐 능치 못할 일이 없느니라고 예수님은 대답하시고 고쳐주셨다.

만일(if)”은 반신반의로 믿음을 갉아먹는다. 가짜꿀이 들어있음을 알고도 진꿀로 생각하고 의심없이 먹었는데 하나님의 말씀인 영적 양식을 꿀송이처럼 받아먹었는지?

주의 말씀의 맛이 내게 어찌 그리 단지요 내 입에 꿀보다 더하리이다”(119:105)

 

3. 팽삼... 盲信

 

하루에 만원 여행, 점심도 대접해요!”

아주머니가 전단지를 배포했다.

몇 일전에는 돈을 수만원을 주면서 동아일보를 1년간 무료로 구독하라는 재촉에 구독신청을 했다. 25년간 서울시내에 살면서 공기가 나빠서 좋지 않았지만, 전세방 값이 껑충뛰어서 이사를 물색하던 중

 

수지에 오면 수지(收支)가 맞는다고 해서 이사오자 작은 수지가 맞던터였다.

전단지를 받아 날짜를 맞춰 관광버스에 오르자 안내자는 곧 만원씩 거두었다. 차는 충청도로 향했다. 모두가 값싼 맛에 하루를 즐기려는 사람들 같았다. 식사는 뷔페로 했지만 오후는 이곳 저곳 약장사의 선전장으로 여러곳 이동했다. 내려서 연설듣고 차 타고 이동하기를 반복했다.

 

다른사람도 이것저것 구매하는데 저도 가만히 있을 수 없어 구매했다. 약장수는 보통 홍삼정과는 달리 홍삼을 불의 열기로 부풀게 하며 제조했기에 영양을 훨씬 많이 섭취할 수 있는 신개발품 팽화홍삼이라며 침마르게 선전하고 품질보증서를 첨부했다. 나름대로 구매원칙이 있어서 어떤 경우에도 주머니를 열지 않는데 약쟁이의 약선전이란 말그대로 어떻게 그렇게 설득력있게 선전하는지 그만 한달치 돈을 주고 계약을 했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어떻게 약장수의 말을 거의 100%에 이르도록 믿고 건강보조제를 구매했는지 알다가도 모를일이다. 이것이 맹신인가? 확신인가? 하나님의 말씀엔 의심보다 차라리 맹신(盲信)하면 얼마나 축복이 될까? 청종보다 복종, 맹종보다 순종으로 말씀과 주님을 따라갔으면 더 좋겠다.

 

순종이 제사보다 낫고 듣는 것이 수양의 기름보다 나으니”(살상16:22) 믿음은 하나님께서 성경 속에 약속하신 말씀대로 행하실 것을 오로지 믿고 순종하는 것이다. 단순히 말씀따라 실천하는 것이 참 믿음이다. 아브라함은 여호와의 말씀을 쫓아 갔고”(12:4) 믿음의 조상이 되었다.

 

천지는 없어지겠으나 내 말은 없어지지 아니 하리라”(24:36)로 예수님은 약속하셨다. 하나님의 말씀을 약장수말보다 못믿어 세어보고(메네) 달아본(데겔) 저의 믿음은?

 

한명국 목사 / 증경총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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