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우슬초-풀 속에 담겨진 예수

현장! 성경을 보는 창(4)

성경의 현장에서는 풀 한 포기, 나무 한 그루도 무심코 지나칠 수 없다. 그들이 속삭이는 소리를 들을 수 있어야 한다. 그들 속에 예수님의 형상이 있고 또한 하나님의 메시지가 담겨있기 때문이다.


성경에 언급된 우슬초는 신앙인들에게 익숙한 식물 가운데 하나이다. 히브리어로 ‘에조브’, 아랍어는 ‘자아타르’라고 부르며, 헬라어로 ‘히솝’이라 불리는 것을 우리말로 ‘우슬초’라고 번역했다. 그런데 사실은 ‘우슬초’는 실제와 전혀 다른 오역이다.


한국의 식물사전에서 우슬초를 찾아보면 ‘그 생김새가 마치 소의 무릎처럼 생겼다 하여 우슬초(牛膝草) 또는 쇠무릎 풀이라고도 불린다’. 우리나라에는 성경에 언급된 ‘에조브라’는 식물 자체가 없다. 그러니 ‘우슬초’로 번역해 부르기 보다는 ‘에조브’라고 그대로 써서 오해의 소지를 없애는 편이 좋았을 것 같다.


우슬초(에조브)라는 실체를 찾는 것보다 훨씬 중요한 것이 있다. 성경을 기록한 그 땅에 거주했던 사람들에게 우슬초(에조브)가 어떤 의미로 인식되고, 또 어떻게 그들의 생각이 식물에 투영돼 성경에 나타났는지 알아내는 것이다.

 


성경의 주인공들에게 우슬초(에조브)는 ‘겸손’ 또는 ‘비천함’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식물이었다. 그 단적인 예가 열왕기상 4:33절에 나타난다.

 

“그가 또 초목에 대하여 말하되 레바논의 백향목으로부터 담에 나는 우슬초(에조브)까지 하고, 그가 또 짐승과 새와 기어다니는 것과 물고기에 대하여 말한지라.”

 

이 말씀은 솔로몬이 세상의 모든 것(큰 것부터 작은 것까지)에 통달할 만큼 지혜로웠다는 것을 우슬초와 백향목을 대조시켜 비유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성경 속 이스라엘 사람들에게 백향목은 ‘위엄, 권위, 고귀함’을 상징한다. 백향목은 레바논의 높은 산지와 토양이 좋은 곳에서만 극히 제한적으로 자라는 귀하고 값진 나무다. 반면 우슬초(에조브)는 이스라엘의 거칠고 척박한 들이나 산지의 돌 틈 사이, 심지어 돌담 틈새에서도 자라며, 그 땅 어디서든지 쉽게 구할 수 있는 흔하디 흔한 식물이다. 우슬초(에조브)는 또한 과거뿐만 아니라 오늘날까지도 사람들이 먹는 모든 음식에 반드시 필요한 식물이기도 하다(향료와 차로 사용).


성경에는 예수님을 상징하는 모형들로 가득하다. 예수님도 이 사실을 확인시켜 주셨다. “너희가 성경에서 영생을 얻는 줄 생각하고 성경을 연구하거니와 이 성경이 곧 내게 대하여 증언하는 것이니라”(요5:39) 예수님 당시 유대 종교인들이 읽은 것은 오직 구약성경뿐이었다. 예수님은 그들이 하나님의 말씀으로 믿고, 읽으며, 영생을 찾던 구약성경이 곧 당신 자신을 증언하고 있다고 말씀하신 것이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것처럼 구약성경에는 사건, 절기, 제사, 성막, 각종 의식들로 가득한데 이런 요소들 안에 예수님이 담겨져 있고 표현돼 있다는 의미다.


이스라엘 땅 어느 곳에서든지 흔하게 발견되는 하찮은 우슬초(에조브)지만 그 안에 예수님의 모습이 담겨져 있다. 상징적 의미로 사용된 첫 번째 예증이 유월절 사건에 나타난다. “우슬초 묶음을 가져다가 그릇에 담은 피에 적셔서 그 피를 문 인방과 좌우 설주에 뿌리고 아침까지 한 사람도 자기 집 문 밖에 나가지 말라”(출12:22) 이 말씀은 십자가를 통한 구원사건의 예표이기도 하다. 하나님은 예수님의 피를 상징하는 양의 피를 우슬초(에조브)에 적셔서 문설주에 뿌리도록 하셨다.


나병환자가 깨끗함을 받을 때 필요한 의식에서 우슬초(에조브)가 사용됐다. 이스라엘 사람들은 나병하면 죄와 동시에 하나님의 징계를 떠올렸다. 이 병에 걸린 사람은 전염을 차단하기 위해서 철저하게 단절된 삶을 살아야만 했다. 나병은 죄의 결과로 하나님과 철저하게 단절되고, 그 죄의 종으로 살아가는 인간의 영적 상태를 나타내는 대표적인 질병이었다. 이 병에 대한 치료의식을 하나님은 다음과 같이 규정하셨다.

 

“제사장은 그 정결함을 받을 자를 위하여 명령하여 살아 있는 정결한 새 두 마리와 백향목과 홍색 실과 우슬초를 가져오게 하고, 제사장은 또 명령하여 그 새 하나는 흐르는 물 위 질그릇 안에서 잡게 하고, 다른 새는 산 채로 가져다가 백향목과 홍색 실과 우슬초와 함께 가져다가 흐르는 물 위에서 잡은 새의 피를 찍어, 나병에서 정결함을 받을 자에게 일곱 번 뿌려 정하다 하고 그 살아 있는 새는 들에 놓을지며”(레14:4~7)

 

이 정결의식은 죄를 용서함으로 관계를 회복시키고, 죄의 종 된 삶에서 해방되는 의미를 담고 있는 드라마틱한 의식이다. 즉 ‘죄의 용서와 관계의 회복’ 그리고 ‘죄로부터의 해방’이 중심 사상이다. 이 의식은 예수님의 복음 사역의 핵심을 상징적으로 나타내고 있다. 이 의식에 하나님은 백향목, 우슬초, 홍색 실을 사용하셨다. 백향목은 하나님의 아들로서 높고 귀하신 예수님을, 우슬초는 인간의 형체를 입고 겸손한 모습으로 낮고 낮은 구유에 태어나신 예수님을, 그리고 홍색 실은 십자가를 상징하며 흐르는 물은 생수로서 생명의 근원 되시는 하나님과 죄를 용서하는 하나님의 은혜를 상징한다. 날아가는 비둘기에서 우리는 죄로부터 해방돼 하나님과 관계가 회복되고 죄로부터 자유로운 한 사람을 상상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성경에서 ‘시체’는 ‘무생명’을 의미한다. 그래서 성경은 시체를 하나님이 가장 싫어하는 것으로 취급했다. 왜냐하면 하나님은 그 자체가 생명이기 때문이다. 하나님은 시체로 인해서 부정하게 된 사람들에 대해서는 특단의 조치를 취하셨는데,(민19:11, 14, 16) 그 때 사용하신 것이 ‘정결하게 하는 물’이었다.


정결하게 하는 물을 만드는 처방전은 붉은 암송아지를 진영 밖으로 끌고 나가 대제사장이 잡고, 백향목과 우슬초(에조브)와 홍색실을 소와 함께 태워서 그 재를 흐르는 물과 섞는 것이었다.(민19:1~10) 그런데 여기에 사용되는 재료 하나 하나가 예수님 그 분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들이다. 붉은 암소, 백향목, 우슬초, 홍색 실에서 우리는 예수님의 성품과 사역을 볼 수 있다.


이스라엘에 가면 거리를 지나다 어느 집 돌담에서도, 어느 한적한 산야에서도 우리는 우슬초(에조브)를 통해서 이사야가 말했던 고난 당하시는 예수님, 종의 형체를 입고 낮은 곳으로 임하신 예수님, 우리를 위해 십자가를 지신 예수님, 그리고 모든 사람들에게 반드시 필요한 예수님의 모습을 만나고, 느끼고, 감사해야 한다. 또 우리에게 주어진 사명을 돌아보고 다짐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이스라엘의 평지 어느 길섶에서 만났던 예수님의 모습을 떠올려 본다.

 

“그는 주 앞에서 자라나기를 연한 순 같고 마른 땅에서 나온 뿌리 같아서 고운 모양도 없고 풍채도 없은즉 우리가 보기에 흠모할 만한 아름다운 것이 없도다. 그는 멸시를 받아 사람들에게 버림 받았으며 간고를 많이 겪었으며 질고를 아는 자라 마치 사람들이 그에게서 얼굴을 가리는 것 같이 멸시를 당하였고, 우리도 그를 귀히 여기지 아니하였도다. 그는 실로 우리의 질고를 지고 우리의 슬픔을 당하였거늘 우리는 생각하기를 그는 징벌을 받아 하나님께 맞으며 고난을 당한다 하였노라. 그가 찔림은 우리의 허물 때문이요, 그가 상함은 우리의 죄악 때문이라. 그가 징계를 받으므로 우리는 평화를 누리고 그가 채찍에 맞으므로 우리는 나음을 받았도다”(사53:2~5)

김상목 목사
성경현장연구소장
010-4400-7492



총회

더보기
115차 정기총회 목사 인준 대상자 교육
114차 총회(총회장 이욥 목사)는 지난 6월 30일과 7월 1일 양일간 한국침례신학대학교(총장 피영민) 페트라홀에서 각 지방회가 목사 청원한 124명의 예비 목회자가 참석한 가운데 115차 정기총회 목사인준대상자 교육을 진행했다. 개회예배는 총회 교육부장 김성렬 목사(만남의)의 사회로 한국침신대 피영민 총장이 대표로 기도한 뒤, 이욥 총회장이 “베드로가 스카웃 받은 비결”(눅 5:3~11)이란 제목으로 설교했다. 이욥 목사는 설교를 통해, “베드로는 부족함이 많은 사람 중 하나였지만 예수님께서 사용하셨던 크신 뜻이 있었기에 귀한 일꾼으로 사용받았다”며 “하나님은 외모나 성격, 학력과는 무관하게 하나님께서 택하신 뜻대로 사용하셨다. 이번 인준 교육을 받는 이들에게도 하나님의 부르심의 귀한 여정을 감당하며 놀라운 인도하심을 경험하기를 원한다”고 전한 뒤, 축도로 개회예배를 마쳤다. 이어 총회 총무 김일엽 목사가 이번 교육 일정에 대해 설명하며 “목사 인준자 교육은 우리 교단 목회자로 인증을 받는 첫걸음이기에 침례교회의 사명감을 품으며 1박 2일 동안 다시금 사명을 재점검하고 확인하는 자리가 되기를 바란다”고 격려하며 오리엔테이션을 진행했다. 첫 강의는 해외선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