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는 부모님 환갑잔치가 성대하게 치러졌으나 오늘날에는 칠순잔치도 마다한다. 인생 70이 장수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13년째 계속되어온 ‘은빛대학’은 65세 이상 어르신이 대상이지만 60대는 참석하길 꺼리신다.
교회에 새로 등록하신 노인분도 자신은 젊은 목장에 넣어 달라신다. 노인도 노인을 싫어함은 재력도 체력도 떨어지고, 몸에서 냄새가 나고, 잔소리가 많아지고, 엉뚱한 행동을 하기 때문이다. 이젠 노인이라는 말조차 싫어하니 ‘어르신’이라 해야 한다.
10월 2일 제17회 노인의 날, 안타까운 소식은 부산의 도심 주택가 단칸방에서 숨진 지 5년이 넘은 것으로 추정되는 60대 할머니의 시신이 백골 상태로 발견됐다. 추위를 피하려는 듯 두꺼운 겨울옷을 잔뜩 껴입은 채였다.
발견 당시 할머니는 완전한 백골 상태였으며 목장갑을 끼고 겨울옷을 아홉 겹이나 입고 있었다. 경찰은 홀로 살아온 할머니가 추위와 굶주림으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했다. 건강보험료가 2008년 8월 이후 체납돼 독촉장이 쌓여 있었던 점 등으로 미뤄 사망 시점이 2008년 말일 것이라고 밝혔다. 할머니 철저히 혼자였다. 결혼도 하지 않았고 친구도 없었다.
전체 독거노인의 42.4%가 최저생계비 이하로 생활한다. 대부분의 독거노인은 자녀가 있지만 보호받지 못해 비참한 생활을 하고 있다. 복지부 조사 결과 독거노인의 97%가 평균 3.86명의 생존 자녀를 두고 있지만 주 1회 이상 자녀와 접촉하는 비율은 34.9%에 불과하다.
노인인구가 급증하는 사회에 새롭게 부각되는 학문이 20세기 초 독일의 면역학자 이리야 메치니코프의 노년학(Gerontology)이다. 노년학은 단지 고령자의 건강 유지와 치료만을 다루는 게 아니라 연금 문제를 포함한 복지, 고령자의 사회참가, 생활여건 등 폭넓은 범위를 연구 대상으로 삼는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13년 현재 65세 이상 독거노인은 125만 2,000명으로 전체 노인(613만 8,000명)의 20.4%에 해당된다. 노인 4명 중 1명이 혼자 사는 셈이다. 이제 교회는 급속히 늘어나는 초고령화 사회를 서둘러 준비해야 한다. 60세에 은퇴하고 인생의 1/4에 해당하는 20년을 어떻게 품위있게 살아야 하는지….
김용혁 목사
대전노은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