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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은산책 81> 전어(錢魚)

 

세종실록지리지에 충청도, 경상도, 함경도에서 전어가 많이 잡힌다는 기록이 있고, 서유구의 임원경제지에는 가을 전어 대가리엔 참깨가 서말이라는 문헌이 있으니 가을에 잡히는 전어의 맛이 일품이라는 뜻일게다. 전어는 맛이 좋아 사먹는 사람이 돈을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전어(錢魚)라고 부른다.

 

전어는 살이 오르고 뼈가 물러지는 산란기에 먹는 것이 적기인데... 바다의 깨소금으로 비유되는 전어는 그 고소한 맛으로 가을철 입맛을 돋구는 최고의 별미로 꼽힌다. 전어는 통째로 구워낸 전어구이 뿐 아니라, 세꼬시 처럼 뼈째 손질돼 씹는 맛과 감칠맛이 제 맛인 전어회. 그리고 미나리, 오이, 깻잎 등과 함께 무쳐낸 달콤하면서도 아삭아삭한 전어회무침도 일품이다.

 

전어 굽는 냄새는 어찌나 구수한지 옛말에 집 나간 며느리도 전어 굽는 냄새를 맡으면 집에 돌아온다했다. 전어는 커봐야 어른 손바닥 크기에 불과하다. 특별한 모양도 없고 빛깔도 없다. 그런데 전어는 제몫을 톡톡히 한다. 그 어떤 생선에 비교하여도 손색이 없다. 자기만의 맛으로 온 세상 사람들을 불러들인다.

 

전어(錢魚) 같은 인생을 사는 사람이 있다. 한 생애를 살면서 큰 업적을 남기지 못해도 화려한 명패가 없어도 자신에게 주어진 몫을 충실하게 감당 했다면 전어 같은 맛있는 인생이 될 것이다.

 

소문난 집에 먹을 것이 없듯이 어떤 이는 명성은 대단 한데 그 속을 들여다보면 빈 껍데기 뿐이다. 실속이 없이 떠나니 그가 머물렀던 자리는 공허하기만 하다.

 

가을은 내 삶을 정리하는 계절이다. 보잘 것 없는 뒷 산의 나무는 잎을 내고 열매를 맺어 씨를 남기고 한 해를 마감한다. 나에게 전어(錢魚) 같은 맛이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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