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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훈 목사의 목회 이야기- 46

중간고사

 

 

학생들 중간고사를 지난 주 치뤘다. 늘 그렇지만 시험은 여전히 부담인 듯하다. 할 수만 있으면 피하려 한다. 아무리 범위가 정해져 있다 해도 어려운 건 어쩔 수 없나 보다.

 

하기야 대체 무슨 문제가 어디서 나올지도 모르고, 그렇다고 모조리 다 공부하자니 너무 양이 많고, 그래서 나름의 예상문제까지 만들어 공부해보지만 지금까지의 경험만 해도 헛다리짚은 게 어디 한두 번이라야지.

 

그러니 그 스트레스가 얼마나 클까? 그것도 한두 과목이라면 모를까? 과목이 여럿 겹치는 기간에는 잠도 줄여야 한다. 데이트도 끊어야 한다. 모든 일상을 다 포기해야 한다. 그래서 시험은 학생들의 학교생활을 가장 지치게 만든다.

 

공부를 많이 하면 몸이 지친다. 적게 하면 마음이 지친다. 이래저래 시험을 앞둔 이들의 피곤함은 그 어디에도 비할 바가 없다. 그래서인가? 시험장에 들어오는 학생들 낯빛이 보통 수업 때와는 다르다. 밤이라도 샌 걸까? 얼굴엔 피곤이 역력하다. 불쌍하고 측은하다.

 

괜한 것 시킨 것 같은 죄책감마저 든다. 자리에 앉은 그들이 또 책을 펼친다. 한 글자라도 더 보기 위한 마지막 몸부림이다. 하지만 시간이 모자라니 어쩌면 좋을까? ‘이럴 줄 알았다면 조금만 더 일찍 공부를 시작하는 건데...’

 

매번 후회해보지만 이번에도 역시 벼락치기는 반복되고, 모자란 시간 탓만 하고 있다. 드디어 시험 시작. 시험지를 받아든 학생들의 한숨이 여기저기서 터진다. 대충 훑어봐도 모르는 것 천지다. 그들의 답을 기다리는 빈칸들만 즐비하다. 그렇다고 채워 줄 능력도 없고... 뚫어져라 시험지는 쳐다보지만 머리만 먹먹하다.

 

무엇 하나도 자신이 없다. 그래서인가? 펜 구르는 소리보다 머리 구르는 소리가 더 크게 들린다. 게다가 옆에 앉은 아이는 잘만 써내려는 것 같다. 얼마나 열심히 했길래? 기회를 노려 훔쳐보고 싶은 마음이다. 근데 왜 교수님은 내 앞에서만 자꾸 왔다갔다 하시는 걸까? 에라 모르겠다. 이번은 접자. 포기하자. 기말고사 잘 보면 되지.

 

어차피 졸업만 하면 되지. 절대로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 이렇게 스스로 위로해 보지만 그래도 마음은 불안하고 불편하다. 그래서 결국엔 그 걱정을 시험지 끝에 애교를 섞어 담는다. “교수님. 죄송해요. 열심히 시험문제 내셨을 텐데 아무리 머리를 짜내도 이것밖에 생각이 안나요. 그래도 수업은 너무 재밌어요. 다음 기말고사 때는 더 열심히 해서 만점을 받도록 하겠습니다. .

 

이걸 보니 문득 성도의 시험이 떠오른다. 책상에 앉아 치르는 시험이 아닌, 삶의 현장에서 더 치열하게 치르는 시험. 관계로 인한 시험, 물질로 인한 시험, 지도자로 인한 시험... 성공 앞에서의 시험, 유혹 앞에서의 시험, 순종 앞에서의 시험... 생각하면 더없이 측은하다.

 

그렇다고 학생들처럼 시험기간이 따로 있는 것도 아니고, 범위가 정해져있는 것도 아니고... 실로 전방위적인 시험, 언제 터질지 모르는 예고 없는 시험, 때론 가슴이 철렁 내려앉고, 눈물 쏙 빼는 시험, 그것이 우리 성도들이 매일 치르는 삶의 시험이다.

 

그래서일까? 유난히 오늘 예배당 계단을 오르는 그들의 발걸음이 더 무거워 보인다. 그러니 목회자인 내가 그 짐을 조금이라도 덜어드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 답이라도 알려드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내겐 이 답밖에 없다.

 

사람이 감당할 시험밖에는 너희가 당한 것이 없나니 오직 하나님은 미쁘사 너희가 감당하지 못할 시험 당함을 허락하지 아니하시고 시험 당할 즈음에 또한 피할 길을 내사 너희로 능히 감당하게 하시느니라”(고전 10:13)

 

주님! 약속대로 저들에게 피할 길을 주시든지 감당할 힘을 주시든지 하시옵소서!” 이것이 오늘 나의 기도다.

 

김종훈 목사 / 오산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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