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역자란 사역하는 사람이다. 사역이란 말 그대로 일이다. 예수님께[서는 “아버지께서 일하시니 나도 일한다.”고 하셨고, 일할 일꾼을 찾고 계시며, 일하러 내 보내시기 위하여 제자들을 부르셨다.
그리고 때가 됐을 때 제자들을 일하도록 내보내셨다. 주님에 의해 일하도록 보냄을 받은 일꾼을 사도라고 부른다. 하나님의 경륜은 하나님의 일꾼들의 하는 일을 통해 이루어진다. 하나님의 백성은 사역자, 즉 사도적 일꾼(apostolic worker)으로 세워져야 한다. 사역자는 예를 들면 삶의 목적과 의미를 복음과 하나님 나라에 맞춰 사는 사람이다.
목회자들이 대표적인 사역자이고, 안수집사, 교회학교 교사, 각 기관의 핵심적 임원진, 목장사역의 목자 등을 일컫는 말이다. 사도 바울은 성령님의 감동하심 가운데 고린도교회에 보내는 서신을 쓰면서 육신에 속한 영적으로 어린아이 같은 신자가 많았던 고린도교회를 일깨우며 일으켜 세우고자 했던 자신과 아볼로 같은 일꾼들을 세 가지 명칭으로 불렀다.
1) 사역자(고전 3:5).
사도 바울은 자신과 아볼로 같은 일꾼을 사역자라고 했다. 사역자는 주님께서 주로 말씀 사역을 위하여 세우신 일꾼이다.
복음을 전하고, 새신자를 양육하고, 신앙성장을 돕고, 성경을 가르치고, 주님의 제자로 훈련하고, 은사를 개발해 일꾼을 세우는 사람을 사역자라고 한다. 사역자는 하나님의 종으로 하나님께서 불러 일을 맡기신 특별한 일꾼이다. 물론 사역자를 “집사”로 부르기도 했다. 자신의 삶에 매이지 않고 한 걸음 더 나가는 헌신으로 자신의 시간과 물질과 열정을 하나님 나라 일 쪽으로 더 기울어진 방식으로 사는 사람이다.
사역자에게는 맡겨진 일이 있다. 맡은 바 사명을 위해 사는 구별된 일꾼이다. 교회와 하나님 나라의 일을 더 우선적으로 여기는 삶의 방식을 택한다.
2) 하나님의 동역자(고전 3:9).
동역자는 ‘함께 일하는 사람’이다. 가장 확실한 그림이 멍에를 함께 메는 것이다. 당시 농사나 짐 운반 등을 위해 수레를 끌기 위하여 짐승을 이용했는데 짐승에게 지우는 멍에가 두 마리가 함께 메는 멍에였다.
소 두 마리가 한 짝이 되어 함께 멍에를 메어야 했다. 둘이 함께 메는 멍에의 한 쪽은 우리 주님께서 메신다. 그리고 사역자를 파트너로 부르시는 것이다. “나와 함께 멍에를 메자.” 사역자는 주님과 함께 멍에를 메는 동역자가 되는 것이다.
그 멍에는 주님의 멍에이다. 주님은 “나의 멍에를 메고 내게 배우라”고 하셨다(마11:29). 사역자는 주님께서 하시는 일을 주님 곁에서 주님과 함께 주님이 이끄시는 대로 따라서 담당하는 주님의 동역자이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동역자인 사역자는 주님과 동행하지만 철저히 주님의 발걸음을 따라야 한다.
동역자는 불러주신 주님의 은혜에 감격하면서 주님을 배우고 주님을 따라 사역을 담당해야 한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망치를 손에 들고 못을 박는다고 하자. 누가 못을 박은 것인가? 망치인가? 아니다 망치를 들고 못을 막은 그 사람이 박은 것이다.
주님과 주님의 동역자의 관계가 이러하다. 주님의 동역자는 주님 손에 붙잡혀 쓰이는 도구이다. 주님의 멍에를 기꺼이 지고 주님과 동행하는 것이다. 주님의 동역자는 주님의 밭과 집인 교회에서 주님의 통로가 되고 도구가 되어 기꺼이 주님과 함께 고난을 받으면서 일하는 사역자이다.
3) 지혜로운 건축자(고전 3:10).
사역자는 집을 짓는 일꾼이다. 건축의 터는 예수 그리스도 그분과 그 분께 대한 신앙고백이다. 그리고 주님의 말씀이며, 말씀대로 행하는 믿음이 반석 같은 기초이다.
이 기초가 확실하고 든든하지 못하면 모래 위에 집을 세우는 것이다. 건축자는 집을 세울 때 재료를 사용한다. 그런데 재료에는 두 종류가 있다. 하나는 힘 안들이고 손쉽게 사용할 수 있는 나무나 풀이나 짚이고, 다른 하나는 다루기 쉽지 않고 매우 힘든 근이나 은이나 보석 같이 단단한 것이다.
사역자가 사역을 할 때 힘 안들이고 손쉽게 일을 하는 둥 마는 둥 하며 일하면 언뜻 거저먹기로 집을 세우는 것 같고 외형상으로는 성공적인 것처럼 보일지 몰라도 불로 그 공적을 심판할 때에 다 사라져버리고 마는 집이다.
반대로 단단한 재료는 다루기 쉽지 않고 어렵고 고통스럽겠지만 그렇게 세운 집은 어떤 불시험이 와도 튼튼하게 남아 있게 된다. 고린도교회는 어떤 면에서 다루기 어려운 단단한 재료이었는지 모른다.
그러나 그런 그들을 주님의 말씀으로 잘 먹이고 돌보아 갈고 닦아 세우면 어떤 시험에도 흔들림 없는 집이 세워질 수 있다는 기대감 어린 소망과, 자신이 지혜로운 건축자로서 고린도교회를 튼실하게 세우고 싶다는 또 그런 집으로 세워지기를 간절히 바란다는 강한 열망을 내비친 것일 수도 있다.
모든 그리스도인은 예수 그리스도의 사업을 계속해 나갈 책임이 있다. 예수님을 위해 화목하게 하는 그리스도의 사신으로서 사명을 다하는 사역자로 살아야 한다. 어떤 직업을 가지고 있던지, 어느 곳에서 살던지, 무엇을 하든지 항상 사역자로서의 의식을 가지고 살아야 한다. 모든 하나님의 백성은 하나님께서 주신 것들을 누리면서 하나님께서 기대하시는 결실을 맺어야 한다.
무화과나무를 보시고 열매를 구하시던 주님을 기억해야 한다. 잎사귀만 무성하고 열매는 없는 그 나무를 주님은 꾸짖으셨다. 하나님께서 각 사람들에게 주신 재능과 물질과 지식과 경험과 지위와 관계와 생명 등 모든 것을 통해 결실을 맺어야 한다. 사역자의 삶은 또 재생산을 이루는 삶이다.
목회자는 성별된 사역자로서 살면서 교회회원들과 일꾼들이 영적으로 더욱 성장해 사역자로서의 삶을 살도록 인도할 책임이 있다. 이번 총회가 불신자를 신자되게 하고, 신자가 교인되고, 교인이 제자되면, 제자가 일꾼으로 훈련되고, 일꾼이 사역자로 세워지는 목회의 기본 과업과 철학 그리고 목적과 원리를 다시 붙잡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이명희 교수
침신대 신학과(실천신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