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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갈 길 다가도록 (5)

 

세 번째 소원은 1982년에 이루어졌다. 그 때는 내가 전주예수병원 지역사회 보건과 수 간호사로 섬기고 있었던 때였다. 전주예수병원은 지역사회보건사업으로 세계적인 인정을 받고 있었다.

 

독일의 후원으로 전북 완주군 고산면에 분원을 세우고 5개 면을 대상으로 의료 전달체계 시범사업을 하고 있었다. 보사부 회의에 참석하면 의사들은 농어촌 의료 실태에 대해 많은 비판은 하였지만 정작 자신들은 농어촌에 가서 일하지 않았다.

 

우리는 마을 부녀부장들을 마을 건강원으로 훈련하여 마을에 응급 환자가 생겼을 때를 대비하여 응급 처치하는 것을 가르치고 응급 처치 세트를 나누어 주었다. 간호사들을 특별훈련을 하여 보건진료소에서 일하게 하고 마을 건강원들이 환자를 발견 시 보건진료소로 보내게 했다.

 

, 면단위에는 보건지소에 군복무 대신 파견된 공중보건의사가 있고 그들 힘으로 안되는 환자는 분원으로 오게 했다. 그 당시 농촌의 환자들은 의료보험과 돈도 없고 농사일이 바빠서 아파도 빨리 병원에 못가고 병을 키우다 정작 병원에 가면 병이 위중한 상태가 되곤 했다.

 

그래서 우리는 병이 생기기전 예방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각 마을을 다니며 예방보건교육도 힘썼다. 임신부들을 찾아 산전 진찰을 해주고 병원에 오지 못하는 사람들은 가정 분만을 도왔다. 나는 부산 일신 기독 병원에서 일 년 동안 조산사 훈련을 받고 자격증을 받았기 때문에 그 모든 것이 가능했다. 내가 조산사 훈련을 받게 된 사연은 다음과 같다.

 

거제도에서 선교간호사로 일할 때였다. 거제도는 그때만 해도 깡촌이었고 본 섬외에 작은 섬들이 많았다. 어느날 밤 작은 섬에서 만삭인 산모가 왔다. 딸만 많이 낳아 아들 낳으려고 또 일곱 번째 임신을 한 것이었다. 보통은 일곱 번째이면 순산하는데 아기가 안 나온다고 했다.

 

진찰을 했는데 아기 위치가 정상이 아니었고 벌써 아기 숨소리가 안들리는 것 같았다. 그러나 한 밤 중이라 다음 날 아침까지 기다린 후 충무에 있는 큰 병원으로 후송을 하게 되었다. 산모를 후송하는 동안 함께 갔던 남편이 나에게 협박을 했다.

 

 아기가 죽었고 아들이면 나를 감옥으로 보내겠다는 것이었다. 그 당시 지역사회 보건 사업을 하고 있던 우리는 여차하면 감옥에 갈 각오로 그 일을 하고 있었다. 병원에 도착하여 산모는 분만실로 갔는데 얼마 후 간호사가 아기는 이미 사산되었고 딸이라고 했다.

 

확인해야 한다며 들어갔던 남편은 환히 웃으며 나왔고 나에게 수고 많았다고 인사를 하였다. 나는 속으로 우리나라 사람들의 아들 선호사상이 기막혀 눈물을 흘렸다. 그리고 조산사 훈련을 받기로 결심하고 훈련을 받았다. 그 일 년은 내가 다시 나를 죽이고 낮아지는 혹독한 훈련이었으나 그 가운데서도 나를 배려하시고 사랑하시는 하나님을 경험하는 귀중한 시간이었다. 이 후 그 훈련은 나의 간호 인생에 큰 힘이 됐다.

 

우리는 병원에서 제공한 랜드로바 자동차를 타고 몇 년동안 비포장 시골 길을 다니며 정신없이 일하다 보니 마침내 내 허리에 무리가 왔고 나는 급성 척추 디스크 진단을 받고 4주간 꼼짝 못하고 병원에 입원해 있어야 했다.

 

4주간 병원에 누워 있으면서 나는 주님과 말씀과 기도로 깊이 교제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어느날 성경 말씀을 읽던중 요한계시록 2:4절에서 나는 하나님의 음성을 듣게 됐다. 나는 주님을 사랑하여 주님의 일을 열심히 한다고 했는데 일에 너무 심취한 나머지 경건의 시간도 점점 뒤로하고 쫒아 다니던 생각이 났다.

 

하나님은 너의 처음 사랑을 버렸다고 나를 책망하셨다. 나는 흐르는 눈물을 주체하지 못한 채 누워서 깊이 회개하고 회개했다. 퇴원을 하고도 얼마동안 집에서 쉬게 됐다. 쉬고 있던 어느 날 내 속에 하나님께서 미국의 농어촌 의료 시설을 견학하라는 생각을 주셨다.

 

나는 이 일을 위해 기도하기 시작했고 하나님의 뜻이라면 모든 필요를 채워주시라고 말씀드렸다. 우선은 미국 비자를 받으려면 초청장이 필요했고 병원장 추천서와 2개월의 병원 휴가가 필요했다. 먼저 나에게 장학금을 보내주셨던 미국의 루이스 존스 의사에게 초청장을 보내주고 사우스 캐롤라이나 주에 있는 보건시설 견학과 의과대학, 간호대학 견학을 주선해 줄수 있는지 편지를 보냈다. 대답은 즉시 오케이였다.

 

다음은 내가 빌리 그래함 전도 대회전 개인 전도통역을 해주었던 수잔에게 치과의사인 그아버지의 초청장과 캔터키주에 있는 유명한 후런티어 간호프로그램 견학을 주선해 줄수 있는지를 물었는데 그 곳에서도 즉시 오케이 회신이 왔다.

 

다음은 병원에 두달동안 무급 휴가를 신청했는데 병원에서는 병원장 추천서와 함께 유급휴가와 항공료도 주셨다. 나의 미국 견학은 처음 사랑을 회복하겠다고 서원한 나를 위해 하나님이 예비하신 보너스 여행이란 확신이 들었다.

 

이숙재 전 총무 

전국여성선교연합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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