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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갈 길 다가도록 6> 두번째 소명

 

나는 27살에 자격도 안 됐는데 성일교회(현 임마누엘교회)의 집사로 직분을 받았다. 부족하지만 그냥 순종했는데 하나님께서 서울에서 내려온 한 선교단체의 책임자를 내가 섬기던 교회로 보내 주셔서 말씀 훈련을 잘 받고 직분을 기쁘게 감당할 수 있게 해주셨다.

 

바쁜 가운데서도 주일학교 교사, 중고등부 교사, 청년지도교사, 여선교회장까지 맡겨주시는 데로 순종하고 고산면에서 전주까지 수요예배와 금요 철야기도회까지 참석했는데 최선을 다해 교회를 섬기는 것을 하나님은 기쁘게 받으셨던 것 같다. 나는 작은 일에 충성하는 자에게 큰일을 맡기시는 하나님을 믿는다(25:21).

 

남장로교 선교 병원인 전주 예수병원이 침례교인인 내게 참 많은 신뢰와 혜택을 준 것에 대해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6년 반 동안 그 병원에서 일했는데 필리핀, 태국, 말레이시아, 홍콩, 일본, 미국의 농촌 보건의료 사업을 견학할 기회를 줬고 스리랑카와 페낭에서 개최된 아시아 태평양 농어촌 보건의료를 위해 일하는 의료인 회의에 참석할 기회를 제공해 줬다.

 

나는 간호가 하나님이 내게 주신 천직이라고 생각했기에 죽을 때까지 그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며 최선을 다해 내게 맡겨진 일을 감당하려고 노력했다.

 

그러나 하나님은 내게 대해 또 다른 계획을 가지고 계셨다. 하나님의 인도하심으로 가는 곳마다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주님의 사랑을 경험한 행복하고 간증거리가 넘치는 미국 연수 여행(지면 관계상 그 내용을 생략한다)을 마치고 돌아와 다시 열과 성을 다해 일한지 4년 만에 척추 디스크가 재발해 다시 3주 동안 병원에 입원하게 됐다.

 

병원 침대에 누워 다시 지역사회 보건 간호사로 농촌에서 일 할 수 있을까 갈등하고 있을 때, 갑자기 내가 전에 일했던 종합병원 원장님으로부터 부 간호과장으로 오라는 제의가 들어왔다.

 

그 병원에 대해 늘 빚진 자의 마음이 있었던 터라 나는 하나님께 기도하기 시작했고 병원의 윗분들과도 의논했는데 전주 예수병원에서도 내가 필요한 존재이나 기독병원은 기독병원끼리 도와야 한다고 하며 옮기는 것을 격려해 주셨다.

 

나는 용기를 얻어 일하던 병원에 사표를 내고 새로 가기로 한 병원에 기숙사를 요청했다. 그리고 세 들었던 집을 내놓고 퇴직금과 함께 모든 것을 섬기고 있던 교회가 건축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었기에 건축헌금으로 다 드렸다. 간호 행정가로서 새롭게 준비하기 위해 병원의 배려로 얼마동안 훈련을 받기로 하고 새 일을 시작하기 전 준비로 교회에서 일주일간 금식기도를 하고 돌아왔다.

 

그런데 집에 도착하자마자 내가 가기로 했던 병원의 원장님으로부터 속달편지가 도착했다. 병원에 사정이 생겨서 내가 오는 것을 보류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나는 그 순간 하나님이 나를 완전히 죽이시는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다음순간 나는 기도로 완전히 마음을 비었기 때문에 하나님의 또 다른 계획이 있으신가 보다하는 생각과 함께 마음이 너무 평안해 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것이 나의 교만한 자아를 완전히 깨뜨리시기 위한 하나님의 훈련 계획이었다는 것을 나는 나중에야 깨달았다.

 

나는 건강도 좋지 못한 상태였고 돈도 하나도 없었고 직장도 잃었다. “영전한다더니 어떻게 된거야?”라며 사람들의 입방아에 오르는 등 조소거리도 되어야 했다. 두 손 들고 주님의 십자가만 붙들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주님께 기도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나를 초청했던 병원장님에게는 요셉같이 편지를 보냈다. “나로 인해 염려하지 마시고 미안해하지도 마시라고하나님의 또 다른 계획이 있으실 것이라고.”

 

나는 그 때 내가 스리랑카에서 하나님께 의료 선교사로 헌신했던 순간을 기억했다. 그리고 보건진료원 훈련을 받아야겠다고 생각을 하고 간호대학과 병원의 간호 책임자들에게 내 생각을 전달했다.

 

나는 사실 간호대학이 보건진료원 훈련기관으로 보사부로부터 인준을 받도록 한 장본인이었고 보건진료원 훈련 책임자도 지낸 터였는데 내가 훈련생이 되겠다고하니 모두가 반대를 하였다. 그러나 그 길이 내가 가야 할 길이라고 믿었기에 나는 겸손히 훈련생이 되어 훈련을 받았다.

 

지역을 배정 받으러 도청 담당자에게 가서 어디든지 가라고 하는 곳으로 가겠다고 했는데 하나님은 최상의 곳으로 나를 보내셨다. 아니 하나님이 택하셔서 보낸 곳이었으니 내게는 최상의 곳이었다.

 

이숙재 전 총무  

전국여성선교연합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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