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전국 여성선교연합회가 주최한 소녀회 캠프에서 예수님을 나의 구세주로 영접했지만 전여회에 대해 잘 모르고 있었다.
1978년 아시아 침례교 여성대회가 서울에서 개최 되었을 때 그 대회의 응급 분과 위원장이었던 부산 침례병원의 브래넘 선교사로부터 응급 분과위원으로 봉사해 달라고 부탁받아서 그 일을 한 적이 있었다. 그리고 그 후 어느 해인가 전여회 여름 수련회시 초청을 받아 간증을 한것이 전부였다.
그러나 이년동안 포기하지 않고 연락을 준 전국여성선교연합회 때문에 이 문제를 놓고 기도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나는 간호가 천직이라고 믿었지만 이것이 하나님의 또 다른 부르심이라면 순종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즈음 대한 간호협회가 4년만에 한번씩 개최하는 전국 간호사 대회가 서울에서 개최될 예정이었는데 각 분야에서 패널들을 초청하는 프로그램이 있었다. 그런데 뜻밖에도 내가 전국의 보건진료원들을 대표하여 패널리스트중 한 사람으로 초청됐다.
그리고 동시에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김화중 교수(후에 보건사회부 장관으로 섬김)로부터 방문 요청을 받았다. 그분은 내가 그 대학원에 와서 공부하기를 여러번 권면했다. 나는 서울에 갈 기회가 생겼기에 조혜도 총무님을 행사 전에 면담하기로 약속을 잡았다. 조 총무님을 만난 자리에서 나는 의료 선교사로 나가기 위해 준비 중이라고 담대하게 말씀드렸다.
조 총무님은 “지금 침례교단에는 나가는 선교사도 필요하지만 나간 선교사들을 위해 기도하고 물질로 지원하는 보내는 선교사가 더 필요한 시기이다. 그런데 전국 여성선교연합회는 보내는 선교사이다” 라고 대답하셨다. 그런데 그 말씀이 나의 마음에 크게 와 닿았고 나는 그 자리에서 전여회로 오겠다고 말씀드리고 말았다.
나는 1981년에 일본 나고야에 있는 아시아 건강 연구소에서 보건 간호사로서 한달간 연수를 받은 적이 있다. 그 연구소 소장이며 그 옆에 외과 병원도 운영하고 계셨던 원장님으로부터 들었던 그 분의 간증이 감동적으로 그 때까지 내 마음에 남아있었기에 그것이 가능했다.
외과의사 였던 그 분은 네팔 선교사로 있던 친구의 초청으로 3개월간 네팔에서 단기선교를 했는데 그 때 수술한 환자수가 일본에서 일년간 수술한 환자수와 같았다고 한다.
그 분은 자기도 네팔에 선교사로 와야겠다고 친구에게 이야기 했는데 그 친구 선교사로 오지 말고 일본에 돌아가 건강 연구소를 설립해 아시아 각 나라의 의료인들을 초청하여 훈련시킨 후 자신의 나라로 돌아가 일하게 하라고 조언을 해줬다. 그래서 탄생한 것이 아시아 건강연구소이고 외과 병원의 수입이 그 일을 가능케 했다. 나는 그 간증에 큰 감동을 받았었다.
조 총무님께 전여회 후임 총무로 오겠다고 약속한후 김화중 교수를 만났는데 대학원 입학을 권유하시고 간호사 대회에서 발표할 내용에 대해 여러 가지로 조언을 해 주셨다. 대회에 참석하여 페널리스트로 발표한 얼마후 보사부로부터 연락이 왔다.
세계보건기구 장학생으로 선정이 됐으니 유학을 가라는 것이었다. 그 제안은 내가 정말 소망하던 것이었으나 이미 전여회에 가기로 약속을 했으니 정중하게 사양을 해야 했다. 그리고 전여회로 옮기기 전까지 시골에서 나와 잠시동안 다시 전주예수병원 보건 연구원에서 보건인력개발 실장으로 일하게 됐다.
잠시후 전국여성선교연합회에서 연락이 오기를 전여회에 오기전 대전 침례신학대학원에서 3년간 MDiv 과정을 마치고 와야 한다고 했다. 그런데 하나님의 예비 하심은 이번에도 놀라웠다. 나는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여 학사과정이 아닌 3년제 전주 예수 간호 학교를 졸업한 사람이었다(지금은 예수 대학교로 승격됐다).
학교가 간호 전문대학인 시절 연세대학교 간호대학 학장으로 은퇴하신 홍신영 박사님이 학장으로 내려 오셨다. 그런데 그 분은 유난히 나를 병원의 보배이며 학교의 자랑이라고 사랑해 주셨다. 어느날 그 분을 방문할 일이 있어서 갔는데 말씀을 마친 후 나에게 방송통신대학교에 입학 했느냐고 물으셨다.
아니라고 했더니 직원을 불러 서류 일체를 준비해서 접수를 시켜 주라고 하셨다. 나는 그 분 덕에 방송통신대학교 가정학과를 졸업할 수 있었다. 1988년에 학사학위를 받았는데 1989년에 대전 침례신학대학원에 가야했다. 나는 그저 하나님의 예비하심에 놀랄 뿐이다.
이숙재 전 총무
전국여성선교연합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