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침례신학대학원에 입학할 때 나의 마음은 졸업 후에도 집사로 섬기겠다는 마음이었다. 나는 하나님이 주신 집사 직분을 사랑했고 집사 직분에 대한 자부심이 컷었다. 그래서 대전 대흥 침례교회를 출석하며 처음 2년 동안 고등부 교사로 섬겼다.
그러나 신대원에서 공부하는 동안 어느 순간 나는 하나님께서 나를 사역자로 부르셨다는 확신을 가지게 되었고 3학년 때는 전여회에서 목회 실습을 하며 서울 집에서 가장 가까이 있었던 대광교회의 협동 전도사로 섬겼다.
나는 새로운 분야의 학문을 배우는 것이기 때문에 열심히 하려고 최선을 다했는데 학부 출신 신대원생들은 학부 때 배운 것을 신대원에서도 똑같이 가르친다고 불평이 많았다. 나는 부지런히 젊은 학생들의 도움을 청하며 매 학기를 마치느라고 비지땀을 흘렸다. 나는 유학을 할 계획이 있었기 때문에 학점에도 신경을 써야했다. 지금도 대가 없이 나의 학업에 도움을 주었던 젊은 동기생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가지고 있다.
신대원 시절 어려운 동기생들을 보면 마음이 참 안타까웠다. 학비 때문에, 생활비 때문에, 어떤 학생들은 식권 살돈도 없어서 힘들어하고... 그런데 뜻밖에 전에 있던 병원 프로젝트에서 강의 부탁이 가끔 들어 왔다.
나는 전여회에서 장학금과 생활비를 받았기 때문에 강의료 받은 것들을 내가 쓰지 않고 작지만 학급장을 통해 어려운 동기생들을 도왔다. 그리고 하나님은 3년간 세심하게 나의 필요들을 공급해 주시는 것을 경험하였다. 이 경험은 내가 후에 전여회 총무가 되었을 때 월급 외에외부 강사료나 나 개인을 위한 후원금을 받았을 때는 전액 전여회로 입금하는 계기가 되었다.
나는 하나님의 은혜가 없었다면 신대원을 제 때에 졸업하지 못했을 것이다. 헬라어는 잘했는데 히브리어는 너무 어려워서 따라 갈 수가 없었다. 나는 히브리어를 포기했다가 3학년에 다시 수강 신청을 하려고 하니 필수 과목들이 겹쳐서 신대원에서는 할 수가 없었다.
학부에 보니 히브리어가 개설되어 있어 담당 교수님의 허락을 받아 체면 불구하고 학부에 가서 수강을 하고 우수한 성적으로 학점을 받을 수 있었다. 그 때 학부에서 히브리어를 수강하도록 허락해 주신 교수님께도 감사드린다.
신대원 졸업 예정자들은 졸업시험에 꼭 통과해야 졸업을 할 수 있다. 졸업시험이 있던 날은 월요일이었다. 아침에 강남 고속 터미널에 갔는데 내가 원하는 대전행 승차권은 이미 매진이었다. 나는 뒤늦게 대전으로 내려오면서 버스 안에서 그래도 시험공부는 계속했다.
도착 즉시 학교로 달려갔는데 시험은 이미 시작 된지 오래였고 시험 감독 교수님은 내가 잘 모르는 분이어서 들어 갈 용기가 나지 않았다. 나는 이 상황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난감했지만 할 수없이 학교 앞 자취집으로 돌아가 아침에 하지 못한 QT를 할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점심을 먹으러 학교로 다시 갔다. 그 때 막 시험을 마치고 나오는 우리 동기 목사님들을 만났다.
시험을 놓친 사유를 들은 동기 목사님들이 신대원 사무실로 나를 몰고 가 신대원 과장님과 신대원장님께 사정 이야기를 하고 혼자라도 시험을 보게 해달라고 부탁을 드렸다. 하나님은 이번에도 나를 도우셨다.
나는 신대원장님 실에서 혼자 시험을 보는 영광을 얻었는데 버스 속에서 공부한 것들이 문제로 나와 있었고 나는 그 시험을 통과하고 무사히 졸업을 할 수 있었다. 하나님이 예비하신 돕는 천사들이 없었다면 내가 어떻게 되었을지 지금도 그 분들께 감사하고 또 감사한다.
한편 하나님은 나를 위해 또 놀라운 일을 준비하고 계셨다. 신대원 졸업반이었을 때 전여회가 알라바마주 여선교회와 자매 결연을 맺었기 때문에 나는 알라바마주 여선교회로 인턴쉽을 가기위해 준비하고 있었다. 유학은 토플이 550점에 도달하지 못해 거의 포기 상태였다.
그런데 신대원 동기생중 미국 텍사스 주에 있는 사우스 웨스턴 침례신학대학원으로 유학간 형제가 있었는데 그 사모가 한국에 시댁 일로 귀국했는데 나에게 전화를 걸어 왔다. 그리고 이렇게 말했다. “언니, 침례교 세계대회가 한국에서 개최되었을 때 사우스 웨스턴 교수님들이 많이 참석했었는데 한국 과 한국교회의 발전상을 보고 한국 유학생들은 토플이 550점이 안되어도 받기로 했답니다.”
할렐루야! 나는 인턴쉽을 하기위해 알라바마주 여선교회에 갈 때 유학에 필요한 모든 서류를 준비해 갔고 도착후 알라바마주 여선교회 총무님과 거의 모든 스텝들이 사우스 웨스턴 침례신학대학원 출신들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이숙재 전 총무
전국여성선교연합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