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실버처치가 절실한 이유부터 살펴보자. 통계청 발표에 의하면 우리나라는 작년(2013년)에 65세 이상 인구가 이미 600만 명을 넘어섰다고 한다. 그리고 2025년 이면 노령인구가 1,000만 명을 넘게 되고, 2030년에는 인구 4명 중 한 명이, 2040년에는 3명 중 한 명이 65세 이상 노인인구가 될 것이라 한다.
바야흐로 우리나라도 초고령 사회로 진입하게 되는 것이다. 실버전도를 지원하기 위하여 전국을 다녀보면 도시, 농촌 우리나라 어디를 다녀보아도 이미 어르신들이 정말 많다는 것을 확실히 느낄 수 있다.
적지 않은 목회자들께서 우리나라도 고령화시대로 접어들었기 때문에 실버처치에 관심을 가져야할 때가 됐다고 말한다. 맞는 말이다.
이제 실버전도, 실버처치의 중요성을 깊이 인식할 때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내가 실버사역을 하면서 깨달은 것이 몇 가지 더 있다. 실버처치의 중요성은 비단 고령화시대이기 때문만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보다 근본적인 측면에서 실버처치가 더 절실하다는 사실이다. 다음 두 가지를 그 핵심 이유로 들 수 있다.
첫째는 구원의 절박함에 있다.
할아버지, 할머니들은 예수 그리스도를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얼마 남지 않았다. 인생의 황혼기에 접어든 그들은 이제 얼마 남지 않은 마지막 삶을 하루하루 살아가고 있다. 인생의 종착점을 향하여 빠르게 달려가고 있다. 어떤 어르신은 카운트다운에 들어간 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을지도 모른다. 사람에 따라서는 오늘, 내일 곧 세상을 떠날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이 시간에도 어디에선가 구원받지 못한 채 죽음을 맞이하는 영혼도 있을 것이다. 이들에게는 시간이 얼마 없다. 실버전도는 생의 절박함이 있다. 구원의 시급함이 있는 것이다. 어르신들이야말로 최우선 전도대상자인 것이다.
전국방방곡곡 도시나 농촌이나 어디를 가보아도 교회가 없는 곳은 거의 없다.
참으로 복 받은 민족임이 틀림없다. 그러나 우리나라 600만 노인 중에서 약 80% 가량이 예수를 만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들은 이제 천국행 막차 한 대만 남겨놓고 있는 영혼들이다. 이 막차마저 타지 못한다면 그들은 천추의 한을 남기는 인생이 될 것이다. 실버전도는 ‘발등의 불’이다. 그들을 더 이상 외면할 수도, 외면해서도 안 되는 것이다. 실버처치는 이런 본질적 측면에서 절박함이 있는 것이다.
둘째는 할머니, 할아버지야말로 ‘잘 익은 고구마’이기 때문이다.
불신자가 예수님을 잘 받아들일 수 있는 때는 언제일까? 개인마다 다소 다를 수 있겠지만 대체적으로 심각한 질병에 걸리거나, 가까운 가족이 죽는다거나 하는 등 감당하기 어려운 곤경에 처해있을 때이다.
그리고 죽음을 앞두고 있거나 죽음이 가까워질수록 본능적으로 하나님을 찾게 되고 복음을 받아들일 확률이 높아진다. 어르신들이 잘 익은 고구마라 표현한 배경은 이 같은 이유에서 찾을 수 있다. 그들은 이미 배우자가 떠난 사람도 있고, 친구도 많이 떠났다. 아픈 곳이 많아지고, 날로 늙어가며 기력이 쇠하여지는 자신을 보며 죽음이 남의일 같지 않게 느껴지는 것이다. 그런데 불신자에게는 죽음에 대하여 아무런 대안이 없다. 그래서 죽음을 생각하면 두려워지는 것이다.
바로 이런 영혼은 복음을 전할 수 있는 좋은 대상자이다. 그의 마음속에 숨겨져 있는 죽음의 문제를 현실적 문제로 끌어내는 것이다.
이를테면 “우리 인생은 오늘 떠날지 내일 떠날지 알 수 없습니다. 만약 내가 오늘 쓰러져서 죽음이 임박했을 때 아무도 나의 생명 문제를 해결해줄 사람이 없습니다. 의사도, 배우자도, 자식도, 형제도…그런데 어르신의 죽음의 문제, 생명의 문제를 해결해주실 분이 있습니다. 바로 죽음을 이기시고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입니다”라고 선포하며 복음을 증거하는 것이다. 이때 그들은 말씀에 진지하게 귀를 기우리게 되는 것이다. 복음은 캄캄한 어둠속에서 길을 잃고 두려워하며 방황하는 영혼에게 한 줄기의 강한 소망의 빛이 되는 것이다.
어르신들이 눈도 어둡고, 귀도 어둡고 산만하여 의사소통도 잘 안 된다.
그래서 복음을 이해하거나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죽음의 문제는 그들에게 너무나 절박한 사안이고 현실이다. 따라서 복음에 귀를 기우리게 되는 것이다. 복음은 죽음과 연결되었을 때 강하게 어필된다. 그래서 노년기를 살아가고 있는 어르신들이야말로 전도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할머니, 할아버지를 ‘잘 익은 고구마’로 보는 것이다.
과일이나 곡식은 가장 잘 익었을 때 수확해야한다. 수확시기를 놓치면 버려야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추수시기를 맞추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영혼의 추수시기도 마찬가지이다. 타이밍이 맞을 때 전도효과는 배가가 되기 때문이다. 이런 맥락에서 실버처치는 더 절실히 요구되는 것이다.
어르신들은 마지막 추수시기를 남겨두고 있다. 동시에 가장 추수하기 쉬운 클라이맥스이기도 하다. 이 시기를 놓치면 다시는 기회가 없다. 이 시기를 결코 놓쳐서는 안 된다. 더 이상 어르신들을 경로의 대상으로만 여겨서는 안 된다.
실버처치는 선택이 아니고 필수이다. 모든 교회에 주일학교, 중고등부, 청년부가 있어야 하는 것처럼 실버처치도 당연히 있어야 하는 것이다. 아니 어떤 면에서는 가장 먼저, 시급히 세워야 한다고 굳게 믿고 있다. 영혼구원이라는 교회의 본질적 사명을 감안할 때 어르신들이야말로 최우선 전도 대상자로 여겨야 마땅할 것이다. 실버전도는 큰 교회, 작은 교회, 개척교회 할 것 없이 모든 교회가 서둘러 나서야할 절체절명의 사명이다.
윤인규 목사/ 가나안정복선교센터 대표
사역 문의) 010-3667-82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