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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갈 길 다가도록 (15)


전여회는 인턴쉽을 마친 나에게 서남 침례신학대학원에서 유학할 수 있는 시간을 일년을 줬다. 졸린 아이비 부총무는 학교에 도착한 후 기독교 교육학과 학장을 만나서 내 사정을 설명했다. 그 분은 대전 침례신학 대학원에서 이수한 신학 과목을 전부 인정해 주고 알라바마 주 여선교회에서 받은 인턴쉽을 실습으로 인정해 주겠다고 했다.


나는 일년동안 기독교교육 과목만 이수하면 학위를 받을 수 있게 되었다. 기독교 교육 과목들은 리포트가 많아서 정말 밥먹을 시간도 없이 바쁘게 시간을 보내야 했으나 두 학기와 썸머 스쿨, 인텐시브 코스를 거쳐 나는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일년 만에 종교교육학 석사 학위를 받고 귀국할 수 있었다.


사람들은 내가 일년 만에 학위를 받은 것에 대해 모두 놀라워 했다. 인텐시브 코스는 일주일간 집중적으로 강의를 듣고 한 과목을 마치는 것이었는데 담당 교수님이 대전침례신학대학교에서 교수 사역하신 따월 선교사님이었다.


교수님은 한국 학생이 있는 것을 보시고 강의가 끝난 후 시험대신 리포트를 제출하게 하셨다. 그냥 시험을 보게했으면 나는 학점을 받기가 거의 불가능했을 것이다.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였다. 하나님은 내 능력 이상의 일들을 내가 감당하게 해주셨다

 

서남침례신학교에는 캠퍼스 안에 여자기숙사와 남자기숙사가 있었고 가족이 있는 학생들을 위해서는 캠퍼스 밖에 숙소가 있었다. 내가 머물렀던 여자 기숙사에는 가끔 학생들을 위한 옷이 기증 들어 왔는데 사감님은 기숙사에 옷이 기증 들어 올 때 마다 외국 학생인 나를 불러 옷을 챙기게 했다. 기숙사 식당에는 냉장고와 전자 레인지등 취사 시설이 잘되어 있었다.


나는 기숙사에서 미국 학생과 방을 함께 사용했는데 얼마 후 이 학생이 기숙사를 나가서 나는 독방을 사용하게 되어 속으로 기뻐했다.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 내가 방에서 밥하지 말라고하는 규율을 어기고 알라바마주에서 선물 받은 밥솥으로 기숙사 방에서 밥을 지었는데 그 밥 냄새가 미국 학생에게는 상당히 괴로운 것이었다고 했다. 지금 생각해도 상당히 미안하고 부끄러운 일인데 그 학생은 신고 안하고 자신이 조용히 나가 준 것이었다.


서남침례신학교에는 세계선교 센터가 있었는데 클렌디닝 상담학 교수님의 부인이 디렉터로 섬기고 있었다. 선교에 대한 많은 정보를 보유하고 있었고 컨퍼런스도 개최했다. 나는 선교에 관심이 많았기에 그 곳에 자주 가서 견학을 하고 디렉터 사모님과 교제를 했다. 교수님 강의는 듣지 못했지만 교수님 부부는 나를 집에 초대해서 식사를 대접해 주시고 친절하게 대해 주셨다. 그리고 그 분들은 방학이 되면 선교지를 방문해 IMB 선교사들을 상담해 주는 일을 하신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것은 선교사들에게 꼭 필요한 자원봉사란 생각이 들었다.


유학 기간동안 시간 날때마다 학교 주변에 있는 큰 교회의 여선교회 모임을 견학하려고 노력하였다. 그 때 벌써 미국 교회는 월례회시 직장 여성들을 배려해서 점심시간에 식사를 하면서 세미나를 진행하고 여성들에게 필요한 다양한 선택강좌를 개설 하는 것을 보았다. 그리고 행사 때 자원봉사 어린이 탁아방이 잘 준비되어 있었다. 이제 한국도 무조건 직장 때문에 아무 것도 못한다가 아니라 어떻게 직장 여성들도 교회 일에 동참할 수 있을지를 진지하게 연구할 때가 아닌가 생각된다.


16개월의 미국 생활을 하나님의 은혜와 도우심으로 잘 마치고 귀국하였다. 나는 사역할 모든 것이 준비되었다고 생각했으나 하나님의 생각은 나의 생각과 달랐다. 하나님은 내가 3년간 부총무로 조혜도 총무님과 함께 사역을 하며 그 분께 많은 것을 배우게 하셨다. 조혜도 총무님은 1995년에 아르헨티나의 수도 부웨이노스 아이레스에서 개최된 세계연맹 여성부 여성지도자세미나와 세계대회에 내가 김문례 회장님과 백순실 간사(현 전여회 총무)와 참석을 하도록 해 주셨다.


그 곳에서 1990년 서울 대회에 이어 아시아와 세계 침례교 여성 지도자들과 세계연맹 지도자들을 많이 만나 교제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여성지도자 대회시 세계 여러 나라의 참석자들이 전통 혼례복을 입고 무대로 나오는 순서가 있었는데 한국대표로 전통 혼례복을 입고 무대에 선 백순실 간사는 그 때 정말 아름다웠다.


그 해 세계대회에는 한국에서 많은 침례교 남녀 지도자들이 참석했는데 우리는 합창단을 구성하여 대회에서 수원중앙교회 오케스트라와 함께 멋지게 특별 찬양을 했다. 그 곳에서 은퇴하신후 본국으로 돌아가신 왕은신 선교사님을 만나 반가운 해후를 하고 남미에 선교사로 파송되어 사역하고 있던 동기 목사님들을 만나고 교회를 방문하기도 했다.


나는 7년의 준비기간을 마치고 19964월 서울 침례교회에서 개최된 전국 여전도연합회 제 43차 총회에서 신임 총무로 인준을 받았다

  

이숙재 전 총무   

전국여성선교연합회



총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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