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은 가정의 달이다. 일년중 가장 아름다운 계절인 5월을 가정의 달로 정한 것은 대한민국의 모든 가정이 아름답고 행복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긴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나는 1992년 서남 침례신학대학원에서 유학할 때, 사회복지 과목을 수강한 적이 있다. 강의 시간에 그때 당시 미국 가정의 이혼율이 50%라는 이야기를 듣고 너무 놀라워서 어떻게 이런 나라가 있을 수 있느냐고 흥분했었는데 지금 한국가정의 이혼율이 50%라고 한다.
여러 가지 이유로 가정이 깨어지고 있고 청소년과 노인 문제도 점점 심각해지고 있는 이때 한국 교회들이 정말 이 땅의 가정 회복을 위해 많이 기도하고 노력해야 할 때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오늘 특별히 어버이 주일을 지내면서 이미 하늘나라로 가신 나의 부모님들 생각이 많이 난다. 아버지는 오랫동안 유교 문화를 따라 사시다가 노년에 예수님을 영접하시고 78세에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나셨다.
내가 신학대학원 2학년 겨울 방학 중이고 구정 날이었다. 언니 가족과 오빠 가족들은 미국에 살고 있고 동생은 혼자 지방에서 살고 있었기 때문에 나는 세배왔던 친척들과 함께 자녀 중 유일하게 아버지의 임종을 지킬 수 있었다.
나의 아버지는 유난히 나를 사랑해 주셔서 내가 하나님을 믿게 됐을 때 나는 사랑의 하나님을 믿고 이해하는데 별 어려움이 없었다. 커서는 직장 때문에 늘 집을 떠나 살아서 내가 신대원을 졸업하고 서울로 오면 같이 살 수 있을 것이라고 기다리셨는데 그렇게 빨리 가셔서 지금도 아버지를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
내가 전여회 총무가 된지 얼마 되지 않아 우리 동생이 몸이 아파서 집으로 돌아 왔다. 병원에 입원하고 한동안 치료를 받은 후, 퇴원하라고 해서 갔는데 절망적인 소식을 들었다. 고칠 수 없는 병이라고 했다. 나는 전여회 일을 마치고 퇴근하자마자 매일 교회로 달려가 눈물로 기도하기 시작했다.
교회에서는 심방을 오셔서 예배를 드려 주셨다. 그리고 담임목사님께서는 교인들에게 내 동생을 위해 24시간 연속 기도를 부탁해 주셨다. 그 후 담임목사님께서도 암 진단을 받으셔서 교회는 24시간 연속 기도회를 시작했고 우리 동생을 위해서도 간절히 기도해 주셨다.
나는 믿음의 기도가 병든 자를 살리심을 믿는다. “믿음의 기도는 병든 자를 구원하리니 주께서 그를 일으키시리라 혹시 죄를 범하였을지라도 사하심을 받으리라”(야5:15) 나는 우리 동생에게 지금 죽어도 천국 갈 수 있는 믿음의 확신이 있는지를 물었는데 그렇다고 대답했다.
우리 어머니는 그때까지 평생을 불교신자로 살아 오셨고 우리가 아무리 전도를 해도 예수님 믿기를 거부하셨다. 그러나 자식이 눈앞에서 위독해 지니까 심방 온 교인들이 예배드리는 옆에서 자식을 위해 함께 간절히 기도하시기 시작하셨다.
하나님의 은혜로 우리 동생은 정말 기적적으로 살아났으나 그 충격으로 우리 어머니에게는 치매가 오기 시작했다. 나는 서둘러 우리 어머니에게 복음을 전했고 우리 어머니는 순순히 예수님을 영접하셨고 그 후 하나님 앞에 가실 때 까지 우리와 함께 교회에 출석하셨다. 그러나 5년 동안 동생과 함께 치매 어머니를 돌보는 일은 정말 힘들고 고통스러운 일이었다.
낮에는 동생이 돌보고 퇴근 후에는 내가 담당이었다. 갈수록 너무 힘들어서 요양원이나 양로원으로 보내 드릴까 하는 생각도 수없이 했는데 우리 어머니는 그 정신없으신 중에도 요자나 양자만 나와도 절대로 안가시겠다고 고개를 저으셨다.
전여회 사역도 힘든데 퇴근하면 치매 어머니도 돌보아야하고…정말 날마다 하나님께 간절히 엎드리지 않으면 결코 감당할 수 없는 나날들이었다. 하루는 하나님께 울며 소리치며 기도하기 시작했다. “사람이 감당할 시험밖에는 너희가 당한 것이 없나니 오직 하나님은 미쁘사 너희가 감당하지 못할 시험당함을 허락하지 아니하시고 시험당할 즈음에 또한 피할 길을 내사 너희로 능히 감당하게 하시느니라”(고전10:13) 말씀을 들이대며 감당하게 해달라고 소리치며 기도하던 중 놀라운 일이 생겼다.
갑자기 나의 마음에 우리 어머니가 너무 사랑스런 마음이 생기기 시작한 것이다. 하나님께서 나에게 어린 아기를 가진 어미의 마음을 부어 주시기 시작했고 우리 어머니가 아기같이 사랑스런 마음이 드는 것이었다. 그 후로는 우리 어머니를 돌보는 것이 힘들다는 생각이 사라졌다.
하나님의 놀라우신 은혜였다. 나중에 어머니가 돌아 가시기전 얼마동안 하나님께서는 내가 날마다 어머니를 위해 기도하게 하셨는데 나는 매일 잠자러 가기전 어머니의 머리에 손을 얹고 이렇게 기도했다. “하나님, 우리 어머니를 고통도, 병도 눈물도 없는 천국으로 인도하시고 주무시다가 편안히 하나님께 가게 해주세요“ 얼마 후 기도한데로 어머니는 성탄절 다음날 새벽에 주무시다가 하나님나라로 옮겨 가셨다.
지금도 어버이 날이 되면 부모님께 더 잘 해드리지 못한 것 때문에 하나님께 회개하고 회개하지만 동시에 잠깐이라도 어머니를 모실 수 있는 기회를 주시고 또한 우리 부모님 모두 주님을 영접하고 천국에 가게하신 하나님께 감사하고 감사한다. 복음을 전해 부모님이 구원받게 하는 것 그것이 효도 중에 제일 큰 효도일 것이다.
이숙재 전 총무
전국여성선교연합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