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도는 예배를 통하여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고 감사를 드린다. 하나님께서는 예배드리는 자에게 은혜를 베푸신다. 예배는 신앙생활의 핵심이며 꽃이라 할 수 있다. 인간이 할 수 있는 행위 가운데 가장 거룩한 것이다. 예배는 본질적으로 중요하다. 특히 실버 예배는 실버처치의 백미라 할 수 있다.
앞에서 언급한 대로 할아버지, 할머니들만 따로 모여서 실버 예배를 드리면 군중심리가 발동한다. 어떤 면에서는 맨투맨으로 대화하는 것보다 더 효과적이다. 그래서 실버 예배에 모든 승부를 거는 것이다.
실버처치의 어르신들은 주일에 교회를 나오지 않는다. 다른 양육 프로그램을 추가로 가동하기도 쉽지 않다. 오직 일주일 한 번 실버처치에 나오는 것이다. 그러니 실버 예배를 통하여 복음을 증거하고 예수를 만나게 해야 한다. 믿음이 자라가게 해야 한다. 때문에 실버 예배는 더없이 중요하다.
이런 배경 때문에 나는 마치 실버 부흥회를 하는 것처럼 매주 최선을 다하여 예배를 인도한다. 찬양도 뜨겁게 드리고 말씀도 강하게 선포한다. 약 70분 동안 오직 찬양, 기도, 말씀 선포, 성경 공부 외에 다른 프로그램은 일체 하지 않는다.
찬양은 약 15분 정도한다. 복음적이고 쉬운 찬양을 반복하여 부름으로써, 모든 어르신들이 쉽게 부를 수 있도록 배려한다. 찬양할 때는 믿음을 가지고 큰 소리로 부르게 하고, 두 손 들고 찬양하게도 한다. 박수도 힘 있게 치도록 권한다.
말씀 선포(설교)는 그냥 하지 않고 B5 종이에 앞뒤로 그날 설교 내용을 프린트하여 한 장씩 나눠 드리고 한다. 어르신들이 잘 읽을 수 있도록 큰 글씨로 제작한다. 말씀 선포 때 성경 말씀이 나오면 다 같이 입을 벌려 합독한다.
이 말씀 종이는 예배 후 버리지 않고 휴대하여 일주일 동안 매일 하루 3번 이상 읽고 묵상(큐티)하도록 권하고 있다. 교회에 오지 않는 주중에도 집에서 매일 말씀을 읽고, 묵상하고, 기도하도록 하기 위함이다. 매일 영의 양식을 먹게 하기 위함이다. 교회는 일주일에 한 번밖에 나오지 않지만 주중에도 계속 양육의 끈을 놓지 않는 것이다.
말씀 종이에는 기도 내용도 문장으로 작성해 읽을 수 있게 한다. 믿음이 연약한 이들은 기도하기가 어렵다. 그러니 읽으면서 쉽게 기도하도록 기도문을 써 주는 것이다. 성경 공부도 한다. 설교에 이어서 약 10분 정도 한다. 이를 위해 실버 전용 큰 글씨 성경 공부 교재도 따로 제작했다. 어르신들도 할 수만 있으면 성경을 많이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 교회는 이미 몇 년 동안 지속하여 성경 공부를 진행하고 있는데, 어르신들이 매우 진지하게 공부한다. 말씀을 깨닫고 믿음이 자라는 데 크게 도움이 된다. 성경 공부 교재는 교회에 비치해 둔다. 실버 예배가 있는 날 교회에 일찍 와서 기다리는 시간에도 교재를 가지고 혼자 읽으면서 자습하도록 권한다. 어르신들이 진지하게 공부하는 모습을 보면 감동! 감동이다. 이렇게 성경 공부까지 하면 70분의 시간도 짧다.
실버 예배에는 90세가 넘으신 어르신들도 많이 참석한다. 사실 어르신들은 이 땅에서 살날이 그리 많지 않다. 언제 떠날는지 알 수 없다. 오늘 떠날지, 내일 떠날지 모른다. 그래서 나는 ‘오늘 마지막으로 예배드릴 어르신이 있을 수 있다, 아직 구원받지 못한 영혼이 있다면 오늘 실버 예배를 통하여, 말씀을 통하여 반드시 예수 믿고 구원받게 해야 한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매번 기도하고, 말씀을 준비하고 강단에 선다.
그래서 실버 예배를 실버처치의 백미라고 여기는 것이다. 실버 예배를 어떻게 드리느냐가 목양의 성패를 좌우한다고 해도 크게 틀리지 않을 것이다. 어르신들은 이해력과 순발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의사전달이 그만큼 잘 안 되는 부분이 있다. 그러나 어르신들을 내 부모처럼 최선을 다하여 잘 공경하되, 예배만큼은 양보 없이 철저하게 드린다. 혼신을 다하여 말씀을 선포한다. 처음부터 바른 예배 습관을 갖도록 한다.
실버 예배에 참관한 목사님들은 뜨겁게 예배드리는 어르신들의 모습과 분위기를 보고 깜짝 놀란다. 이렇게 철저하게 예배와 양육을 겸함으로써, 생고구마였던 그들이 정말 예수를 만나고, 은혜를 받고, 믿음이 자라고, 변화된다. 어르신들이 영적으로 변화 되는 것을 보면 얼마나 감사하고 보람이 있는지 모른다. 나뿐 아니라 지금 실버처치를 하고 있는 많은 목사님들이 이구동성으로 하는 간증이기도 하다.
지금 실버 예배를 철저히 드리고 있는 모 교회는 실버처치를 하기 전에 여러 해 동안 교회 부설로 경로 대학을 운영해 왔었다고 한다. 매주 어르신들에게 식사를 대접하고 주로 레크리에이션이나 여가 선용 등의 프로그램을 가동하였다. 그러나 정작 예배는 거의 드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나는 이 이야기를 듣고 상당히 충격을 받았다. 실버처치를 시작한 이래 오직 예배 외에 다른 프로그램은 일체 가동하지 않는 나로서는 잘 이해가 되지 않았다. 이 교회 목사님은 실버 예배는 어렵다는 선입견을 가지고 있었고 어르신들을 전도의 대상으로 보기보다는 공경의 대상으로 생각했던 것 같다. 글자 그대로 경로 대학만 운영해 온 것이다.
그런데 안타까운 일은, 이 교회처럼 어르신들에게 매주 식사를 대접하거나 경로 대학을 운영하는 교회들이 건강, 여가 선용, 취미 생활, 레크리에이션, 효도 관광, 오락 등의 프로그램은 제공하지만 정작 예배를 드리지 않는 교회가 적지 않다는 사실이다. 삶이 얼마 남지 않은 어르신들이 교회까지 왔는데도 정작 복음을 듣지 못하여 구원받을 기회를 놓치고 있는 것이다.
어르신들은 공경이 대상이 아니라 가장 시급한 전도 대상자이다. 그들은 이제 살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오늘 떠날 수도 있고 내일 떠날 수도 있다. 그래서 실버 전도는 발등의 불이다. 시간이 없다. 하루하루가 아쉽다. 복음을 전하기에도 시간이 모자란다. 어르신 공경과 섬김도 중요하지만 모든 행사에 앞서 무엇보다도 예배를 최우선시하는 풍토로 바뀌어야 할 것이다.
윤인규 목사
가나안정복선교센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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