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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은산책 45> 앞자리

 

서해안 괭이 갈매기들은 서로 좋은 자리 차지하려고 치열한 싸움을 벌인다. 알을 낳고 오랜 기간 그 알을 품으려면 경사면이 아닌 평평하고 아늑한 자리는 필수요소이기 때문이다. 중국 광저우 지하철에서 자리다툼으로 60대 노인과 20대 청년이 격렬한 몸싸움을 벌이다가 힘이 달린 노인이 청년의 귀를 물어뜯는 사진이 인터넷에 화제다.

 

수많은 직장인들이 이른 아침부터 출근 전쟁을 벌이며 바쁘게 뛰는 것도 한 자리 높게 오르려 안간힘을 쓰는 것, 결국 자기 한계점에 머물면 그 자리에 그리 오래 버티지 못하다가 씁쓸히 퇴직한다. 언제나 자리는 그 사람의 신분을 나타내므로 북한의 인민 대회장에 누가 몇 번째 자리에 앉았는가는 중요한 관심사다.

 

예수님의 제자들도 마지막 예루살렘 입성하실 때 누가 크냐?’고 자리다툼을 벌였다. 어떤 제자는 잽싸게 어머니까지 동원하여 자기 아들을 좌 우편에 앉게 해달라고 치맛바람을 일으켰고 그 모습을 지켜보던 남은 제자들은 분을 내었다.

 

예배당의 앞자리는 어떨까?

 

열심히 공부하려는 학생이 앞자리를 차지하고, 베다니의 마리아가 예수님의 무릎 앞에 말씀을 집중하듯 앞자리는 은혜가 쏟아지는 명당자리요 금자리다.

 

대부분 설교 시간에 조는 사람들은 뒷좌석을 즐겨 앉는다. 때론 감히 얼굴을 들지 못하고 기도하는 세리의 겸손한 마음도 있겠지만, 기둥 뒤를 좋아하는 사람, 후미진 구석을 즐겨 찾는 사람은 뭔가 마음이 밝지 않은 사람들이다.

 

성숙한 사람은 매사에 남을 배려하는 마음을 가진다. 긴 장의자 가장자리에 앉아 지나가라 하기 보다는 아예 중앙부터 앉고, 덩치가 크면 뒷사람을 배려해 창가로 앉는다. 앞머리가 빠진 대머리를 속알머리라 하고 주변이 빠지면 주변머리라 한다는데 우리교회 속알머리는 먼저 믿은 성숙한 사람들이 채워주면 좋겠다. 은혜를 사모하면서.

 

김용혁 목사 / 대전노은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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