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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명국 목사의 회상록> 99 88 23 21


일 년에 한 두 번 봄 가을에 시간을 내어 등산객들 틈에 끼어 오르내리면서 세상 사람들의 이런 저런 얘기도 듣고 기회를 봐서 복음을 전하곤 했었다.

그런데 작년에 등산할 때는 등산객들의 구호가 “99 88 234”가 아니라 “99 88 231”로 복창했다. 잘못 들었는가? 234231로 바뀌었는가? 그들의 구호가 끝나자 다가가서 물었더니 “99세까지 88하게 살다가 2,3일 아프다가 죽지 않고(4) 다시 일(1)어나자!”라고 했다.

그것 누가 잘 맞추었구나 생각하다가 다음에는 그것도 마음에 안들면 “99 88 23 21”로 고치면 99+21=120이 되어 마치 모세처럼 120년 살자고 외칠 때가 오겠구나!

 

三千甲子(삼천갑자) 동방석

어렸을 때 들은 노인들의 얘기인데 이 세상에서 가장 오래 산 사람은 바로 삼천갑자 동방석이라고 했다.

꼭두각시놀이에 나오는 검은 머리의 늙은이60년 갑자(甲子)의 삼천배(60X3,000)18만년을 살았다는 것이다. 아마도 꼭두각시놀이라도 해서 오래 오래 살고픈 염원에서 광대놀이를 한 것이라 생각된다.

동양의 오복은 첫째 수()에서 복() 강녕(康寧) 유호덕(攸好德) 고종명(考終命)으로 잘 아는 바이다.

지금도 사람들은 만 60년을 살면 회갑(回甲)이라고 해서 장수”(長壽)로 축하잔치를 크게 벌린다. 옛날엔 50이면 죽는 사람이 많았기 때문이리라.

70이 되면 고희(古稀)라고 더 큰 잔치를 벌이는가 하면 두보(杜甫)의 곡강시에서 나오는 말로 인생 칠십 고래희(人生七十古來稀)에서 고희의 말이 나왔지만 고려시대엔 고려장으로 산골에 가서 죽어야 하는 인생으로 처리되기도 했다.

77세는 희수(喜壽) 80은 산수(傘壽) 89세는 미수(米壽) 90세는 졸수(卒壽) 99세는 백수(白壽) 108세는 차수(次壽) 111세는 황수(皇壽)라고 했다. 그리고 횡사나 병사로 단명으로 절명하지 않고 제 수명대로 사는 것을 천수(天壽, 天數) 천명(天命) 또는 천운(天運)이라고 해서 고종명의 축복이라 했다. 그 어느 누구도 단명하지 않고 천수를 누리기를 원하지 않으랴!

 

비극의 종말

세 전웅을 소개하면 춘추전국시대를 종식시키고 천하를 통일한 진나라 시황제는 45세에 방사 노생의 말을 듣고 동남동여 400인을 동방의 봉래산에 보내어 불노불사약을 구해오게 했으나 기다리다 답답해서 평원진에 마중 나갔다가 객사하니 50,

역발산기개세의 항우는 사면초가에서 해하를 건너 동성에 왔을 때 28명 병사 앞에서 자살로 최후,

동방 정벌에 성공했더라면 옥타비아누스를 눌러 삼두정치를 종식시키고 로마의 첫 번 황제가 될 안토니우스는 애굽의 요녀 크레오파트라의 치마폭에 싸잡혀 끝내 칼로 자살을 하고 여자는 지니고 다닌 독사에게 물리어 자살로 절명,

세 영웅의 징기스칸은 마지막으로 서하를 정복하고 진주 청수현의 육반산에 올라 휴양 중 66세로 종말,

알렉산더 대왕은 동방정벌 후 갖고 다닌 원숭이에게 물려 33세로 횡사, 나폴레옹은 세인트 헤레나에서 유배중 위장병으로 52세에 병사,

세 성현 중 공자는 73세로 석가모니는 80세로 자연사했으나, 소크라테스는 70세에 감옥에서 독약사 되었다.

예수님이 솔로몬의 모든 영광”(6:29)이라 평가했지만, 그는 고백하기를 헛되고 헛되며 헛되고 헛되니 모든 것이 헛되도다”(1:2)라고 허무한 인생을 탄식하며 54세에 갔다.

 

長壽(장수)考終命(고종명)

구약 성서에 나오는 장수에 수명대로 평안히 영종(令終)10인을 들면 가장 장수한 사람은 969세로 천수를 누린 므두셀라(5:27)였고, 에녹은 300년을 하나님과 동행하며 365세에 하나님이 데려가셨으니(5:24) 태양역 1일을 1년으로 산 희귀한 삶이었고, 불의 사자 엘리야는 불말과 불수레에 회오리바람으로 승천했다(왕하2:11)

믿음의 조상 아브라함은 하나님께서 장수하다가 평안히 조상에게로 돌아갈”(15:5)것을 약속하신대로 향년 175세에 수가 높고 나이 많아 기운이 진하여 죽었다”(25:8) 야곱은 열두 족장을 축복한 후 140세에 기운이 진하여 그 열조에게로 돌아갔다”(49:33)

동방의 의인 욥은 네가 장수하다가 무덤에 이르리니 곡식단이 그 기한에 운반되어 올리움 같으리라”(5:26)고 엘리바스가 말한대로 나이 늙고 기한이 차서 죽었다”(42:17) 모세는 죽을 때에 나이 120세였으나 그 눈이 흐리지 아니하였고 기력이 쇠하지 아니하였더라”(34:7) 여호수아도 85세에 모세를 따를 때처럼 여전히 강건하여 하나님께서 말씀하신 이 산지를 내게 주소서”(14:10-11) 기도했고 가나안 땅을 정복한 후 12지파에게 분배하고 110세에 죽었다.

엘리사는 모세 다음으로 기적을 가장 많이 행한 선지자로 그의 사명을 다하자 죽을 병이 들어”(왕하13:14) 부름을 받았으나, 히스기야 왕은 죽을병이 들었으나 남은 사명을 다하게 통곡과 눈물의 기도로 응답받아 하나님은 수한에 15년을 더하고 증표로 아하스의 일영표에 10도를 물러가게 하셨다 (38:2~8) 장수 축복의 말씀이 더 있다.

자녀들아 너희 부모를 주 안에서 순종하라 이것이 옳으니라 네 아버지와 어머니를 공경하라 이것이 약속 있는 첫계명이니 이는 네가 잘 되고 땅에서 장수하리라”(6:1~3)

 

나사렛 예수

99 88 231로 살던지 三千甲子(삼천갑자) 동방석처럼 지겹도록 살든, 비극의 종말로 살던 장수에 고종명으로 산 구약성경의 인물들처럼 살든, 머나먼 인생길을 달려오고 뒤돌아보면 꿈같고 화살처럼 빨리 자나간 세월이었다.

30년간 가족을 부양하며 고된 목수의 노동일 후에 공생애 3년도 어떤 때는 식사할 겨를도 없이”(6:31) 분주하게 복음 사역을 마치고 마지막 골고다로 오르는 십자가를 지고 인류의 속죄양으로 십자가에 달려 다 이루었다고 선포하시고 임종하여 장사지낸바 3일만에 부활의 영광으로 승천하시어 만왕의 왕 만주의 주로 재림하시겠으니, 이 세상 위인 성자 영웅호걸들의 모든 삶을 다 합한들 어찌 예수를 따를 수 있으랴! 나이가 어떻든 살아있는 동안 우리도 죽도록 충성하여 생명의 면류관 뿐 아니라 하늘의 상급을 바라보며 매진합시다.

 

인자의 온 것은 섬김을 받으려함이 아니라 도리어 섬기려 하고 자기 목숨을 많은 사람의 대속물로 주려함이니라”(10:45)

도둑이 오는 것은 도둑질하고 죽이고 멸망시키려는 것뿐이요 내가 온 것은 양으로 생명을 얻게 하고 더 풍성히 얻게 하려는 것이라”(10:10)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한 알의 밀이 땅에 떨어져 죽지 아니하면 한 알 그대로 있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느니라”(12:24)

 

한명국 목사

BWA전 부총재

예사랑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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