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증은 자신이 예수를 믿게 된 동기를 설명해야 합니다.
어떤 이는 죽을병에서 고침 받고, 어떤 이는 부도난 사업 한복판에서 어떤 이는 부부간의 심한 갈등으로 괴로워하다가, 어떤 이는 사랑하는 자녀들로 인해 속 썩다가, 어떤 이는 인생의 참된 의미를 모른 채 방탕한 삶을 살다가, 어떤 이는 범죄를 저지르고 교도소의 차디찬 감방 안에서, 어떤 이는 믿었던 이로부터 배반을 당한 뒤, 닉 부이치치 같은 이는 사지가 없는 몸으로 태여 난 뒤, 강영우 박사 같은 이는 실명한 뒤, 주님을 만났습니다.
저는 모태 신앙인 이였지만 인격적인 주님을 모른 채 살아가다가 대학을 3번이나 연거푸 떨어지면서 이 세상에서 가장 비참한 자기 비하감에 빠져 있다가 주님을 만났습니다. 남들은 군대 영장 받을 때 절망하는데 저는 오히려 도피처가 생겼다고 기뻐했고, 남들은 제대 날짜를 손꼽아 기다릴 때 나는 오히려 사회로 나가기가 두렵기만 했습니다. 이 세상 그 어느 것도 자신이 없었기 때문 이였습니다.
제대를 3개월 정도 남긴 어느 날 외박 나가 끊임없이 파도가 밀려오는 속초 앞 방파제 위에서 성경을 읽다가 나이 80세에 처가살이 40년에 모든 희망을 잃고 살아가는 모세를 부르신 하나님을 만났습니다.
40년간 오르던 거친 호렙산에서 양치기 모세에게 하나님은 불붙은 떨기나무 속에서 모세를 부르셨습니다. “네 손에 있는 것이 무엇이냐?” What is that in your hand? (출4:2) 모세는 힘없이 “지팡이입니다”라고 대답했습니다.
저 역시 당시 내 손에는 참담한 실패뿐 내세울 것이 전혀 없었습니다. 모세가 보잘 것 없는 지팡이를 내밀듯 저도 주님 앞에 내 손에 든 것이 무엇인지 찾아보았습니다. 튼튼한 육체가 있었고, 저를 사랑해주시는 어머님과 형제들이 있었고, 잘나가는 친구들과, 어릴 때부터 재밌게 말하는 능력 등이 있었습니다. 그 모든 것들을 주님 앞에 내 놓고 열심히 오늘까지 살아왔습니다.
지난 번 터키 성지 순례 중 이스탄불 톱카프 궁전(Topkapi Palace) 안에 전시된 모세의 지팡이를 보고 놀랐습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모세의 지팡이는 “십계”라는 영화에서 홍해 바다를 가를 때 양팔을 번쩍 든 모세의 손에 들려진 멋진 지팡이와는 너무 달랐습니다.
톱카프 궁전 유리 진열장에 비스듬히 전시된 모세의 지팡이는 길이가 120cm나 될까? 굵기는 엄지손가락 정도의 참으로 보잘 것 없는 것 이였습니다. 아무리 보아도 홍해를 갈라낼 만한 어떤 능력 있는 지팡이의 모습이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그것이 저에겐 더 큰 은혜로 다가왔습니다. 마른 막대가 같은 사람을 들어 위대한 역사를 이루시는 하나님의 능력이 더 돋보였기 때문입니다. 바울은 훗날 “나를 위하여는 약한 것들 외에 자랑하지 아니하리라”(고후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