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특시> 새벽 풍경 - 김현자


청량리발 구절리행 기차를 타고

증산을 지나 정선에 닿으면

비행기재보다 조금은 높게

아리랑고개보다 조금은 슬프게

겁주는 덕송리

 

뿌연 연기 등에 업고

그림자는 싸안고

어깨 들썩이는 비봉산

몇 개의 돌무덤과 바위까지도

같이 흔들리고 있다

 

그림자 위로 떠가는 구름들

그 구름 이어져 한강까지 가려나

아니면 천상에 보금자리 일구신

내 어머니 따뜻한 품에 달려가려나

 

빛없는 곳에 작은 불씨 타오르듯

말없는 곳에 작은 속삭임 생겨

산이며 강이며 소나무며 온밤 뒤척이는데

하늘에선 바람만 날고 있었다


김현자 / 서울성천교회



배너

총회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