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한 기회에 모 목사의 저서를 입수하게 되었다. 우연한 기회라고 하지만 사실은 모 동역자께서 이 책을 내게 주면서 한번 Comment해 달라는 부탁이 있었던 것이었다. 책 표지에 “2천년 만에 열린 천국복음의 완성도”라는 원제목이 실렸다. 그리고 다음과 같은 사상들이 적혀 있었다. :
“성경은 거룩한 땅인데 천국의 비밀이 숨겨져 있었던 거룩한 땅입니다(마13:44). 이 땅에 숨겨져 있던 천국의 비밀이 성령의 계시에 따라 마지막 시대에 공개됩니다. 2천년 동안 거룩한 땅에 숨겨져 있던 천국보화가 이 책을 통해 완전 공개 됩니다”
“천국의 비밀이 이미 성경에 담겨져 있었지만 2천년이 찰 때까지 온전히 드러나지 않았다가 지금 이 시대에 성령을 통해 밝히 드러났으니 천국복음의 완성도입니다”
“그러면 성경은 성령 하나님만 믿는 자 안에 오신다고 하셨습니까. 아니면 성자 하나님까지 오신다고 하셨습니까. 아닙니다. 성부 하나님까지도 믿는 자를 처소 삼고 오신다고 약속하셨습니다(사66:15;슥2:10, 요14:23;계1:4,8;4:8;21:3,22;22:3)”
위의 글을 보면 명백히 본문에 대한 오해이다. 천국의 비밀이 성경 속에 감추어져있는 것은 아니건만, 성경이 그 비밀을 감추고 있다가 이 저자의 책을 통해 2천년 만에 공개되었다니?! 만약 저자의 책이 아니었더라면 아직도 천국비밀이 성경 속에 사장(死藏)되어 있었을까.
목사와 교수로 평생을 살아온 나의 생활에서 수많은 에세이나 저술 그리고 역서들을 내었지만 나는 단 한번도 “이것이 전부다. 이 책으로 모든 것은 끝났다”라고 생각한 적이 없었다. 언제나 컵으로 바닷물을 떠와서 이것이 바닷물이니 맛 좀 보소 했을 뿐이다. 컵 속에 든 바닷물이 동해바다의 모든 물은 아니라는 것쯤은 잘 알고 있다.
솔로몬이 성전을 짓고 하나님께 기도한 내용을 보자. “하나님이 참으로 사람과 함께 땅에 거하시리이까 하늘과 하늘들의 하늘이라도 주를 용납지 못하겠거든 하물며 내가 건축한 이 전이오리이까”(대하6:18)
거창하게 건축한 성전 안에 하나님을 가두어 두지 않겠다는 것이었다. 어디 인간이 만든 건물 안에 하나님이 구속되랴? 사람들이 이 전을 향해서 기도할 때 하나님은 “하늘에서 들으시고” 응답 달라고 솔로몬이 기도했다(대하6:21,23,25,27,30,33,35,39).
우리는 자그마한 자기 공적(功績) 속에 하나님을 가둬 두려고 한다. 나의 설교, 나의 저술, 나의 신학, 나의 목회, 나의 체험, 나의 봉사 속에 하나님을 가둬놓고 거기서 하나님을 제한시켜놓고 그리고 그것이 하나님의 전부라고 착각하고 있다.
성경에 숨겨있던 천국복음이 책 한권 출판으로 이천년 만에 비로소 공개되었다니 그동안 성경은 덮혀진 책이며 성경을 사랑한 모든 사람들은 장님이었단 말인가?
사람들은 지금도 성경의 하나님보다도 어떤 사람들 - 목사, 신학자 - 이 만들어 놓은 틀 속의 하나님을 더 사랑하는 것 같아서 솔로몬의 “내가 건축한 이 성전이오리까”는 교훈이 절실히 와 닿는다.
水流(수류) 권혁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