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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명국 목사의 회상록> 더하기(+) 나무막대에 달린 목수


어릴 때 저는 함석지붕 끝에 더하기 나무막대기가 달려 있는 것을 보았다. ‘저 집은 더하기를 좋아하는구나? 빼기(-)보다는 낫고 나누기(÷)보단 더 좋으나 곱하기(X)보다는 못하구나라고 생각했었다.

2학년 때 구구단을 잘못 외워서 한달간 교실청소의 벌을 받고 고생한 터였다. 선생은 서양서 건너온 야소교가 요사이 늘어나고 있다곤 했다. 그리고 예수쟁이가 바로 야소교 교인이라 했다.

10살쯤 되었을 때 외사촌 전 근술이가 만화책을 갖다 주었는데 제목이 예수 그리스도였다. 당시 저는 어머니를 따라 절간에 나가는 소위 불자인데 야소교 만화라서 크게 거부감이 왔지만 워낙 만화책을 좋아해서 닥치는 대로 읽고 있었던 때라 상관없이 재미있게 읽어보았다.

당시의 만화책은 갈색종이에다 글씨나 그림이 똑똑하지도 않고 기법도 별로였다.

그런데 예수는 좋은 말씀도 하고, 병자들도 많이 고쳐주며, 귀신 들린 자도 고치고, 음식도 기도로 많은 사람을 배부르게 하고, 죽은 자들로 살려내고, 풍랑을 잔잔케 하며 바다 위를 걸으신 선하고 능력이 많으신 분이신데 왜 십자가의 형틀에 맥없이 달려 가시관을 쓴 채 고개를 떨어뜨리며 피흘려 죽으셨는가?! 너무도 애처롭고 알 수 없는 일로 여겨졌다.

70년이 지난 지금도 만화책에서 만난 십자가에 달린 목수 예수의 영상이 그때 선명하고 신비롭게 저의 영혼속에 깊숙이 인치신 것이 너무도 확실하다.

나중에 예수님을 믿은 후 더하기 십자가는 위에서 아래로 종적()뜻이 하나님이 우리를 사랑하심이며 좌우 옆으로 횡적()인 뜻은 사람끼리 서로 사랑하라는 듯으로 성경(22:37-40)에서 예수님이 가르치신 하나님 사랑에 이웃 사랑 두 계명으로 이해하게 되었다. 65년 신앙생활과 50년 넘게 목회와 해외선교사역에 주님의 십자가의 능력과 은총으로 오늘에 이른 것을 깊이 감사드리는 바이다.

십자가의 도가 멸망하는 자들에게는 미련한 것이요 구원을 받는 우리에게는 하나님의 능력이라”(고전1:18)

 

대못 하나의 뜻

런던의 한 식당 주인인 에밀 메터(Emil Metter)형제는 마음이 넉넉한 사람으로서 돈을 받지 않고 음식을 내어주곤 했다. 기독교 단체에서 사람이 나와 도와달라고 하면, 현금 서랍을 열어 상당한 액수의 돈을 기부하곤 했다. 하루는 선교본부에서 나온 사람이 보는 앞에서 현금 서랍을 열어 또 상당한 액수의 돈을 기부하게 되었는데, 그 안에 지폐와 동전 사이에 큰 못 하나가 있는 것이 보였다.

이것을 보고 이상하게 생각한 사람이 웬 못이 그 안에 있냐?”라고 물었다. 에밀 형제는 나를 위해 그리스도께서 지불하신 값과 그 때문에 내가 진 빚을 잊지 않으려고 이 못을 나의 돈과 함께 넣어 두었지요!”라고 대답했다.

에밀 형제는 자기의 목숨을 위해 고귀한 생명을 버리신 예수님께 대한 사랑과 감사의 빚을 잊지 않으려고 그 못을 사용했다. 에밀 형제는 구주 예수님의 대속의 은혜를 잊지 않고 기억하려고, 즉 더 넉넉히 베풀 수 있는 마음을 더하게 하려고 그 평범한 못 한 개를 사용한 것이다.

 

십자가 불꽃

고다마 목사가 한일국제복음선교회 교류 선교차 서울교회에 와서 첫 번 하신 말씀은 바로 한국의 십자가였다. 일본에서 두 시간이 지나면 김포공항 상공서 착륙이 가까워지자 비행기에서 내려다본 서울의 저녁 모습은 휘황찬란한 십자가 불빛에 놀랐고 감격했다고 했다.

사실 교회당 꼭대기나 종각대 꼭대기의 네온사인 십자가가 무수히 밝히고 있는 것을 저도 목격한바 있지만, 그의 말대로 일본에는 교회 수도 적고 십자가도 작은 나무막대기로 저가 어릴때 본 것과 흡사했었다. 고다마 목사는 한국에 올 때는 무수히 많은 십자가의 불빛에 가슴이 확 트이고 기분이 너무 좋지만, 일본으로 돌아가면 가슴이 답답하고 영적 눌림이 엄습해 오는 것을 느끼고 심령이 위축된다고 간증했다.

미국엔 교회당이 많지만 특히 남부지역에 침례교회가 더욱 많은데도 역시 나무막대기를 흰색으로 페인트칠한 것을 많이 보았다. 그런데 유럽에는 교회당 꼭대기에 아예 십자가는 없고 장닭의 모양을 만들어 붙여둔 것을 30년 전에 보았다.

그들의 설명은 베드로 사도가 닭울음 소리를 듣고 회개한 것처럼 장닭의 모양은 불신자들에게 회개를 촉구하는 상징이라고 했다. 그 때 저는 유럽교회가 예수의 십자가를 끌어내리고 장닭을 달아놓았으니 십자가 없는 교회의 종말이 곧 가까이 오고 있구나 생각했는데 이미 유럽교회의 쇄약이 너무 빨리 오고 말았다. 십자가의 참뜻을 저버린 세계의 교회들, 특히 한국교회의 내일도 십자가의 참뜻을 져버리지 않을까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이에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이르시되 아무든지 나를 따라오려거든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좇을 것이니라”(16:24)

 

십자가의 길을 가신 이종덕 목사

6.25전쟁이 일어나 정부는 남으로 남으로 부산까지 옮겨가고 공산군은 파죽지세(破竹之勢)로 몰려 내려와 강경까지 쳐들어 왔다. 성도들과 목사들은 피난가면서 이종덕 목사에게 같이 갈 것을 권면했다. 그러나 이종덕 목사는 오히려, “주여, 저에게 감대함을 주시옵소서, 종에게 침례교단 총회장의 책임을 맡기셨사오니 죽음으로서 교단을 지키며 직분을 감당할 수 있는 굳센 믿음을 주옵소서!”라고 간절히 기도했다.

성도들과 교단의 목사들은 이종덕 목사에게 계속해서 같이 피난갈 것을 권면했다. 이에 이종덕 목사님께서는 교단장이 지켜야 할 교단과 교회를 지키지 않고 어디를 갑니까? 죽이고 살리시는 것은 오직 하나님의 장중에 있습니다라고 말씀하시면서, 다른 사람들을 피난시키고 자신은 교회와 교단을 지키셨다.

그는 1884년 공주에서 이새영 씨의 아들로 태어나 한학을 공부했고, 부여 칠산교회 장석천씩로부터 복음을 듣고 기독교인이 되었다. 한일합병 후 원산에서 사역하시던 1914년 원산 대화회에서 제2대 감목(총회장)이 되었으며, 3대 감목이 되고 순교하신 전치규 안사와 함께 전국 순회전도 목사로서 남북, 만주를 순회하면서 복음을 전하였다. 19436월 일제의 본격적인 핍박에 침례교 지도자 32인은 원산 감옥에 투옥되고 교단을 해체되었다. 그때 그는 그의 동료들과 같이 순교하지 못한 것을 늘 후회했다.

그는 해방 후 1946년 교단을 재건했으며, 1950년 미국 남침례교의 나요한 선교사가 내한했을 때에, 남침례교단과 제휴하는데 공헌했다. 6.25전쟁 중에는 피난하지 않고 끝까지 교단을 지키다가 교회당 안에서 공산당원에게 체포되어 논산과 강경 사이에 있는 금강교 밑으로 끌려가 같이 끌려간 이웃 김 집사는 기회를 포착해서 도망시키고(15:13), 목사님은 총살로 순교하여 주님의 품에 안겼다. 최후까지 십자가의 길을 따라 가셨다.

그러나 내게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외에 결코 자랑할 것이 없으니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세상이 나를 대하여 십자가에 못 박히고 내가 또한 세상을 대하여 그러하니라”(6:14)


한명국 목사

BWA전 부총재

예사랑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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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4차 총회, KT·금융결제원과 손잡고 ‘스마트 목회 환경’ 구축
우리교단 114차 총회(총회장 이욥)는 지난 6월 19일 여의도총회빌딩에서 KT(대표 김영섭), 금융결제원(원장 박종석)과 함께 ‘스마트 목회 환경 구축을 위한 3자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을 통해 디지털 기술과 신앙이 결합된 새로운 목회·선교 생태계 조성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이번 협약의 핵심은 전국 3750개 침례교회와 산하 기관을 대상으로 △스마트헌금 키오스크 △침례교 전용 플랫폼 △스마트 카페 복합공간 등을 도입해 디지털 기반의 목회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다. 이는 단순한 편의성을 넘어서, MZ세대와의 소통, 기부 문화의 신뢰성 제고, 친환경 사회 공헌 확대 등 다방면에서 변화를 일으킬 것으로 기대된다. 협약에 따라 각 기관은 다음과 같은 역할을 맡는다. 총회는 교회 및 기관의 스마트 인프라 도입을 위한 행정 지원과 참여 기반을 조성하고, KT는 통신 및 디지털 전환(DX) 기술을 바탕으로 플랫폼 개발과 키오스크 설치, 유지보수를 책임진다. 금융결제원은 결제서비스 및 기부 시스템 연동 등 금융 인프라를 제공해, 신도들이 손쉽게 스마트 환경을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날 협약식에서 이욥 총회장은 “이번 협약은 복음 전파 방식의 혁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