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세요. 여긴 한 집사인데 누구십니까?”
“전화가 잘못 걸렸나? 목소리는 한목사인데...”
“아닙니다. 저는 한명국인데 오늘부터 집사하기로 했습니다!”
“아하하하...사람 놀라게 하네!
“귀하신 윤목사님께서 정월 초하루부터 집사에게 뭘 시킬 일로 전화를 주셨어요?”
“머라카노 니얼라가 치아라야! 갑자기 집사가 뭐꼬?”
“예 머라카노는 일본말같아 머리는 까졌는데, “니얼라가”는 중국말 “니하우마 니지팔루마” 같아 잘 모르겠고 치아라야는 잇빨이 빠졌냐?”
“니 자꾸 이칼래 허 참 니얼라가도 몰라”
“그러시면 어째서까이 라고 물어보시지요”
“어째서이지 까이는 말라꼬 처붙이노?”
“대학교에 입학하니 광주 스피아 여고생이 영문과에 같이 들어왔는데 “어째서까이”라고 말해서 일본말인냐고 물었지요. 이제 그 어째서“까이”를 목사님께 설명해 드리면 아실꺼예요.”
저는 아시아 침례교연맹 부회장 5년을 거쳐 서울교회 선교목사로 세계연맹 부회장 5년, 도합 10년을 작년에 마쳤고 65개국 130여회 외국선교와 국제회의를 다니면서 공항영접에다 국내외의 대접을 잘 받아보니 목사 앞에 점을 찍어 “먹사”가 된것 같고 시근방이 들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회개하고 서울교회 선교목사도 원로목사도 다 내려놓았지요.
한번은 한기총 신년하례회에 늦게 가서 빈자리가 있어 않으려니 부산서부터 친근히 알아온 정장노는 “한 목사님은 저 앞자리에 가서 앉으세요. 여기는 장노들 자린데요”했다. “나도 한번 장노님들과 같이 앉아 장노 좀 합시다”했더니 정장노는 “자앙 노는 것”는 것이 장노인데 목사님은 국내외에 부지런히 일하시니 장노속에 넣어줄수 없다고 했다.
“언젠가 서울지방 목사님들 모임에 안수집사하면 어떠냐고 했더니 한목소리로 한목사님은 시취부터 떨어진다고 했다. 그러면 권사하지 했더니 침례교회에 무슨 권사가 있어요 했다. 우리 모임에서 나도 이제 전도사하면 신수 좋겠다고 했더니 “인도”잘 하는 “정”목사가 세상에 전도사가 목사되지 목사가 전도사 되는 일이 어딧노! 정신있는 소리가!”라고 톡쏘았다.
사실 전도사들을 많이 데리고 사역했는데 제일 팔자 좋은 직분임을 알았기 때문이었다. “목사님 그래서 금년부터 5년간 집사하기로 마음 먹었어요” 했더니 말하는 동안에도 계속 웃더니 집사소리 나오니 더 크게 웃었다.
“일소일소(一笑日少)라고 했으니 웃을때마다 젊어지는데 목사님은 내 얘기를 들으면서 몇 번 웃었느냐?”고 물었더니 모른다고 했다. 40번 이상 웃으셨는데 한번 웃으면 만원으로 40만원 받지만 나도 10번은 웃었으니 깍아서 30만원만 받겠다고 했더니 또 웃었다.
그래 자꾸 웃으면 돈이 올라간다고 했다. 교회에서도 십일조만 내는데 3만원만 내 통장으로 보내주면 선교헌금으로 쓰겠다고 했다.“ 이렇게 지난 4년간 100명 넘게 웃기면서 얘기하고 선교헌금에 동참해 달랬는데 아직까지 아무도 입금하지 않았다.
목사님들이 대접만 잘 받기만하여 점을 앞에 찍어서 “먹사”가 되셨는지 아니면 참말로 저가 집사 노릇 제대로 못해서 점을 뒤로 찍어 “잡사”가 되었는가! 잡사 안될려고 애썼는데...
그런데 이교회 저교회에 이런 모임 저런 모임에서 옛날 개척교회 시절로 돌아가 예사랑교회를 돌보면서 집사의 직분노릇하다 보니 힘들었다. 평생 집사 한번 못했는데 집사님들의 심정을 이해하는데 도움도 되었다.
목사와 성도들을 잘 섬기고 대접하지 않으면 내가 잡사가 되고 그래서 열심히 힘껏 섬기고 대접하면 목사님을 먹사로 만든다니! 그러니 섬기지 않으면 잡사되고 목사님을 너무 잘 섬기면 먹사로 만드니 어쩐담! 장-노는 장노도 제 구실하자면 장 놀아선 안되고 모든 직분엔 말 못할 고충이 있구나!
목사도 먹사가 안되려고 이리 뛰고 저리 뛰며 큰 교회는 큰 교회대로 미자립 개척교회대로 목사, 장노, 집사들이 모두다 제 몫에 십자가 지고 뛰고 있구나!
“인자가 온 것은 섬김을 받으려 함이 아니라 도리어 섬기려 하고 자기 목숨을 많은 사람의 대속물로 주려 함이니라”(마20:28, 막10:45)
어떤 교회에서 부흥회 후 장노님이 회중기도를 했는데 발음이 잘못되었는지 주의 종님이라고 한다는 것이 “종놈”이라고 해서 시끄러웠다고? 장노님이 악감이 있어서가 아니고 부흥사의 가르침에 주의 종에다 경어인 님을 잘못 발음해서라고 변명도 못했다니!
교인들은 쑥떡을 먹여서는 안 되는데 아마도 쑥떡먹고 쑥떡쑥덕 소리가 높았는지? 목사가 장- 노는 장노님이나 유력자 교인의 눈치코치 보는 종인가 직분인가? 그저 시킨 대로 맡겨진 일하고 새경 챙기는 머슴살이라 보는가? 양무리들 돌보는 목양자인가? 주님의 사자요 복음의 사명자이며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는 대언자로 모시고 있는가? 머슴도 보낼 때는 넉넉하게 섭섭지 않게 보내는걸 보았는데 주의 사자에게 님자는 못붙여도 놈자 붙이듯 다시 안 볼 듯이 어째서까이 하지 말아요. 주님의 종이신데 계실 때나 살아계실 때 후회 없이 제발 좀 잘 모셔야지요!
여러 교회를 다니면서 여러 집사들을 보니 겸손과 사랑의 허리띠를 두르고 잡을 집(執) 일사(事)로 앞만 보고 열심히 봉사하는데 또 한편으론 못낫어! 목사의 칭찬이나 관심이 적든지 혹시 인사가 소홀해지면 섭섭증으로 그만 눈동자와 손끝부터 달라지는 잡사로 변하다니! 자기보다 더 겸손하고 충성스런 집사가 나타나 목사와 교인들의 주목을 받을 땐 사촌이 논사면 배가 아픈 정도가 아니라 배꼽까지 빠질 것 같아 보이는지? 과거에 예배당 지을 때나 교회가 어려울때 세운 공로가 무시될 때 왜 아랫배가 천둥을 치는지?
사사건건이 자기가 아니면 안되는 말쟁이보다 더 끈질긴 토주대감같이 “이마가 굳고 목이 곧고 얼굴이 뻔뻔하지 말아야지! 요단강 건너 예수 목수 만날때면 혹시나 망치로 등줄기 두들겨 맞지 않으려면 저부터 먹사 안되도록 조심하고 제정신 똑바로 차려야지! 지난 4년 넘게 집사직분 감당하기가 쉽지 않았지만 집사, 장노, 목사님의 말못할 노고를 들을때마다 정말 존경스레 느껴졌다. 이에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이르시되 누구든지 나를 따라오려거든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를 것이니라 (마16:24)
한명국 목사
BWA전 부총재
예사랑교회 담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