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터미널 케어(Terminal Care)
터미널 케어란 회복의 가능성이 없다고 판정 받은 말기 환자가 겪거나 느끼고 있는 고통, 예를 들면 통증, 호흡곤란, 구토 등을 주로 모르핀을 사용하여 완하시키는 치료법을 말한다. 현대의료는 검사·진단·치료·연명(延命)이라는 4가지 기능을 가지고 있다.
입원한 환자는 수많은 검사를 받고, 그 검사의 결과와 진찰의 결과 종합적인 판단 아래 진단이 내려진다. 그리고 진단에 따라 치료가 이루어진다. 이러한 현대의료는 치유가능한 병인 경우에는 커다란 힘을 발휘한다.
그러나 진행된 암과 같이 현대의료의 첨단기술로도 치료할 수 없는 질병에 걸린 환자에 대해서는 마땅한 치료방법이 마련되어 있지 않다. 다만 시간적인 연명을 하는 일에만 관심을 두고 있는 실정이다.
터미널 케어의 목적은 ‘환자를 고통으로부터 해방시키는 것’으로서 영국에서부터 시작되어 여러 국가에서 시행되고 있다. 1985년에 WHO(세계보건기구)는 「암 통증으로부터의 해방」이라는 책자를 통해서 기본 약품의 명시와 투여 방식에 관하여 다음의 원칙을 밝히고 있다.
A. By mouth : 가급적 경구로 투여한다. 경구 투여가 불가능할 때에는 장내에 투여하며, 그것도 불가능할 때에는 주사 방법을 택한다.
B. By the ladder : 기본 약품의 리스트 가운데 효력이 높은 순으로 약을 선택한다.
C. By the individual : 그 환자에게 맞는 투여량이어야 한다.
D. By the clock : 시간을 정해 규칙적으로 투여한다.
E. Attention to detail : 진정제 부작용의 확실한 방지와 환자의 심리상태에 대한 배려, 특히 이 두 가지에 주의를 기울인다.
터미널케어가 지향하는 것은 단지 연명을 도모하는 것뿐만 아니라 환자의 고통을 완화하여 인간다운 삶을 누릴 수 있게 돕는 일이다. 터미널케어의 대상이 되는 대표적인 병은 말기 암이다. 말기 암 환자는 통증을 비롯하여 변비·구역질·전신권태감·불면 등 많은 고통을 경험한다. 터미널케어의 첫째 목적은 이와 같이 신체적으로 불쾌한 증상을 여러 가지 방법을 동원하여 완화하는 일이다.
그리고 환자를 정신적으로 도와주는 일도 터미널케어의 중요한 목적이다.
불안이나 두려움을 갖는 환자에게는 충분한 시간을 들여서 그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그 불안과 두려움에 대하여 이해성 있는 태도를 가짐으로써, 비로소 환자를 정신적으로 뒷받침해 나갈 수 있는 것이다.
현대 의료기술의 발달은 눈부신 발전을 통해서 인간의 생명을 연장시키고 있지만, 치료의 가능성이 전혀 기대되지 않는 환자의 경우에 환자는 기계장치에 의존하게 되고, 의료진의 관심은 그들은 최신 의료기구에 대한 임상실험의 대상으로 사용하게 되는 상황이다.
즉 환자의 생명을 연장시킬지는 모르지만, 환자의 인간성 자체가 심각한 도전을 받고 있는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다.
따라서 기독교적 입장에서 터미널 케어가 완전한 대안이라고는 볼 수 없으나, 환자에 대한 비인격적인 처우를 고려할 때 인간성 존중의 입장에서 심각하게 고려할 만한 대안임에는 틀림없다.
김종걸 교수
침신대 신학과(종교철학)
도서관장
한사랑교회 협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