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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뎀나무 아래서 -8

배경이 되는 사람들

구약성경에 보면, “눈의 아들 여호수아”(1:1)와 같은 식으로 어떤 사람을 소개할 때 그 부모를 함께 소개하는 것을 보게 됩니다. 좀 심하면 에브라임 산지 라마다임소빔에 에브라임 사람 엘가나라 하는 사람이 있었으니 그는 여로함의 아들이요 엘리후의 손자요 도우의 증손이요 숩의 현손이더라”(삼상1:1)라는 말씀처럼 할아버지의 할아버지까지 집안 내력을 다 소개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제가 믿기는 성경은 어느 한 부분도 의미 없이 기록된 것이 없기 때문에 이렇게 사람을 소개하는 것에도 다 특별한 의미가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가장 쉽게 생각할 수 있는 것은 이스라엘에는 하도 같은 이름들이 많다보니까 그 부모와 할아버지까지 내력을 소개함으로 구분했을 수도 있겠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어떤 경우에는 아버지 할아버지까지 같은 이름이 많았기 때문에 상당히 혼란스러웠겠다는 생각은 듭니다. 그런데 구약을 보다보면 저도 모르게 어떤 사람에 대한 인상과 기대가 그 부모가 누구인가에 어느 정도 기인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부모가 훌륭한 사람이면 그 자녀도 어느 정도는 훌륭한 삶을 살 것이라는 기대를 하게 되고, 그 부모가 하나님 보시기에 악을 행했다고 하면 그 자녀의 삶도 그렇게 흘러가기가 쉬울 것이라고 예상을 하는 것입니다. 그러다가 그 부모의 악함에도 불구하고 그 아들이 죄악을 떨치고 일어나서 회개와 개력으로 상황을 바꿔버리면 그 반전에 쾌감을 느끼기도 하고, 반대로 선하고 충성스러운 부모에게서 죄악덩어리 아들이 나와서 하나님을 반역하고 우상숭배하고 그러면 그 안타까움이 배가 되더라는 것입니다.


이렇게 어떤 사람에게든 그 사람의 부모, 나아가서는 그 가정이 그 사람을 우선 판단하게 되는 선입견을 제공합니다. 그래서 어떤 사람이 잘 알려진 누구의 자식이라고 하면 그 부모의 평가에 따라서 기본점수를 주고 시작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부모가 좀 알려지고 존경받는 위치에 있을 경우 적극적으로 자신이 누구의 자식임을 드러내려고 합니다. 반대로 그 부모가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적이 있거나 호불호가 많은 분일 경우에는 철저하게 배경을 가리려고 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현실이 적지 않은 부담이 되기는 하지만 긍정적인 배경은 전수받음으로 내 인생의 좋은 바탕으로 삼고, 부정적인 배경은 최선의 삶으로 역전하고 만회해 나가서 결국 바꾸면 됩니다. 부모는 부모의 인생을 산 것이고 자녀는 자기 인생을 또 따로 살아가는 것이기 때문에 누구의 자식이라는 호칭은 시간이 지나면 대부분은 누구의 부모로 대체되고 맙니다. 유명무실하던 부모의 삶이 자녀들의 고군분투로 영광을 얻는 경우가 분명히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아무리 그렇게 부모에게 자랑스러운 자녀가 되었다고 하더라도 부모의 은혜를 상쇄시키는 보은이라는 것은 있을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부모가 베푸는 사랑과 관심의 은혜는 계산이 들어있지 않고 한도가 정해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지금도 인생의 장에서 무엇인가를 이루어 내고 있는 대부분 사람들은 그 부모의 간절한 기도의 배경을 가지고 있습니다.


삼형제 중 막내가 목사의 삶을 시작한 이후로, 물론 그 전부터라 믿어지지만, 부모님의 기도 시간에 제 이름 석자가 빠지지 않았고, 말년에 기억이 가물가물하셨던 할머니도 막내 손자의 기도를 쉬 빼먹지 않으셨습니다. 할머니의 기도의 큰 울타리 안에 부모님의 끊임없는 중보가 이어져왔고, 지금은 아내와 딸들의 강력한 중보가 제 든든한 배경이 되고 있습니다. 될 수 있는 것보다 더 잘되고, 갈 수 있는 것보다 더 멀리 올 수 있었던 비결이 다 거기에 있었던 것입니다.

어떤 고아 출신의 자수성가한 분은 나는 고아였기 때문에 더 큰 관심과 사랑을 이웃과 사회로부터 받았다. 훌륭한 부모님 아래서 성장한 자녀 중에도 나만큼 성공한 사람이 별로 없는데, 고아인 내가 이만큼 성공한 것은 그 만큼 더 많이 은혜를 입었다는 증거다라는 고백을 했습니다.

성도의 가장 확실하고 강력한 배경은 전능하신 하나님이십니다. 그 하나님께서 우리 인생에 부모와 가정과 교회와 이웃 같은 다양한 주님의 손길을 사용하셔서 우리의 배경이 되어주시고 계십니다. 이 든든한 배경이 보이십니까?

/배동훈 목사 육본교회 신우담당 사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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