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완화돌봄의 실제적 방안 제안
1) 개인적 접근방안
완화돌봄은 당사자와 그 가족 모두에게 질적으로 매우 좋은 나눔과 작별의 기회를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완화돌봄에서 목회자는 ‘회고방법’‘추억상자’(memory box)와 ‘화풀이벽’(anger wall), ‘미래편지쓰기’등의 방법을 사용하여 환자와 그 가족들의 슬픔과 분노 및 마음의 부담을 해결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
회고 방법은 공식, 비공식적인 방법을 통한 인생의 회고(Life Review)로서 환자와 함께 환자 자신의 삶을 회고해보는 것은 그 환자로 하여금 삶의 의미와 그 속에 담겨있는 영적인 축복과 의미를 새롭게 발견하는 기회가 된다. 첫번째 공식적 방법은 환자로 하여금 사진이나 일기, 개인 기록 등을 통해 기억할 수 있는 대로 1~5년 단위로 주요 사건들과 그 사건들에 대한 본인의 느낌 평가 등을 기록하게 하고 그것들을 환자자신의 관점으로 크게 정리하게 한다. (예: 황금기, 새싹기, 등등.)
두 번째 공식적 방법은 사진들이나 기타 구술하고 그것을 녹음하여 목회자가 활자로 정리하여 환자자신으로 하여금 재구성하게 한 후 의미의 재부여한다. 비공식적 방법으로는 오래된 사진이나 개인소장품, 혹은 방안에 있는 물건들에 대해 이야기하도록 하고 그에 대해 목회자가 반응하는 방법으로 진행. 이를 통해 환자는 자신의 과거 삶에 대한 새로운 관점이나 자아수용을 얻을 수 있다.
‘추억상자(만들기)’는 임종이 가까워오는 환자가 장래에 자녀들에게 아주 소중할 것이라 여겨지는 물건들이나 영상이나 음성 또는 필기 기록들을 남겨놓기 위해 만드는 조그만 서랍들이다. 몇 개의 서랍으로 이루어진 조그마한 서류함 등이 사용될 수 있다. 추억상자에는 또한 환자가 좋아했던 음식이나 취미생활기록, 기념품이나 가족들에게 남겨주고 싶은 환자의 소중한 개인 소장품 역시 포함될 수 있다.
환자에게 있어서 추억상자를 만드는 일은 매우 고통스러운 과정임은 틀림없다. 하지만 추억상자 만들기는 환자로 하여금 함께 할 수 없는 사랑하는 이들과의 미래를 현재 준비함으로 마음의 짐이나 안타까움을 약간이나마 해소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한편 환자의 가족에게도 후일에 환자를 추억하며 마음속에서 환자와의 관계를 지속해나가게 만들어 슬픔을 극복하는데 도움을 준다.
‘화풀이 벽’은 환자나 그 가족들의 완화돌봄의 과정을 거치면서 원인을 알 수 없는 또는 언어로 표현할 수 없는 분노나 짜증의 해결에 도움을 주는 방법이다. 적절한 크기의 화이트 보드에 분노의 대상을 그리거나 써 놓고 그곳으로 점토를 던지면서 내면의 분노를 표출하는 방법이다.
‘미래편지쓰기’는 환자가 자신이 함께 하기를 원했던 가족들의 미래사, 예를 들면, 자녀들의 결혼식, 학교 졸업식, 특별한 결혼기념일 등을 위해 미리 손 편지나 영상 또는 음성녹음의 편지를 작성하여 특정한 날에 그것을 열어보도록 함으로 환자로 하여금 슬픔이나 미안함 등의 감정을 완화시키는 것이다.
사실 부치거나 부치지 않거나, 미안함, 고마움, 사랑함, 등을 표현하는 편지를 쓰는 일은 환자와 그 가족 모두에게 정서적을 도움을 준다.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큰 환자의 경우는 본인이 바라는 바람직한 죽음(예를 들어, 어떤 상황에서, 누가 있는 가운데, 마무리 지어야 할 일, 등등이 포함된)을 써보게 한 후, 이를 통하여 바람직한 죽음에 꼭 필요한 요소들과 비본질적인 요소들을 함께 의논함으로 죽음에 대한 막연한 공포와 두려움을 경감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
이 밖에도 기도를 통하여 임종을 준비하는 방법이나 명상이나 미술 음악 요법을 통한 긴장, 두려움의 이완: 미리 준비된 이미지(그림, 사진 등)을 이용한 상상과 명상. 미술이나 음악 요법을 통하여 환자자신의 사후에 관한 그림 그리게 하거나, 자신의 고통을 그리게 하거나, 환자의 안정과 평안과 의미의 재구성에 도움이 되는 복음성가나 찬송가 선택된 음악을 듣게 한다.
2) 공동체적 접근방안
완화돌봄에서 의료적인 접근 만큼이나 중요한 영역은 영적인 영역이라 할 수 있다. 삶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사실을 인지하는 순간부터 사람들은 죽음과 살아온 삶을 포함한 자신의 삶의 의미와 미래를 생각하게 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완화돌봄을 기관이나 가족 구성원 또는 목회자와의 대면적 혹은 일대 일 관계의 돌봄으로만 제한하는 것은 전통적인 돌봄 방법이라 하겠다.
또 다른 돌봄 접근방법으로는 공동체적 접근방안을 들 수 있다. 완화돌봄에서 가족, 친구, 이웃, 교회 등으로부터 제공되는 비공식적인 조력은 말기환자들의 삶의 질과 상태에 매우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시한부 삶을 사는 환자들의 대부분은 자신들에게 닥친 신체적 어려움으로 인해 자발적이든 아니든 종종 자신들이 이전에 속해있던 신앙공동체로부터 소외되어 있다는 느낌을 갖는다. (뇌졸증을 앓게 된 환자가 자신의 현재모습이 창피하여 집안에만 있으려는 경우나 항암치료를 받는 환자의 경우 너무 체력적으로 힘들어 부득이하게 교회에 참석하지 못하는 등의 경우)
많은 교회들이 소속 환자들을 중보하기 위해 소식을 전하고 영적 정서적 지원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실제적인 도움을 주기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교회의 노력은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는 한국의 현실에서는 더욱 많이 요구될 것이기에 교회들은 이를 위한 준비를 해야 한다.
첫 번째 공동체적 돌봄 방안은 앞서 제시한 자조집단을 통한 돌봄이다. 이 방법은 환자와 그 가족들이 각각의 고유한 신체적 가족적 상황이 있지만 회복될 수 없는 시한부 상태이며 임종이 멀지 않았다는 공통점이 있기에 상호 돌봄을 위한 집단을 형성하고 서로를 돌볼 수 있다.
또 다른 공동체적 돌봄 방안은 회중적 접근방안이다. 즉 교회에서 쉽게 실행할 수 있는 돌봄방안들이 여기에 속한다. 우선 교회는 목회자가 회중에게 환자에 관한 정보를 제공함으로 회중들의 해당 환자에 대해 관심을 갖게 하도록 하여야 한다.
양병모 교수 / 침신대 목회상담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