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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뎀나무 아래서 –9

치매이야기

요즘 적지 않은 가정들의 고민 목록에가족의 치매가 있습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치매는 부모님 세대에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 치매(dementia)라는 말은 라틴어에서 유래된 말로 정신이 없어지는 것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고, 선천적인 뇌기능 손상에 의한 정신지체와는 달리, 치매는 정상적으로 생활해오던 사람이 다양한 원인으로 인해 뇌기능이 손상되면서 이전에 비해 인지 기능이 지속적이고 전반적으로 저하되고 일상생활에 상당한 지장이 나타나고 있는 상태를 말합니다.


많은 분들이 아는 바와 같이 과거에는 치매를 망령, 노망이라고 부르면서 노인이면 당연히 겪게 되는 노화현상이라고 생각했지만, 최근 많은 연구를 통해 분명한 뇌질환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사회복지 용어사전 부분인용). 그런데 이런 과학적이고 의학적인 접근과 해석 말고 실제로 경험하고 있는 치매의 양상은 그냥 남의 일처럼 보고 생각할 수준은 아닙니다. 극심한 고통을 경험하다가 간병하던 배우자가 자녀들에게 더 이상 부담을 주지 않으려고 동반자살을 하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일부에서는 치매노인을 전혀 낯선 곳에 버리고 가는 실태도 매스컴을 통해 여러 번 조명되기도 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예수님이라면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셨을지 궁금합니다. 상상할 수 없는 고통과 부담 가운데 매일 매일을 지나고 있는 치매가정의 문제를 과연 교회는 어떻게 하나님이 마음으로 접근할 수 있을지 정말 궁금합니다. 개인적인 경험으로 할머니께서 말년에 잠시 치매증세가 있으셨던 것으로 기억이 납니다. 당시만 해도 제가 함께 살고 있지 않았기 때문에 집에서 부모님이 겪고 있을 어려움에 대해서 상식적인 수준 이상의 느낌을 가지지 못했습니다.


그러던 할머니께서 벌써 십수년전 돌아가셨습니다. 그리고는 치매에 대한 특별한 생각 없이 수년을 지내왔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어머니께서 오랜 침례교진흥원 생활을 정년으로 마치시고, 이런 저런 학교와 단체에서 음악 강사로 활동하시다가 이제 연세가 높아지셔서 모든 활동을 접으시고 휴식기에 들어가실 즈음, 그 총명하고 다정다감하시고 유능하신 어머니에게서 이상한 행동이 나타나시기 시작했습니다.


계속 반복해서 질문 하시고, 자꾸만 계신 집이 당신 집이 아니라고 하시고, 물건을 어디두시고 못찾는 일이 생겨났습니다. 하지만 가족들은 좀 이상하고 불편하지만 연세가 있으시기 그럴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그게 치매의 시작이었던 것 같습니다. 이미 수년의 시간이 지난 지금은 다행히도 소위 말하는 착한 치매를 앓고 계시기는 하지만 분명히 치매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치매는 가까운 시간부터 점점 기억을 지워나가고 있습니다. 얘기해보면 지금 한 20년 쯤 기억이 부분부분 지워진 것 같습니다. 그 기억에는 당신의 셋째 아들의 기억도 있을텐데, 문제는 그 20년을 군생활하느라 함께 있지 못한 시간인지라 거의 대부분의 기억이 없으십니다.


지금 뵈면 처음 뵐 때는 초면으로 생각하시고, 한 두어 시간쯤 지나면 누군진 확실하진 않지만 굉장히 관계가 있는 사람 정도로 생각하시고, 대여섯 시간쯤 지나면 이게 아들인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어이가 없었지만 이제는 좀 그러려니 합니다. 그래서 이 치매 걸린 그리스도인에 대한 하나님의 계획은 무엇인지 궁금했습니다. 이 세상에 아무 의미 없는 존재는 없다고 믿기 때문에 과연 하나님은 무슨 말씀을 하실지 정말 궁금했습니다. 물론 지금도 분명하게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어렴풋이 깨달아가는 것은 치매 걸린자를 통해 그 주변인을 훈련시키고 묵상하게 만드신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나님께서 이 문제를 통해서도 저를 계속해서 가르치고 계신 것 같습니다. 우리 하나님께서는 어느 것 하나 의미 없이 허락하지 않으신다고 믿기 때문에 어머님의 치매를 통해서도 하나님의 계획대로 배우고 깨닫기를 원하는 것입니다. 아마 자신의 삶의 자리에 예상하지 못했던 일들이 툭 던져질 때, 적잖이 당황하게 되겠지만, 그것을 통해서 말씀하시는 하나님의 음성을 들을 수만 있다면, 범사를 통해 하나님의 마음과 섭리를 깨닫게 될 줄로 믿습니다.

배동훈 목사 / 육본교회 신우담당 사역, 육군 대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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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의의 사랑인 십자가 사랑을 나타내는 교단 되자”
114차 교단 정기총회가 지난 9월 9~11일 강원도 정선 하이원리조트에서 1495명의 대의원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생육하고 번성하라”란 주제로 진행된 이번 정기총회는 개회예배를 시작으로 2박 3일의 주요 안건을 다뤘다. 개회예배는 113차 총회 전도부장 최성일 목사(주신)의 사회로 침례교강원도목회자협의회 회장 김오성 목사(문막)가 기도하고 총회 공보부장 편용범 목사(대리)가 성경을 봉독하고 하유정 집사(춘천한마음)가 특송하고 직전 총회장 김인환 목사(함께하는)가 “공의의 사랑”(갈 2:19~20)이란 제목으로 말씀을 전했다. 김인환 목사는 설교를 통해, “혼란의 시대를 살아가며 하나님의 공의가 우리에게는 무엇보다 필요한 시점”이라며 “공의의 사랑은 바로 십자가의 사랑임을 우리는 기억하며 교단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이 자리에 함께 한 우리 모두가 성령님이 우리를 주도하시고 풀어가시는 은혜를 경험하는 시간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찬송가 315장을 찬양하고 71대 총회장을 역임한 유영식 목사(동대구)의 축도로 개회예배를 마쳤다. 예배 후 환영 및 축하의 시간은 총회 군경부장 고보람 목사(새울림)의 사회로 총회장 직무대행·1부총회장 직무대행 총무 김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