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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명국 목사의 회상록>

싸구려 그림으로 봤는데…

호리라고 하는 영국 사람이 자기 집의 벽에 늘 걸려 있던 유화(油畵) 한 장을 떼내서 먼지와 더러움을 씻어 달라고 그림 가게에 보냈다. 그 그림은 조상 때부터 전해 내려오던 벽의 장식품이었다.

그림 가게에서는 그 그림을 받아서 먼지를 깨끗이 닦아내면서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것은 바로 토마스 개인스버그(Thomas Gainsburg)라는 영국의 18세기 미술가가 그린 유명한 그림인 푸른 소년”(Blue Boy)의 원판임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선조때부터 의미 없이 벽에 걸쳐 있던 그림 한 장이 100만불 짜리의 값있는 것임을 연락받은 호리는 얼마나 놀랐겠는가! 상상 못한 놀라운 축복의 소식에 그가 얼마나 기뻐했겠는지 오늘 우리도 상상하고도 남는다. 하나님은 당신이 천하고 혐오스런 싸구려로 보아 넘긴 십자가의 나사렛 목수, 그런데 십자가상의 그 예수가 그리스도와 생명의 구주되심을 발견하고 얼마나 놀랐는가? 우리 인생이 싸구려 인생이 아니라 한 없이 고귀하고 천하보다 더 귀한 것을 예수 안에서 발견했다면 우리의 태도는 어떤 반응을 보여야 할까?


우리는 그분을 존귀하게 모시고 자랑하며 증거해야 하지 않을까? 우리의 영혼이 천하보다 귀하다면 다른 사람의 영혼에 대해서 우리는 어떻게 복음을 증거해야 할까? 벽에 걸어둔 그림처럼 보고만 있을 우리의 장식품이 아니라 그분이 흘린 십자가의 보혈로 죄사함 받고 구원의 새 생명을 얻었고 병고침과 사단의 그늘에서 해방과 안식 및 성령의 부어주심으로 참 평안의 기쁨을 어떻게 보여줘야 할까? 원수 마귀의 생명 노략질을 막고 저주와 심판으로 멸망의 지옥으로 끌려가는 저들을 살려내는 일이 100만불이 아니라 천하보다 고귀한 사명이 아닌가!


초등학교 4학년, 10세쯤 되었을 때까지 공부에 취미를 못 붙이고 있었다. 여름에는 수영과 다이빙, 해삼과 전복, 우럭 잡이, 봄과 가을에는 산에 올라 과일, 산열매로 뽈두, 딸기, 머루, 다래, 마구막 등을 따기로, 겨울에는 스키를 타느라 공부를 멀리해서 1학년 통지표는 2등이었는데, 그것은 꼴찌에서 2등을 한 것이었다. 그래도 공부는 안하고 만화책에 정신이 팔려 있었다. 하루는 전근술 사촌이 만화책을 갖다 주었다. 그전에 공자와 석가모니의 만화책을 잘 받아 읽었는데 이번의 제목이 예수 그리스도였다.


나는 엄마 따라 절에 나가는 불자인데 만화책이니깐 상관없이 재미있게 보았다. 그런데 이 예수님께서 그렇게 좋은 말씀도 하시고, 병자도 고쳐주시고, 귀신도 쫓아내시고, 음식도 먹여주시고, 심지어 죽은 사람까지도 살려내신 죄 없고 선한 예수님께서 왜 십자가에 달려 죽으셨는가?

십자가에 달려 고개를 떨어뜨리고 피를 흘리며 죽은 그 그림이 너무도 애처롭고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로 여겨졌다. 그때를 생각해 보면, 나의 마음과 영혼 깊숙이 십자가 보혈의 신비로운 인침으로 다가왔음을 느겼든 것이다. 지금도 그 모습이 가끔 선명하게 떠오른다. 아마도 십자가의 은총이 나의 영혼 깊숙이 닿았던 것이었다.


신앙생활 65, 목회 52년을 돌아보니 어느 하나라도 십자가의 은혜가 아닌 것이 없었다.

예수님의 십자가 고통을 묵상하며 그 은혜에 보답하는 길은 바로 복음전도임을 깨닫고 지금껏 힘썼거니와 여생은 더욱 짧은 석양 빛에 최선을 다짐해 본다. “친히 나무에 달려 그 몸으로 우리 죄를 담당하셨으니 이는 우리로 죄에 대하여 죽고 의에 대하여 살게 하려 하심이라 그가 채찍에 맞음으로 너희는 나음을 얻었나니”(벧전2:24)

우리 주 예수님의 십자가와 고통을 묵상해 본다. 십자가형은 인간이 구상한 가장 무서운 방법이었다. 그것은 페니카아인들이 아니면 카르타고 인들이 만든 것이라고 한다. 로마법은 로마 사람들에게만은 이 형법을 금지시켰다. 그러므로 로마 시민권을 가진 바울은 목베임을 당했다. 로마인의 속국민이었던 예수님은 십자가형을 당했다.


복음서들은 그 무시무시한 내용들을 다 기록하고 있지를 않다. 성경을 보면 예수님은 벗김을 당하고 매질을 당했다. 얼굴에 침뱉음으로 곤혹과 주먹으로 맞고 39대의 채찍으로 전신은 피로 얼룩졌다. 맨발로 십자가를 지고 골고다 언덕길에 여러 번 십자가에 짙눌려 쓰러지셨다. 로마 병사들은 제비뽑아 옷을 벗기고 땅바닥의 구멍에 십자가가 꼿꼿하게 바로 세워지게 되었다.

십자가 형틀은 땅 위에 놓였고 예수님은 눕혀졌다. 그들은 그를 힘없게 만들기 위하여 그의 팔과 다리를 뒤틀어 버렸다. 그의 팔은 나무 위에 펼쳐지게 되고 큰못을 박았다. 그리고 그 가로 막대기는 바른 나무에 매어지게 되었다. 예수님의 발은 땅 위에서 약 2자 가량 떨어지게 매어달리게 되고 발은 못으로 박아서 나무에 꽂게 했다. 그는 그곳에서 6시간 동안 달려있게 되었고 그의 몸이 축 늘어졌었기 때문에 그의 갈비뼈를 셀 수가 있었다.


몸이 조금만 움직여져도 손과 발의 째진 틀이 찢어지게 되었다. 그의 상체가 눌리기 때문에 죄는 몹시 지독한 고통을 일으키면서 하복부에 모여지게 되었다. 햇빛은 마치 흡혈귀와 같이 그의 몸의 액체를 빨아내고 있었다. 그의 혀는 갈라지고 메말랐기에 예수는 내가 목마르다라고 말씀했다. 그의 입은 모래와 같이 마르고 그의 혀는 풍풍 부어올랐다.


성대는 타는 듯하여 그의 목소리는 찢어진 것 같았다. 열은 극도로 올라서 심한 두통을 일으켰고 그의 생명을 불태우고 있었다. 그의 관절은 고통으로 일그러졌고 모든 신경은 고통으로 얽매어 졌다. 서서히 그의 몸은 굳어져갔고 그의 힘은 빠져 나갔다. 그리고 그의 육체적 고통 이상으로 그의 생각의 고통과 영적인 고통이 쌓이게 되었으리라!

예수의 십자가의 고통과 울부짖은 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니의 소리가 골고다 동산에 메아리 친 것 같이 오늘 나의 귓전을 크게 울린다. 죄인인 나를 위해 전 인류를 위한 십자가의 지극한 사랑을 온 세상에 증거하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다. “십자가의 도가 멸망하는 자들에게는 미련한 것이요 구원을 받는 우리에게는 하나님의 능력이라”(고전1:18)

저물매 사람들이 귀신 들린 자를 많이 데리고 예수께 오거늘 예수께서 말씀으로 귀신들을 쫓아 내시고 병든 자들을 다 고치시니 이는 선지자 이사야를 통하여 하신 말씀에 우리의 연약한 것을 친히 담당하시고 병을 짊어지셨도다함을 이루려 하심이더라”(8:16~17)

/ 한명국 목사 BWA전 부총재 예사랑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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