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으로 에녹은 죽음을 보지 않고 옮겨졌으니 하나님이 그를 옮기심으로 다시 보이지 아니하였느니라. 그는 옮겨지기 전에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자라 하는 증거를 받았느니라. ”(히 11:5)
성경에는 하나님을 기쁘시게 한 인물들이 많이 나옵니다. 그러나 그 중에서 유독 에녹만은 우리가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유념해 볼 필요가 있는 인물입니다. 그 이유는, 하나님이 그 만은 특별히 죽음을 보지 않고 천국으로 데려갔기 때문입니다. 그것도 그 때 당시 평균수명의 절반도 살지 않은 상태에서 더 좋은 곳으로 빨리 데리고 갔기 때문입니다.
그 이유를 성경에서 찾는다면 하나님은 창세기 5:24절에 이렇게 에녹에 대해서 기록해 놓으셨습니다. “에녹이 하나님과 동행하더니 하나님이 그를 데려가시므로”라고 하셨습니다.
‘하나님과의 동행!’이 동행이 얼마나 중요하기에 세상의 상식과 지식을 초월한, 그것도 모든 사람들이 통과하는 죽음을 보지 않고 옮길 정도로 하나님께서 큰 은혜를 베푸신 것일까요?
2012년 3월, 저희 집에 큰아들이 어느 날 아무런 한마디 예고도 없이 “아버지, 저 장가가고 싶습니다.”라고 마음을 털어 놓은 적이 있습니다. 그때 저는 너무나 예견치 못한 고백을 들었기에 갑자기 정신이 어리벙벙해진 상태에서 마음을 가다듬고 배우자 될 사람에 대하여 당연한 첫 질문을 던졌습니다.
“신앙생활은 하겠지?” 그러나 들려오는 답변은 저의 귀를 의심하리만큼 충격적인 답변이었습니다. 결혼하고 싶은 대상이 불신자라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그 소리를 듣는 순간 또다시 정신이 멍한 상태에서 어이가 없다는 심정으로 속으로 혼자 말하기를‘얘가 도대체 왜 이러나? 주위에 믿는 자가 없어서 불신자랑 결혼을 한단 말인가? 그것도 더군다나 목회자 가정에, 그리고 신학교 나와서 주의 종의 길을 가겠다는 녀석이 전도에 아무리 불탄다(?) 손 치더라도 이건 해도 너무하는 것이 아닌가?’하는 마음으로 머리를 숙이고 앞에 앉아있는 아들을 멍하니 보고만 있었습니다.
조건을 걸었습니다. 예수님을 믿고, 성령으로 거듭나야지만 결혼 할 수 있다는 전제조건하에 본격적으로 성경공부에 들어갔습니다. 그 후 얼마 후에 모든 조건은 갖춰졌고, 그 해 10월 3일 결혼식을 올렸습니다.
그 후 저희가정에 예쁜 큰 딸 아이가 하나 생긴 것입니다. 이 아이가 우리가족이 된 것에 대해 저와 저희 식구들은 모두 기뻤고 또한 너무 행복했습니다. 어느 날 저는 며느리의 목소리가 듣고 싶어 전화를 걸었습니다. 그때 응답대기 중에 들려오는 음악이 세상노래가 흘러나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그 아이에게 기독교 음악으로 바꾸기를 권면했더니 얼마 후에 ‘마라나타 주 예수여 어서 오시옵소서’라는 대단히 수준 있는 음악으로 교체해서 마음이 뿌듯했습니다.
그리고 어느 수요일 저녁예배를 드리는 날이었습니다. 며늘아기가 찢어진 청바지를 입고 예배를 드리러 나타났는데 군데군데 속살이 보이는 것이 민망스럽기가 그지없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또 권면하기를 “하나님 믿는 사람들은 이런 세속적인 옷 입으면 안 된다”라고 했습니다. 이런 저의 얘기 한마디에 그 아이는 지금까지 단 한 번도 그런 옷을 입은 적이 없습니다.
봄이 찾아왔습니다. 여자들이 입는 옷의 스타일이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노출의 계절이 온 것입니다. 저희며느리에게도 동일한 봄이 왔는지 어느 날 허벅지 살이 엄청 드러나는 미니스커트를 입고 교회에 나타난 것입니다. 저는 떨려서 차마 얘기를 못하고 제 아내에게 부탁했습니다. “여보! 낯 뜨거워서 못 보겠소. 치마 좀 내려 입으라고 좀 하시오.” 시어머니를 통해 주의를 들은 이 아이는 지금까지 몸단장을 바르게 하며 신앙생활까지 아주 예쁘게 잘하고 있습니다.
동행은 몸이 같이 있다고 해서 동행하는 것은 아닙니다.
마음과 뜻과 생각 그리고 가치관 등 모든 것이 함께 하나가 될 때 동행이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선지자 아모스는 아모스 3장 3절에 동행을 정의하기를, “두 사람이 뜻이 같지 않은데 어찌 동행하겠으며”라고 말했습니다. 맞습니다. 우리 또한 예수님을 믿어 하나님의 자녀가 되었으면, 하나님의 입에서 나온 한 말씀, 한 말씀대로 힘 있게 자신들을 고쳐 가면서 하나님을 흐뭇하게 해드릴 때 하나님이 기뻐하시고, 더 나아가서 하나님과 우리 관계는 더욱더 친밀한 사랑의 관계로 깊어지게 되는 것입니다.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것 중에 최고의 것은 순종입니다. 이 순종하는 삶 안에 하나님의 뜨거운 사랑이 있고, 하나님의 엄청난 축복이 있는 것입니다. 우리도 에녹처럼 하나님과 동행하기 위해서 ‘내가 아무리 좋아도 하나님의 뜻이 아니면 하지 말고, 내가 아무리 싫어도 하나님의 뜻이면 할 줄 아는 자기 부인의 삶’을 살아갑시다. 더 나아가서‘하나님을 최고로, 1등으로 기쁘시게 해드리겠다.’는 마음으로 삶을 살아갑시다.
/ 정길조 목사 천안참사랑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