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해 전 우리 교회를 떠난 성도가 만나고 싶다하여 반가운 마음에 약속시간을 정했다.
남편이 다니는 직장에서 연말정산에 필요하니 300만원짜리 헌금영수증을 끊어달라는 것이다. 자기 시부모님 집에서 시골 교회가 시작됐다는 자랑은 하는데 지금은 신앙생활을 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의 멋있는 외모나 넉넉한 가정형편이나 부모님의 헌신적 신앙적 배경이 지금 그의 입에서 나오는 삶과는 거리가 먼데도 너무나 천연덕스럽게 말하는 것이 참으로 이상하기만 했다.
요즘은 국세청에서 모든 것을 전산으로 처리하기에 거짓말을 할 수도 없고 목사가 그런 일에 개입하면 어떻게 지도력을 발휘하겠느냐고 정중하게 거절하니 크게 실망하면서 돌아갔다.
연말정산이란 1년 동안 근로 소득세를 연말에 따져 많이 낸 세금은 돌려주고 적게 낸 세금은 더 내도록 하는 것인데 탈세(脫稅)는 부당한 것이지만 절세(絶世)는 모르는 것이 바보다.
맞벌이 부부라면 급여가 작은 쪽에서 신용 카드를 발급받아 집중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소득 공제 효과가 높고, 소득공제를 받는 금융상품 한 개쯤은 들어두고, 영수증을 모아두면 의료비 교육비를 돌려받을 수 있다.
바리새인들이 “가이사에게 세금을 바치는 것이 옳은가 그른가?” 물을 때 주님은 동전하나를 갖고 오라 하시고 그 동전에 새겨진 형상이 누구냐 반문하시면서 “가이사의 것은 가이사에게 하나님의 것은 하나님에게 바치라”하셨다.(눅20:19~26)
헌금은 하나님 앞에서 드리는 것이고 축복은 심는 대로 받는 것이니 담임목사가 관심갖는 것은 괜한 편견이 생길 수 있어 가급적 외면하는 편인데 몇 년동안 단 한푼도 헌금한 기록이 없는 성도가 있다는 소식을 듣고 큰 충격을 받았다.
주님은 헌금함을 지켜 보시다가 “내가 참으로 너희에게 말하노니 이 가난한 과부가 다른 모든 사람보다 많이 넣었도다 저들은 그 풍족한 중에서 헌금을 넣었거니와 이 과부는 그 가난한 중에서 자기가 가지고 있는 생활비 전부를 넣었느니라”(눅21:3~4)
교인 중에 심각한 문제는 “하나님의 것”이 있는 줄을 전혀 모르고 있다는 것이다.
김용혁 목사 / 대전노은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