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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효빈 목회

열 살 때부터 선친의 손을 잡고 목회현장을 따라 다녔다. 그 시절에는 다 그렇지는 않았지만 목회가 곧 절대가난의 대명사였다. 선친과 단 둘이서 가족을 떠나 가난한 시골교회를 섬기면서 목회란 이렇게 희생하는 삶을 사는 구나라고 생각하며 자랐다.

그래서 신학교를 졸업하고 목회현장에 나와서도 목회는 그렇게 하는 것이라 여겼다. 필자의 선친이 대단한 학자였다는 것에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없을 줄 안다. 그분은 일생 기도와 묵상 그리고 성경연구와 설교준비 노동이 삶이었다. 나의 어린 시절에 가장 기억에 남는 일들은 매주 주말만 되면 볏짚으로 이엉을 엮어서 마을에 수 년동안 지붕을 덮지 못해서 썩어 무너져 가는 과부와 가난한 사람들의 초가지붕을 이어주는 것이었다.


그래서 나는 아직도 이엉을 엮고 용마름을 만드는 것을 할 줄 안다. 그리고 농촌에서 땅 한 평 없이 살아가는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수동식 목장갑 기계를 사다가 사택 뒤 공간에 설치하고 그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또 주말이 되면 나는 장갑을 팔아 주는 일을 했는데 그것이 목회라고 생각했다.

선친은 어떤 바쁜 일도 기도하는 것, 말씀 묵상하는 일과 설교 준비하는 일을 게을리 하시는 것을 본적이 단 한 번도 없다. 그리고 선친의 목회 가운데서 세미나나 컨퍼런스 등에 가시는 것을 한두 번 본 것이 전부다. 오로지 묵묵히 자신의 목회를 하셨다. 어떤 때는 학비를 걱정하면 아들아 하나님의 일을 묵묵히 하다보면 하나님께서 일용할 양식을 주신단다고 토닥여 줬다. 그런 환경에서 성장해서 그런지 나도 외부에서 하는 세미나나 컨퍼런스에 참석해 본적이 36년 목회 가운데 두세 번 정도였던것 같다.


선친은 늘 하나님께서 너를 부르셨기에 자신을 하나님께 드리기를 힘써야 한다. 누구의 흉내를 내는 목회가 아니라 너를 부르신 부르심을 따라가는 하나님과 너와의 관계안에서 목회를 해야 한다고 하셨는데 그렇게 살다보니 교회 성장을 위한 수많은 세미나 컨퍼런스에 가지 못한 것 같다. 그렇다고 세미나나 컨퍼런스 이런 것을 불필요하게 여기는 것은 아니다. 문제는 오늘날 목회에서 하나님께서 나를 부르신, 나의 정체성을 도구삼아 일하시려는 계획하심이 잘 이루어지고 있는지 질문하고 싶다. 선친께서는 특히 아들과 대화하는 것을 즐기셨는데 온 밤을 하얗게 지세우면서 열띤 토론을 한 시간들이 생각난다. “아들아 하나님께서 오늘의 역사 가운데서 너를 만나주셨고 너를 부르셨고 너를 사용하시기 원하신다면 너는 거기가 어디이든지 감사하며 가야 한다고 귀에 못이 박히도록 말씀 하셨는데 끝에 꼭 하시는 말씀이 목사는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입을까 무엇을 마실까 염려해서는 안된다는 결론이었다.


나의 목회에서 이 부분을 돌아보면 단 한 점의 후회스러움이 없다. 하나님께서 나를 부르셨는데 내가 목회 성공을 위해 남의 흉내만 내는 목회를 했다면 얼마나 이상한 모습일까? 요사이 목회가 과도한 모방목회로 흐르고 있는 것 같아 염려스럽기도 하다.

고대 중국 4대 미녀라면 춘추전국시대에 서시, 삼국시대에 초선, 당나라의 양귀비, 한나라의 왕소군이 있다. 특히 춘추전국시대의 미녀 서시에 관한 이야기와 우리들의 목회에 관한 나름의 생각을 표현하고 싶다. 춘추전국시대 말 월나라에 서시라는 여인이 도화꽃처럼 예쁜 미모를 가지고 있었는데 이 여인이 얼마나 아름다웠던지 달도 구름에 낮을 가릴 만큼 아름다웠으며, 하루는 서시가 냇가에서 수건을 씻고 있었는데 물고기가 서시의 아름다움에 놀라서 헤엄치는 것을 잊고 있다가 물에 가라앉았다고 해서 서시를 침어라 부르기도 했다고 하니 중국인들의 풍을 인정한다 해도 그 미모가 짐작이 간다.


그런데 서시에게는 지병인 심장병이 있어서 가슴에 심각한 통증이 오면 두 손으로 가슴을 잡고 얼굴을 찡그렸다고 한다. 서시의 아름다움은 당현종의 후궁 양귀비도 비교할 수 없는 미모였다고 한다. 특히 그녀가 두 손으로 자기 가슴을 누르면서 찡그리면 나는 기러기도 정신줄을 놓고 떨어진다고 하니 얼마나 아름답겠는가? ‘서시가 사는 마을 동쪽에 동시라는 못생긴 아가씨가 살고 있었는데 그녀도 서시의 미모에 반해서 나도 서시처럼 예뻤으면 하는 꿈을 꾸곤 했다.


어느 날 동시가 서시를 보니 두 손으로 가슴을 살포시 누르면서 찡그리니 사람들이 그 아름다움에 정신을 잃고 반하는 모습을 보고 동시처녀는 무릎을 치면서 바로 저거야 나도 예쁜 아가씨들이 입는 옷을 사 입고 가슴을 살포시 누르고 찡그리면 세상 사람들이 나를 아름답다고 하겠지 하고는 매일 그렇게 다녔다고 한다. 그녀의 추한 모습에 놀란 마을 사람들은 문을 걸어 잠그고 나오지 않고 가족들은 너무 창피해서 그 마을에 살지 못하고 떠나고 말았다고 한다. 목회야 말로 타인을 모방하는 것이 아닌 우리 주님께서 나를 부르신 부르심을 따라가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바울의 목회가 있고 베드로의 목회가 있으며 이사야를 부르신 하나님은 아모스를 부르시지 않았는가?


이정일 목사 / 청하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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