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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는 대로 산다는 것

로뎀나무 아래서 -17

제가 섬기는 군인교회에서는 교육생 장병 형제들은 정해진 부대 중식시간에 맞춰 예배 후에 부대에 복귀해서 식사를 하지만, 간부들과 가족들, 민간신자들과 봉사자 형제들은 교회에서 준비한 점심식사를 함께 합니다. 그래서 예배가 끝난 다음에 식당 쪽으로는 길이 길게 서있는 경우가 간혹 있습니다.

우리 교회는 담임목사도 예외 없이 줄서서 뷔페 접시에 음식을 담아 식탁으로 가야하기 때문에 예배당에서 나오는 성도들과 일일이 인사를 하고 나면 줄 순서가 거의 끝번이 됩니다. 물론 제가 앉는 식탁 쪽에 앉는 분들은 제가 밥을 타서 앉아야 식사를 시작해야 할 것 같아 머뭇거리기 때문에, 성도들의 배려로 앞쪽으로 줄을 옮겨 먼저 밥을 타곤 합니다.


그런데 잘 생각해 보니까, 은혜롭게 예배 잘 드리고 난 후에 담임목사가 제일 먼저 하는 일이 새치기였습니다. 그래도 다들 상황이 상황인지라 배려를 해주고 양보해주는 은혜를 베풀어서 그렇게 해왔지만 상당히 껄끄러운 게 사실입니다. 그래서 아예 식당 봉사하는 분들에게 밥을 먼저 떠 놓아달라고 부탁을 해야겠다고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마음에 부담스러운 것을 그냥 무시하고 지내는 것은 그리 지혜로운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야고보서 2:18절에 너는 믿음이 있고 나는 행함이 있으니 행함이 없는 네 믿음을 내게 보이라. 나는 행함으로 내 믿음을 네게 보이리라하신 말씀은, 믿음으로 산다는 것이 그냥 막연해서는 안된다고 계속 도전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믿음이 있다면, 그에 걸맞는 삶이 따라 나와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는 것입니다.

오래전에 철야기도가 유명한 어떤 큰 교회에 한 신문기자가 새벽에 취재를 간 적이 있었는데, 그 때 마침 철야기도를 마치고 나온 교인들이 교통질서를 무시하고 육교 밑을 뛰어 건너면서 버스를 타려고 달려가는 모습을 보고는 조롱 섞인 표현으로 취재해서 기사를 쓴 적이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그 유명하고 은혜와 능력이 충만하다는 철야기도회를 마치고 성도들이 제일 먼저 한 일이 교통법규를 어기는 일이었다는 것입니다. 만약 사람들이 그 모습을 보고 있었다면, 그 사람들이 은혜롭게 철야기도 하는 믿음의 사람이라고 인정해 줄 수 있겠습니까?


제가 몸담고 있는 군이라는 조직은, 물론 맡겨진 임무에 최선을 결과를 내는 것이 그 사람을 평가하는 가장 객관적인 근거가 되지만, 적지 않게 그 부대와 보직에 따라 차후 진급의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고 상호 이해하고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다보면 자연히 어느 부대와 보직에는 사람들의 관심과 도전이 몰리는 경우가 생깁니다. 지금은 김영란 법 등으로 인해서 그런 행태가 거의 자취를 감추었지만 사람에 따라서는 적잖은 로비를 했었다는 것도 공공연한 사실로 알려져 왔습니다.


그런데 뭐 일반적인 세상 사람들은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그 사람들은 이 세상밖에는 기대할 수 있는 것이 없기 때문에 세상에서 승부를 봐야 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게 하나님의 거룩한 백성인 성도들이라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성도들은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룰 것은 믿는 백성들이기 때문입니다(8:28). 그렇다면 아골 골짝 빈들에도 복음 들고찾아갈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현실은 어떤 것 같나요? 제게는 언제나 하나님께서 열린 문으로 들어가라하시는 특별한 명령을 주셨습니다. 이것은 닫혀있고, 열기 힘든 문을 어떻게든 열고 들어가려고 하지 말고, 네 앞에 열어놓은 문으로 가라. 그게 너 보기에는 좀 부족해보이고, 폼 나지 않고, 남들이 인정해줄 것 같아 보이지 않는 문이라도 그리고 가는 것이 내 뜻이다.


그런데 그 결국은 네 예상과 다를 것이다하는 영적인 감동이었는데, 그 이후에는 쭉 그렇게 따라 갔고 그런 결정은 제가 될 수 있는 것보다 더 잘되게 했고, 갈 수 있는 길보다 훨씬 더 멀리 오게 해주었습니다. 지금도 군에서는 제가 부대와 보직을 찾아다니며 진급에 혈안이 된 사람이라고는 아무도 말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 결과는 부러워합니다. 결국 주님의 은혜가 모든 일을 이루는 것입니다.

다만 우리가 할 일은 내가 믿고 있는 것이 어느 수준이든 그 믿는 대로 살아내는 것입니다. 사람들이 우리가 아는 것과 행하는 일에 있어서 한결같다는 소리를 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이게 비록 쉬운 일이 아니겠지만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그렇게만 된다면 주님께서 얼마나 마음 시원해 하실까요?


배동훈 목사 / 남성대교회, 침례교 군목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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