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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 전문가의 시대다

뉴노멀 시대의 교회-2

 

미식가들의 바이블, ‘미슐랭 가이드를 아시나요?

음식 맛, 서비스, 분위기, 가격 등을 기준으로 레스토랑의 등급을 매기는 가이드이다. 가장 낮은 별 1개부터 별 3개까지의 등급을 매기게 되는데 별 3 개를 받은 레스토랑의 요리사는 전 세계적인 명성을 얻는다고 한다.

 

매년 별의 등급이 바뀔 수 있기 때문에 별을 얻는 것도 힘들고 유지하는 것은 더욱 어렵다고 한다. 그래서 요리의 나라 프랑스에 조차 단지 20여개의 3스타 레스토랑만 있다고 하니 정말로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은 정말 최고의 맛집이 아닐 수 없다. 게다가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의 가격은 상상 이상이다. 점심 코스가 110만원 수준이고 저녁 코스는 2인에 50만원에서 100만원에 이르는 메뉴가 많다. 그러니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이 되는 것은 요리사에게 있어서 인생의 목표가 되는 것이다.

 

명예와 부를 동시에 차지할 수 있다. 그런데 이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을 선발해 가이드를 만드는 회사가 아주 재미있다. 이 정도 권위라면 뉴욕의 대단한 요리사 그룹이나, 세계 최고의 프랑스 요리학교인 르꼬동 블루 정도에서 관장해야 맞는 것 같은데 그렇지가 않다.

 

미슐랭 가이드를 만드는 회사는 타이어 회사다.

우리가 잘 아는 프랑스 타이어 회사인 미쉐린 (Michelin)으로 하얀 튜브 같은 것을 몸에 감고 있는 뚱뚱한 아저씨 마스코트로 있는 바로 그 회사다. 그럼 이런 궁금증이 들것이다.

 

왜 타이어 회사가 레스토랑을 평가했을까? 게다가 이 평가의 역사는 매우 길어서 벌써 100년이 훌쩍 넘었다. 그런데 이유는 간단하다. 프랑스를 여행하는 운전자에게 유익한 정보를 주자는 취지에서 무료 여행 안내지를 제작해 배포했는데 그것이 미슐랭 가이드다. 그냥 타이어 팔면서 주는 찌라지였던 것이다. 그런데 한 세기 동안 고객들의 평가를 바탕으로 제작하다보니 미슐랭 가이드는 미식가들의 바이블이 되어 버렸다. 순전히 소비자의 평가가 최고의 레스토랑을 만든 것이다.

 

그런데 여러분이 미슐랭 가이드가 소비 전문가의 시대를 아주 극명하게 보여준다. 바야흐로 우리는 소비 전문가의 시대를 살고 있는 것이다. 공급자가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가 결정하는 시대다. 쉽게 말하면 쉐프라는 요리를 만드는 전문 영역이 있지만, 동시에 평생 요리를 먹어본 소비 전문가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그냥 소비한 것이 아니라 자기만의 기호와 평가를 갖추고 평가할 수 있는 전문가가 됐다는 것이다.

 

사실 여러분 모두는 자장면 전문가, 탕수육 전문가다. 비록 자장면을 만들지 못하고, 탕수육의 레시피 조차 모른다고 하더라도 분명한 전문가다. 여러분은 어느 중국집 자장면이 맛있고, 탕수육이 좋은 고기를 쓰는지 너무도 잘 안다. 비록 만들 줄을 모르지만 먹는 부분에서는 둘째가라면 서러운 최고의 전문가다.

 

그리고 이 소비 전문가들은 이렇게 말한다. ‘당신은 30년 동안 만드셨어요. 저는 60년 동안 먹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사회가 우리 목회자들에게도 동일한 질문을 던진다. 목회자가 목양을 하고, 예배를 인도하고, 설교하는 전문적인 영역에 있는 사람이라면, 요즘 성도는 다양한 채널을 통해서 좋은 목양, 예배, 설교, 성경 지식을 취득하고 다 루는 전문가가 됐다. 그리고 이들은 이제 이렇게 말하고 싶어한다.

 

목사님 30년 동안 설교 하셨어요? 저는 60년 동안 들었습니다.’ 이들은 한 명의 목회 자에게 자신의 신앙생활 전부를 맡기지 않는다. 그들 나름의 스마트한 신앙생활을 한다. 요즘 성도들은 대충 3~4개 교회를 다닌다. 출석하는 교회, 십일조 내는 교회, 은혜 받는 교회, 좋아하는 목사님 교회 등등 그들의 교회명은 매우 다양하다.

 

그리고 이렇게 신앙생활 해도 마음은 편해졌다. 비대면 예배, 온라인 예배 등이 시대의 요청에 의해서 강요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더 무서운 것은 이런 현상이 일시적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다. 이런 신상 생활의 패턴은 자연스럽게 생활화될 것이다. 코로 나가 끝나도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다양한 교회를 다니다 보니 교회를 비교하는 것은 당연해진다. 어느 교회는 무슨 설교가 좋고, 어느 교회는 찬양이 좋고, 어느 교회는 말씀이 진솔하다 이런 식이다. 그렇다고 이 비교를 불편하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 우리 교회가 작은 교회라서 경쟁에 밀린다고 생각할 필요도 없고, 우리 교회는 미디어 환경이 안 좋아서 좋은 영상을 만들 수 없다고 포기 하기도 이르다.

 

왜냐하면 코로나로 인한 뉴노멀 상황은 대형교회나 작은 교회든 같은 출발선에 서게 만들었다. 온라인 영상 예배라는 것이다. 진솔한 삶의 이야기와 예배로 은혜를 끼칠 수만 있다면 좋은 예배 영상이 우리교회 담을 넘어갈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서 좋은 영상이란, 화려한 컴퓨터 그래픽, 수천 명이 예배드리는 모습을 보여주는 배경 화면이 있는 예배 영상이 아니다. 요즘은 단순히 라면만 맛있게 먹어도 유튜브 조회수가 몇 천에서몇 만 명이 찍히는 세상이다.

 

게다가 공중파 방송국 들도 가식적인 이야기보다는 진솔한 삶을 보여 주고 싶어한다. 요즘 사람들은 진솔한 삶의 이야기를 더 듣고 싶어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일이 실제로 벌어지고 있다. 100명도 안 되는 성도와 함께 상가 교회에서 핸드폰으로 중계하는 예배드리지만 진솔한 삶의 이야기로 설교 영상 조회수가 3~4만회를 오르내리는 개척교회 설교자들이 등장 하기 시작했다.

 

코로나 상황이 아니었다면 있을 수도 없는 일이다. 위기는 기회라 하지 않던가. 이 코로나 상황을 너무 어렵게만 보지 말고 새로운 길을 같이 찾아봅시다.

여러분 우리는 그 어느 시대보다 소비자가 모든 것을 선택할 수 있는 시대를 살고 있다. 이제는 조금은 가벼운 마음으로 평생 동안 목회를 경험한 성도들의 소리를 들어 보자, 그리고 그들에 나만이 보여줄 수 있는 진솔한 이야기를 해보자. 신학교를 졸업한 내가 전문가라는 생각는 내려놓고, 나보다도 더 오랫동안 신앙생활 한 그들이 신앙생활 전문가라는 것을 기억하고 목회해 봅시다. 그러면 우리는 이전과 다른 새로운 열매를 기대할 수 있을 것입니다.

궁인 목사

휴스턴 새누리교회

코스타(KOSTA) 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