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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부부와 햄 사건

하늘붓 가는대로 –183

자주 외국에 체류하는 나와 아내는 양식에 약간은 익숙하지만 솔직하게 한국 마트에 가서 양식 식자료를 선뜻 사오지 못하는 것에는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미안한 바도 느낀다. 오늘 TV에 햄이야기가 나오기에 나와 아내는 마트에 가서 햄을 사가 지고 와서 먹기로 하고 내가 심부름을 했다. 이렇게 해서 사온 햄의 껍질은 육안으로 보아서는 명백히 비닐 껍질이었다.

 

말할 것도 없이 이 비닐 껍질은 벗겨내고 먹는 것이라 여겨 두 내외는 이놈의 껍질을 벗기는데 여간 공이 들지 않았다. 우선 잘 벗겨지지를 않는데다가 온 손에 기름이 묻고 작업 결과도 그 매끄럽던 햄이 전쟁터에서 총알을 맞은 듯 만신창이가 됐다.

그 매끄럽고 반들반들하던 햄이 몰골이 흉하기 말할 수 없었다.

 

이런 고통의 작업을 하는 것이 정상인가. 외국에서 먹어보던 햄을 생각해 보았다. 또 한국 호텔에서 먹어보던 햄을 생각해 봤다. 아무래도 그것들은 우리가 집에서 먹던 햄과는 모습이 다른 것이었다.

나는 아내에게 이 껍질 까버리는 것이 아니고 그냥 먹는 것 아니냐고 물으니 아내는 그럴 것 같기도 하단다. 그래서 오늘 아침엔 오븐에서 갓 꺼내온 햄의 껍질을 벗기지 않고 먹어보았다. 이상하더군. 그래도 나와 아내는 껍질을 벗기고 먹는 것이 정상인 것 같다는데에 동의했다. 그러나 아무래도 이 햄 껍질 문제가 대단한 문제였던 것이다.

 

제주도에 있는 딸에게 햄 껍질 벗기고 먹는거냐 그냥 먹는거냐 물으니 까버리고 먹으란다. 딸의 의견이다. 호주에서 공부하고 온 외손자 사위에게 문의하니 그냥 잡수란다. 요것 봐라. 이말이 맞겠지. 그냥 먹자니 비닐을 먹는 것 같고 벗기고 먹자니 손작업이 번거롭고. 박 집사에게 물으니 까버리고 먹으란다.

 

나는 소망을 가지고 이지훈 목사 사모에게 물었다. 그는 젊고 똑똑하니 잘 알거다 싶어 물었더니 까 버리고 먹으란다. 동네 장로교회 정 간사 에게 물으니 어떤 햄의 껍질은 벗겨야 하고 또 어떤 것은 그냥 먹어도 된다는 등 알쏭달쏭한 제안이다.

햄 껍질을 들고 측근 사람들의 의견이 이렇게 분분했었다. 누구 말을 들어야 할까.

 

오늘 아침 식사 테이블에는 아내가 따뜻한 껍질을 그냥 둔 햄을 샌드위치식으로 만들어 바치지 않나? 먹기를 의심하고 주저하는 나에게 아내하는 말씀: “그냥 먹는 것이라오.” “껍질을 까지 않고요?” “예, 그냥 먹는 것이라오” 계속 의심하는 나에게 아내는 햄을 쌓던 포장지 겉면을 들여다보았다.

 

“제품 껍질(케이싱)은 콜라겐으로 안심하고 드셔도 됩니다” 이제야 알았다. 누구의 말을 참조할 것도 없다. 제품회사에서 문자로 괜찮 다고 한다.

빌리그레이엄 부흥강사의 상투적인 말이 있다. “성경이 말하고 있다.(The Bible says~.)” 그는 어느 신학자가 말하고 있다는 말을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다.

 

나는 빌리그레이엄의 몇 권의 책도 번역했지만 언제나 “성경은 말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최종권위를 성경에 두고 있었다. 나와 아내는 진작 제품의 포장에 기록된 알림문을 읽지 않고 이 사람 저 사람에게 문의한 헛수고에 마냥 허탈감(?)마저 느꼈다. 그리스도인의 관용구가 있다: “성경이 말하고 있다.” 그리고 “성경이 무엇이라 말하더냐” (what does the Bible say~.) 노 부부의 햄 껍질처리 문제의 해결은 포장지에 기록되어 있었다.

“…안심하고 드셔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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