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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에 이단 대처 연구 자료 공유할 것”

한국기독교이단연구학회 창립 학술회 개최

 

한국기독교이단연구학회(학회장 유영권 박사)는 지난 4월 13일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에서 창립 학술회를 개최했다.


이날 주제 발표는 유영권 박사(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강사)가 맡았고, 강경호 박사(한국이단상담목회연구소 대표)가 “초대교회의 이단 현황과 대처 분석”, 이덕술 박사(한국교회언론회 이단전문위원)가 “중세시대와 종교개혁 시대의 이단 현황과 대처 분석”, 탁지일 박사(현대종교 이사장)가 “현대 한국교회의 이단 현황과 대처 분석”을 주제로 발제했다. 


논평은 김지훈 박사(안양대학교 신대원 교회사 겸임)와 박상봉 박사(합동신학대학원대학원 역사신학), 이성호 박사(고려신학대학원)가 담당했다.


신흥 이단, 출발 시점부터 붕괴시켜야
유영권 박사는 주제 발제를 통해 작금의 이단 현황과 대처의 필요성에 대해 논했다.
그는 먼저 인사말을 통해 “그동안 여러 교단과 이단 전문 연구가의 수고를 통해 한국교회는 이단 피해에 대한 예방과 대응을 하면서 성도들의 신앙을 보호할 수 있었지만, 한국의 이단 환경은 여전히 심각할 정도로 녹록지 않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한국기독교이단연구학회를 통해 한국교회가 이단을 대처하는 데 매우 소중한 역할을 하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유영권 박사의 발제에 따르면 현재 한국 정통교단으로부터 이단으로 규정된 관련 집단은 200여 곳에 달하고, 이곳에 미혹된 사람은 대략 150~200만 명에 이른다. 또한 1990~2020년 사이 이단 관련 규정 수가 전체 규정의 80%에 해당한다. 


유 박사는 이에 대해 “이단에 대한 교단의 역할이 활발했음을 보여주는 반면, 그만큼 이단의 활동이 극심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특이 사항은 교단의 대응과 규정에도 불구하고 이단 집단이 오히려 조직은 거대해지고 체계화됐으며 엄청난 자금과 인원 동원을 통해 정통교회가 감당할 수 없는 정도의 홍보와 포교 활동을 하고 그 영향력을 외국까지 무섭게 뻗치고 있다”고 우려했다.


많은 사람들이 이단 교주가 죽은 후 자연스레 해당 집단이 무너질 것이라 기대하지만 유영권 박사의 생각은 달랐다. 쇠퇴기로 인해 이단의 생명은 끝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이단에서 이탈해 정통교회로 돌아가면 좋겠지만 오랜 시간 이단 집단에서 생활했던 이는 사회 적응에 대한 두려움이 있어 귀환을 쉽게 결정하지 못하고 따라서 정통교회로의 귀환이라는 선택이 아닌 새로운 이단 집단 형성을 꽤 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특히 이러한 새로운 이단 집단은 그동안 쌓아온 여러 노하우와 자본 및 인원 동원을 통해 더욱 빠르게 정착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이에 유 박사는 “이러한 새로운 집단을 무너트리려면 처음 출발하는 시점에서 붕괴시켜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신천지나 안증회, JMS같은 집단이 나타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지적했다.


이단 규정, 외면해선 안 돼
한국교회의 이단 문제 대처의 선봉은 정통 교단이다. 때문에 각 교단은 교단에 속한 교회와 성도들의 신학과 신앙을 이단으로부터 보호해야 한다. 교단 총회는 이단을 색출하고 규정하며 교회에 선포해 교회가 따라야 할 방향을 제시하기도 한다.


유 박사는 “하지만 현재 한국교회는 이단 규정에 많은 부담을 갖는 형국이다. 이단 조사 및 연구 자체가 제동이 걸리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다. 기준과 표준에 따라 규정하기보다 규정이 이뤄지지 않도록 하려는 시도 또한 존재한다”며 이러한 원인을 교단과 교파 간 이단 규정이 충돌하거나 규정 전 이단 규정 대상과의 연관성 문제, 이단 규정 대상의 로비 등을 그 이유로 꼽았다. 


그는 “이유야 어떻든 이단 규정이 지체되는 그 순간에도 이단에 의해 교회와 성도들의 피해는 지속되고 있다. 또한 이단 규정을 부담스러워하거나 이를 방해하려는 사람들은 그동안 한국교회가 쌓아온 이단 규정 전체를 부정하려는 시도를 하기에 이른다”고 지적했다. 그렇게 뿌리까지 흔드는 시도가 바로 이단 옹호 집단의 전략이라는 것이다. 유 박사는 “이러한 상황이 지속된다면 이단에 의한 피해는 커질 것이고 이단에 속한 사람의 수가 정통교회의 성도 수보다 많다는 소리가 들리는 미국의 상황처럼 변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공유 가능한 이단 기준안 필요
유영권 박사는 한국교회의 바른 이단 대처 방안에 대해 △교회의 이단 규정을 부정할 수 없는 환경을 만들어 낼 것 △한국교회 목회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이단 대처 교육 및 훈련 △연합적이고 동시다발적인 이단 대처 등을 선정했다. 통일된 기준을 공유할 수 있도록 당위성과 보편성과 객관성을 갖춘 공유 가능한 기준안이 마련될 필요성을 제기한 유 박사는 신학교마다 이단 관련 과목을 개설하고, 이단에 대한 중요한 주제와 소재들에 대한 현장이 철저하게 반영된 연구와 함께 개혁주의(보수주의) 신학적 논평을 통해 정리된 자료가 한국교회에 지속적으로 제공된다면 이단 대처에 큰 도움이 될 것이며 그렇기에 한국기독교이단연구학회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단 문제 공동의 노력이 우선
유영권 박사는 각개전투 방식인 이단 대처의 문제점을 거듭 강조했다. 이단 문제는 신학적 문제지만 한국교회에서의 이단 논쟁은 이단 전문가 개인적인 사역 범주에 있거나 혹은 교단별로 교단 안에 머문다는 점이다. 이단 집단 역시 자신들의 문제가 확대되는 것을 바라지 않기에 논쟁을 확장 시키지 않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인터넷 환경의 발전으로 세계와의 교류가 활성화된 현재는 이러한 논쟁을 아무리 감추려 해도 순식간에 퍼져 나가기 일쑤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에서 나타나는 신학적 오류는 치명적인 약점이 되고 만다. 이단의 경우 열에 아홉이 문제여도 존립이 가능하지만, 정통교회는 하나의 오류가 발생해도 치명적인 결과를 만들어낸다. 그리고 이러한 오류는 이단 집단이 사람들을 세뇌시키는 강력한 교육과 훈련 소재로 활용된다.


유 박사는 이러한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 “이단과 관련해 신학과 신앙의 내용에 관한 해석과 설명이 개인적인 의견으로 제시되거나 제공되지 않아야 한다. 이러한 문제를 차단하려면 모든 자료가 철두철미하게 신학적 검토를 통해 제공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온전한 개혁으로 이단 공격 이겨내야
“현대 한국교회의 이단 현황과 대처 분석”을 주제로 발제한 탁지일 박사는 세월호 사건과 구원파, 국정농단 사건과 최태민의 대한구국십자군, 은혜로교회 신옥주 등 이단 문제는 종교적 문제를 넘어 사회적 문제로 부상하고 있다고 입을 열었다. 이제 이단 사이비에 대처하는 일은 가정과 교회를 지키는 일을 지나 우리나라를 지키는 일이 됐다는 것이다.


탁 박사는 우리나라의 이단 연구 역사와 외국의 이단 연구사를 차례로 설명했다. 특히 북미 교회에 대해 설명하면서 교파주의와 사회 문화적 다양성으로 인해 기독교이단 발흥의 옥토가 생성됐다며 미국 교파주의의 깊은 영향을 받은 한국도 상황이 별반 다르지 않다고 지적했다.


탁 박사는 기독교 역사에서 교회 부흥의 때는 곧 이단 발흥의 때와 일치한다고 말했다. 그는 “교회의 성장과 함께 이단의 발흥도 이뤄진다는 점이 안타깝기는 하나 이단의 발흥은 교회의 정체성 재확립의 계기가 된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초대교회도 이단의 전면적인 도전으로 인해 위기에 처했지만, 이는 결과적으로 교회의 신학과 신앙이 공고히 되는 중요한 계기가 됐다”며 이를 계기로 온전한 개혁을 이루는 한국교회로 발돋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혹된 이들이 돌아오도록 준비해야
한편 학술회 전에 열린 창립 예배는 유영권 박사가 인도했고 이우영 목사(기성 직전 이대위원장)가 대표 기도를, 남기홍 목사(대표간사)가 성경 봉독을, 이승구 목사(합동신학대학원 석좌)가 “하나님의 영과 적그리스도의 영”(요일 4:1~6)이란 주제로 말씀을 선포했다. 이 교수는 “우리가 정말 제대로 된 가르침을 잘 전했더라면 그리고 현저하게 느낄 수 있도록 해주었더라면 그 많은 사람들이 이단으로 가지 않았을 것이다. 앞으로 수많은 이단이 무너질 것이다. 그 사람들이 정통파 교회로 돌아올 수 있도록 준비를 해야 한다”며 한국기독교이단연구학회의 역할이 중요함을 강조했다.


이어 이승진 교수(합동신학대학원 설교학)와 정동섭 교수(한국침신대), 박형택 목사(한국기독교이단상담소 소장), 서영국 목사(고신 상담소장), 성희찬 목사(고신 이대위원장), 박기준 변호사(법무법인 우암)가 축사를, 변세권 목사(예장합신 총회장)가 격려사와 축도를 했다.


한국기독교이단연구학회는 이단의 규모와 조직이 커지면서 조직적이고 이론적인 저항을 거세게 하는 데 반해 정통교회 쪽에서는 아직도 이단 전문가들의 개인 연구에 의존도가 높은 현실을 자각하고, 이단 연구가들의 연구와 정통 신학자들의 신학적 판단과 평가에 근거한 자료를 한국교회에 공급해 이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자 창립했다.
2회 학술회는 오는 11월 KJV에 대해 다룰 예정이며 3회 학술회는 기독교와 신비를 주제로 한다.

수원= 범영수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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