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내 체류 외국인이 265만 명을 넘어선 가운데, 이주민은 더 이상 주변인이 아니라 복음이 닿아야 할 중요한 사역의 대상으로 부상하고 있다. 목회데이터연구소와 기아대책, 월드비전이 공동 조사한 ‘한국교회 선교 실태조사’에 따르면, 전국 담임목사의 99%가 이주민 선교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으며, 81%는 향후 실제 사역에 참여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그러나 현실에서 이주민 선교를 수행 중인 교회는 전체의 16%에 불과해, 인식과 실천 사이의 간극을 드러냈다.
해외 선교사들 역시 같은 방향성을 보였다. 응답자의 82%가 “한국 귀국 후 이주민 선교로 사역을 전환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이는 언어, 문화, 복음 전도 경험을 갖춘 인재들이 국내 이주민 사역에 투입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선교사들의 경험과 전문성이 지역 교회와 유기적으로 연결된다면 이주민 선교는 한층 체계적이고 전략적인 사역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주민 선교를 위한 실질적 준비 과제로는 ‘전문 사역자 양성’이 가장 많이 꼽혔고, 이어 ‘이주민에 대한 배타성 극복’ ‘문화적 이해’ 등이 뒤를 이었다. 성도들은 ‘언어별 예배와 교제 공간 제공’을 최우선 과제로 꼽으며, 생활 밀착형 접근을 요구했다. 이는 단순한 복음 전도에서 더 나아가 이주민의 삶과 언어, 문화를 품는 ‘함께 살아가는 선교’가 요청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 선교사들은 향후 선교의 환경 변화로 ‘미디어’(34%)와 ‘AI’(28%)를 주요 변수로 지목했다. 선교 방식 역시 변화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강했고, 그 방향성으로는 ‘현지 교회 중심 사역 개발’(45%)이 가장 많이 선택됐다. ‘세계기독교 시대’를 살아가는 선교사들이 전통적인 파송 모델에서 벗어나, 현지와의 동역과 자생력을 중심에 두는 방향으로 전환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목회데이터연구소는 “이주민은 우리 곁에 있는 선교지”라며, 해외로 나가지 않아도 열방이 찾아오는 지금, 교회가 ‘필연적 사명’으로 이주민을 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선교에 대한 관심은 여전히 뜨겁다는 점도 확인됐다. 교인 3명 중 2명(65%)은 해외 선교에 관심이 있다고 답했으며, 단기선교 경험자의 78%는 “선교에 긍정적인 인식이 생겼다”고 밝혔다.
범영수 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