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께서 사람을 창조하신 목적은 곧 인간의 사명이 된다. 하나님께서는 우주만물을 창조하실 때 빛, 물, 궁창(대기권), 땅, 식물, 주야, 물속 동물, 새, 땅의 짐승 등을 순서대로 창조하셨다. 그리고 그 모든 것을 보시면서 좋아하셨다.
이 세상은 우연히 생겨난 것도 아니고 식물과 동물들이 진화에 의해서 발전되어 온 것도 아니다. 처음부터 하나님께서 창조하셨다. 이 세상에서 가장 특별하게 지음 받은 존재가 바로 인간이다.
인간을 만드시기 전에 하나님께서는 인간을 통해 이루시고자 하는 계획을 가지셨고, 그 하나님의 계획을 이루시기 위해 하나님의 형상을 따라 사람을 지으셨다. 그리고 그들에게 복을 주시면서 하나님께서 계획하신 “할 일”을 알려주셨다. 인간이 하나님의 계획 아래 하나님 보시기에 좋은 존재로 살아갈 때 행복한 것이다.
그러나 인간은 사단의 유혹을 받아 하나님 말씀에 불순종하여 범죄하고 말았다. 사탄의 유혹을 받은 하와와 아담은 하나님의 명령을 어기고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 실과를 따 먹는 불순종의 죄를 범한 것이다. 범죄의 결과는 무서운 것이었다.
(1) 제일 먼저 하나님과의 관계가 단절된다. 죄는 하나님과 인간의 교제를 깨뜨려버린다. 죄를 범한 인간은 하나님을 떠날 수밖에 없다. 범죄 한 아담과 하와는 하나님의 낯을 피하여 숨어버렸다. 그리고 두려움과 불안에 떨었다. 사실 인간에게 있는 모든 문제는 범죄 함으로 인한 하나님과의 관계 단절에서 말미암는 것이다.
(2) 인간의 범죄는 또 인간 서로 간의 관계를 단절시켜버린다. 범죄하기 전 아담과 하와는 서로에 대하여 “내 살 중의 살이요, 내 뼈 중의 뼈”라는 고백을 하는 아주 사랑하는 사이였다. 그러나 범죄 한 후에는 서로에 대하여 책임을 전가시키면서 원망과 질시를 그대로 드러내었다.
(3) 인간의 범죄는 자연세계와의 관계를 단절시킨다. 조화롭고 평온하던 자연은 범죄한 인간으로 말미암아 파괴됐다. 인간은 자연세계의 청지기직을 등한히 여기게 되어 다스리는 것아 아니라 정복하고 상채기를 내어 그 반대급부로 자연으로 인한 고통을 당하게 됐다.
이렇듯 인간이 하나님 말씀에 불순종함으로 하나님과 인간의 교제는 깨어져버리고 말았다. 그런데 하나님과 분리되어 심판과 멸망 가운데 떨어져 버린 인간을 하나님께서 먼저 찾아오시어 “아담아 네가 어디있느냐?”고 숨어버린 죄인을 부르셨고, 하나님의 음성 앞에 “무화과 나뭇잎 치마”를 입고 있으면서도 “벗었으므로 두려워 숨었나이다”라고 고백하는 아담과 하와를 위하여 하나님께서는 회복의 길을 열어 주셨다.
그것은 원시복음으로 불리는 창세기 3장 15절의 언약 말씀과 21절에 나타난 가죽옷이었다. 여자의 후손은 예수 그리스도를 의미하고 뱀은 사단을 의미한다. 뱀이 여자의 후손의 발꿈치를 문 것은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못 박히심을 의미하고, 여자의 후손이 뱀의 머리를 상하게 한 것은 예수님께서 부활하심으로 죄와 사망의 권세를 파하시고 마귀를 멸하시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가죽옷에서 하나님의 대속제물을 준비하신 하나님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범죄한 인간은 자신의 노력으로 치마를 해 입었는데 이것은 인간의 종교를 상징한다. 인간 스스로의 노력으로 자신의 문제를 덮고 어떻게 해결해 보고자 하는 헛된 노력을 나타낸다. 인간은 스스로의 힘이 아니라 하나님의 방법으로 문제 해결을 받아야 한다.
하나님께서는 인간의 죄를 해결해주시기 위하여 다른 생명을 대신 취하시고 그 생명의 대가로 가죽옷을 지어 입히셨다. 사도 바울은 갈라디아 교인들에게 “너희가 다 믿음으로 말미암아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하나님의 아들이 되었으니 누구든지 그리스도와 합하기 위하여 침례를 받은 자는 그리스도로 옷 입었느니라.”(3:25~26)고 했다. 아담과 하와가 하나님께서 지어주신 가죽옷을 입었던 것처럼, 우리들은 예수 그리스도로 옷 입어야 한다.
우리는 하나님께서 친히 창조하신 인간이 범죄하여 창조의 목적을 상실하게 되었을 때 하나님이 먼저 찾아오시어 인간을 회복시켜주시는 성경의 이야기를 통해 하나님의 목회에 대한 큰 그림을 발견한다. 기독교 목회는 하나님의 창조 역사를 믿으며 인간이 창조 목적에 부합한 존재가 되도록 인간을 일깨우는 과업이다.
세상의 종교들과 철학은 아담이 입고 있던 무화과 나뭇잎으로 만든 치마이다. 인간의 생각과 노력과 수단으로 인간의 죄와 사망의 문제를 해결해보고자 하는 헛된 수고인 것이다. 목회는 죄악으로 말미암아 단절된 하나님과의 관계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회복하고, 이웃과 그리고 자연세계와의 관계를 회복하여 창조의 목적을 성취하기 위한 선한 일에 힘쓰게 하는 과업이다.
죄악은 관계를 단절시키고 복음은 단절된 관계를 다시 이어준다. 복음을 믿음으로 하나님과의 관계가 회복되고, 이웃을 자신과 같이 사랑하게 되고, 자연세계에 대한 청지기 직분을 잘 수행하게 된다. 성도들과 교회와 목회자는 이러한 포괄적 목회를 펼쳐야 한다.
이명희 교수
침신대 신학과(실천신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