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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통일에 대한 한국교회의 사명 - 1

 

대한민국은 지구상에 남아 있는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다. 1953년 휴전협정 이후 남과 북은 분단된 상태로 계속 유지되어 왔기에 역사적 고리가 단절됐고, 이질성이 지속되어 왔다.

하지만, 분단 반세기 동안 철저히 닫혀 있던 북한의 문은 탈냉전 이후 서서히 열리기 시작해고, 1995년 대홍수를 계기로 유엔과 국제사회에 개방됐다.

특히 20006월 남북정상회담 이후 장관급 회담과 경제협력, 이산가족상봉 등이 활발하게 이뤄짐으로써 남북 간의 화해와 교류협력의 역사가 새롭게 펼쳐지고 있으며, 과거 어느 때보다도 정부와 민간단체의 대북지원과 교류가 활발해지면서 북한의 피폐한 실상이 적나라하게 세계에 드러났다.

이에 대해 한국교회는 북한의 복음화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기 시작했고, 동시에 교회의 통일에 대한 기대와 관심이 더욱 높아졌다. 지금까지 통일논의는 정부가 주로 주도하고 한국교회는 통일운동의 한 주체로서 남북한 민간교류 차원에서 참여했다. 그러나 이제는 한국교회가 남북통일을 선교적 관점에서 한국교회의 사명이라고 인식해야 할 시점으로 인식된다.

소비에트 연방으로 구성된 구소련이 붕괴되면서 냉전 시대는 막을 내렸고, 통일 독일은 동독의 사회주의를 종식시켰다. 아울러 중국도 문호를 개방하며 사회주의 국가들이 자유민주주의 국가들과의 상생과 화합의 길로 노선을 변경하고 있지만 북한은 여전히 주체사상을 바탕으로 한 사회주의를 표방하고 있다.

그리고 세계에서 유일하게 김일성-김정일-김정은으로 이어지는 3대째 권력세습이 이뤄졌다. 기아와 가난으로 허덕이는 인민들을 외면한 채 세습을 통해 권력 이양을 추진한 북한에 온 세계의 시간이 집중되어 있다. 앞으로 북한의 폐쇄적인 정권이 더욱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과, 3대째는 세습이 순조롭게 이뤄지지 않아 북한 정권이 붕괴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다양하게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 사회 내에서도 그 어느 때 못지 않게 통일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현 박근혜 정부에서도 201366일 남북 장관급회담 개최를 제안하자, 북한은 아주 신속하게 다음날인 7일 오전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대변인을 통해 개성에서 실무접촉을 하자는 징검다리제안을 했다.

장관급 회담으로 직행하기에 앞서 예비접촉 성격을 갖는 실무접촉을 먼저 하자는 것이다. 조평통 대변인이 조선중앙통신 기자와의 대답을 통해 밝힌 이유는 수년 동안이나 중단되고 불신이 극도에 이른 현 조건을 고려한다는 것이었다.

이에 한국정부는 판문점 우리 측 평화의 집에서 갖자고 수정 제의했고, 이에 대해 북한이 전격 수용하여 9일에 남북장관급 회담을 위한 실무접촉이 판문점에서 열렸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2007년 남북 장관급 회담 이후 6년 만에 서울에서 12일부터 개최될 예정이던 남북당국회담이 양측 수석대표 격을 둘러싼 이견으로 2013611일 전격 무산됐다.

남북간 회담이 개최 하루 전 무산된 것은 초유의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통일의 시기에 대해서 장기적으로 추측하는 이들이 많지만 통일이 한 세대 안으로 가까이 다가온 것은 분명하다.

통일은 남북한을 근본적으로 흔들어 놓을 사회적 변혁 사건이 될 것이며, 우리 민족과 한국교회의 미래는 통일을 계기로 크게 달라질 것으로 판단된다.

그렇다면 이러한 통일에 대해서 한국교회는 앞으로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남북의 분단으로 분열과 대립이 해소되지 않고 있는 현실 속에서 남북이 통일되어 하나됨을 추구하는 것은 그리스도인이 노력해야 할 삶의 태도임이 분명하다.

이런 맥락에서 본고는 북한의 현 실태를 짚어 보고, 통일의 당위성을 분석한 뒤, 한국교회 통일운동의 역사적 흐름을 살펴보고, 통일을 위한 한국교회의 사명을 제시하고자 한다. 이러한 노력은 독일 통일에 독일교회가 공헌한 것 이상으로 한국교회가 사회통합의 한 축을 여는 중요한 역할이 될 것이다.

 

북한의 현 실태

북한이 현실적으로 처해 있는 수많은 문제들이 있지만 그 중 사회적으로 뿐만 아니라 국제사회에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는 인권과 기아 문제를 살펴보고자 한다.

 

1) 인권문제

북한사회가 직면한 가장 심각한 문제 중의 하나가 인권이다. 인권(Human Rights)은 어느 누구나 예외 없이 모든 인류에게 적용돼야 할 매우 중요한 개념이다. 인간은 인간이라는 그 이유만으로 존중돼야 하고 가치를 인정받아야 한다. 세계 사회를 가만히 들여다보면 인간의 기본권이 보편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듯 보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각종 뉴스나 언론을 보면 세계사회 곳곳에서 어김없이 사회가 당면한 주요 쟁점 가운데 하나는 인권문제이다. 세계 곳곳에 인권의 유린 현장이 즐비하지만 특히 북한 사회의 인권은 국제사회의 핫 이슈가 되어 있다. 북한은 세계가 인정한 인권 유린 국가 가운데 하나이다.

북한은 정치체계의 특성에 기안하는 인권유린과 더불어 설상가상으로 극심한 경제난으로 인한 인권유린이 중첩되어 있어 북한 주민이 겪고 있는 고통은 매우 심각한 수준이다.

통일연구원이 펴낸 북한인권백서 2012를 보면 북한의 인권실태에 대해 잘 분석하고 있다. 이 보고서는 북한의 인권 실태를 시민적·정치적 인권 실태, 경제적·사회적·문화적 인권 실태, 소수자 인권실태, 주요사안별 인권 실태로 나눠 분석하면서 북한의 인권문제의 심각성을 잘 드러내고 있다.

특히 교회시설의 인권은 불법을 넘어 사망자까지 속출하고 있는 실정이다. 아울러 심각한 경제난으로 인한 성매매 및 인신매매가 증가하고 있고, 아동 및 청소년들의 정상적인 교육이 불가능하다. 최근 들어 탈북자들이 증가하고 있는데 이는 중국에 탈북고아의 문제를 제기하고 됐고, 북한 여성들의 중국 내 인권 문제도 매우 심각하다.

한국에 들어온 25,000여 명의 탈불자들에 대한 관심과 이해, 배려는 그들이 한국사회에 정착하는데 있어 매우 중요하다. 한국교회는 북한선교를 놓고 오랫동안 기도해 왔지만, 막상 눈앞에 나타난 탈북자들에게 제대로 복음을 전하지 못한 채 당황하고 있다. 기도는 했지만, 연구하지 않았던 것이다. 탈북자에 대한 정책적인 지원과 관심이 필요한 시점이다.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 위원들이 북한 인권문제를 조사하기 위해 2013820일 연세대학교에서 북한 인권 공청회를 개최했다. 이는 국제사회가 북한의 인권에 대해 직접적으로 이의를 제기했다는 의미를 지닌다.

 

김종걸 교수

침신대 신학과

(체계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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