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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적이 아니라 병적이요!

이희범 목사/ 지구촌가정훈련원

부부에게 있어 만족스러운 성()생활은 정신적, 감정적 건강의 균형을 잡아주는데 매우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 뿐만 아니라 부부간의 친밀감을 높여 사소한 문제들도 쉽게 해결해 주는 촉매 역할을 하기도 한다. 건강한 부부에게 있어 대화, 즉 의사소통이 대단히 중요한 요소임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특히 섹스는 부부에게 있어 몸으로 하는 좋은 대화임을 잊어서는 안된다. 그래서 건강하고 만족스러운 부부생활을 원한다면 몸과 마음으로 대화를 자주 나누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다.


하루 스물네 시간 중 단 한 시간이라도 부부가 함께하는 시간을 반드시 마련해 보자. 함께하는 시간이라고 해서 꼭 섹스를 하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마사지를 하든, 피부 관리를 하든, 나란히 앉아 책을 읽든, 함께 하는 순간을 마련하라는 것이다. 때때로 아내들은 가볍게 안아주는 남편의 품이 그리워 안아달라고 할 때가 있다. 혹은 안겨서 잠이 들고 싶을 때가 있다. 하지만 오늘은 피곤하다고 등을 돌려 눕는 남편들이 있다. 아내는 그저 허그(Hug)를 원한 것인데 남편은 그걸 곧 섹스로 받아들여 부담스러워하는 것이다.


성에 대한 사회적인 분위기가 많이 성숙해 졌다. 그러나 여전히 아직도 성은 천박한 것이라고 생각하거나 영적인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다. 부부학교 12주 과정 중 9주차 때 일어난 사건이다. 주제는 스러운 이었다. 부부 성생활에 대한 소그룹 학습 시간이었는데 한 목회자 아내가 울먹이면서 이렇게 고백을 했다.


한번 만이라도 남편 몸을 만져보며 자보았으면 소원이 없겠어요!”

깜짝 놀란 부부들이 무슨 이야기인가 싶어 그 아내를 바라보는데 그녀의 남편은 어험헛기침을 하며 눈을 살포시 감는다. 그 모습이 꼭 세상을 달관한 도인(?)같다. 그렇게 시작된 이 아내의 넋두리는 한 시간 동안 계속되었다. 자신의 결혼생활 24년 동안 있었던 부부생활을 이야기 하면서 중간 중간 눈물을 찍어내는데 모든 부부들은 해도 너무했다 싶은 듯 세상에, 세상에만 내뱉는다. 그러한 부부들의 지원을 힘입은 듯 그동안 어디에서도 말하지 못했던 설움 보따리를 남편 앞에서 풀어 놓으며 하염없이 흐느낀다

 

필자 역시 말로만 듣던 지독한 영지주의자를 실제 만난 것이 너무도 신기했다. 그 남편을 바라보니 여전히 거룩한 모습으로 눈을 지그시 감고 앉아 있다. 24년 전 결혼 후 신혼 때에 있었던 일이다. 남편과 함께 잠자리를 하면서 남편 몸을 만져보고 싶어 손을 움직였더니 남편이 자신의 손을 탁 뿌리치며 어디 거룩하지 못하게시리!” 하더란다. 그 이후로 남편 몸을 제대로 만져보지 못했다. 남편이 거룩하지 못하다고 질책을 했기 때문이다. 또 하나 웃지 못할 일이 있다. 지난 24년 동안 남편은 잠옷을 입어본 적이 없단다. 언제나 와이셔츠에 넥타이를 느슨하게 매고 주무신단다. 모두 깔깔대고 웃었지만 보통 심각한 것이 아니다 싶어 남편에게 물었다.(이 남편은 현재 목회자로, 신학교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주무실 때 넥타이를 매고 주무신다는 것이 사실입니까?”

가는 눈을 살며시 뜨면서 , 사실입니다.” “왜 그렇게 하십니까?”

성경에 예수님은 밤에 오신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그리고 언제 오실지 모르지 않습니까?”

그래서 저는 언제나 주님 오실 날을 준비하고 삽니다.”


그리고는 다시 헛기침을 하고 눈꺼풀을 아주 무겁게 천천히 감는다. 그 모습이 나는 이렇게 다른 사람들과 달리 굉장히 영적인 사람이고 믿음으로 살려고 애쓰는 사람이다라는 표현인 것 같이 보였다. 그래서 한 마디 했다. 목사님은 스스로 굉장히 영적인 분이라고 생각하실 지 모르겠지만 제가 보기에 목사님은 영적이 아니라 병적인 것 같습니다.”


팀원인 다섯 부부가 이 부부의 이야기를 시작으로 서로의 성생활을 공개하면서 열변을 토했다. 자정을 넘기며 마무리가 되어갈 때 부부들은 하나님께서 부부에게 주신 성이 얼마나 아름답고 축복된 선물인가 하는 것을 알게 되었다. 또한 스러운 학습을 통하여 적나라하게(?) 공부하고 그룹 토의 시간에는 자신들의 성생활을 공개하며 다른 부부들의 성생활에 대하여서도 충분히 듣고 말하는 시간을 가졌다. 남편들이 자신들이 얼마나 폐쇄적이고 이기적인 성생활을 즐겨 왔는가 하는 것을 깨닫고 아내에게 정중히 사과하고 난 뒤 하나님 앞에 회개하는 시간도 가졌다. 그리고 이제는 아가페 사랑(상대를 위한 사랑)의 실천장이 부부 침실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모두가 공감하고 서로 한 가지씩 바라는 것을 나누고 그것을 숙제로 주었다.


특히 시작할 때 문제가 되었던 그 부부에게는 특별 숙제를 주었다. 오늘부터 ‘2주 동안 아무것도 입지 않고 잠자리 들기와 오늘 공부한 대로 ‘12일 실습하고 오기.’ 그리고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멤버들이 서로 돈을 거두어 좋은 호텔에서 실습하고 오시라고 실습 비용도 거금(?)을 만들어 드렸다. 2주 뒤 열 번째 모임에서 우리 모두는 또 한 번 하나님께 감사를 드렸다. 이 부부가 너무 성실하게 숙제를 해왔고 남편은 배운대로 노력하여 아내는 오십이 되어서야 비로소 성의 즐거움을 누리는 축복을 누렸다.

오십을 바라보는 아내가 얼굴을 붉히며 하는 말, “키스가 이렇게 달콤한지 몰랐어예!”

성은 하나님의 창조물이다. 그래서 거룩한 것이다. 결혼 안에서 부부에게 주신 축복이다. 성을 창조하신 하나님의 의도를 무시한 채 무조건 성을 터부시 하거나 금욕시 하지 말라. 결혼 안에서의 성은 부부가 함께 대화하고 공부하고 개발시켜 가야 할 하나님의 선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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