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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이한 징계의 노래 - 사람의 계명

찬양 속 바이블 스토리-4

남북 이스라엘이 앗수르제국과 바벨론제국에 의해 멸망당할 당시 이사야 선지자를 비롯한 많은 선지자들이 외적들의 침략에 의한 하나님의 징계를 예언했다. 특히 이사야는 외부로부터 오는 징계 외에 내부로부터 촉발되는 징계에 대해서도 언급한 적이 있다. 이사야 29장에 기록된 ‘봉한 책’과 ‘사람의 계명’은 패역한 혈통적 이스라엘 백성들에 대한 내적인 징계의 기이한 방식이었다(사29:14).
‘사람의 계명’으로 인한 징계는, 사람들의 생각과 판단에 의해 만들어진 율법에 의해 오히려 ‘하나님의 계명’이 가려지게 함으로써, 영적인 지혜와 총명이 사라지게 하여, 이스라엘 백성들로 하여금 영적 암흑기로부터 벗어나지 못하게 하는 것을 의미한다. 예수님 탄생 전까지 약 400여년간에 걸쳐 진행된 이른 바 ‘영적 암흑기’와, 지금도 여전히 예수 그리스도를 메시야로 바라보지 못하는 혈통적 이스라엘 백성들의 영적인 아둔함의 징계 속에 이 예언의 말씀은 성취되고 있다.


‘사람의 계명’은 마태복음 15장에 기록된 말씀과 같이, 예수님께서 직접 인용하심으로 더욱 유명해졌다. 이사야 29:13에 기록된 ‘사람의 계명’이 마태복음 15:2에서는 바리새인들의 의해 ‘장로들의 전통’이라는 말로 묘사됐고, 예수님은 마태복음 15:3에서 ‘너희의 전통’이라는 표현으로 적시하셨다. 이것은 구체적으로는 십계명 이후 덧붙여진 유대의 율법 및 전승들을 가리킨다. 모세 오경 외에 고대 랍비들의 입으로 전해져 내려온 다양한 불문법들이 주를 이루고 있는데, 구전으로 전해져 내려오던 전통과 규칙들을 모아 탈무드와 같은 책으로 정리하기도 했다. 약 6,000여 항목으로 분류된 전통들과 규칙들은 거의 대부분 백성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상세하게 규제하는 내용들이라고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스라엘 백성들의 삶이 어떻게 행복할 수 있었겠는가? 그래서 주님은 십계명으로 대표되는 하나님의 계명은 제대로 지킬 생각은 하지 않고, 지도자 위치에 서 있는 자들이 만들어낸 법과 규칙을 무기로 삼아, 하나님의 사랑하는 백성들을 억압하고, 속박하고, 그들로부터 자유를 빼앗아 왔던 ‘사람의 계명’에 대해 진노하셨다.
바리새인들과 서기관들이 손 씻지 않고 식사하는 제자들을 ‘장로들의 전통’이라고 하는 율법을 들어 공격하자, 예수님도 십계명에 있는 부모님 공경의 계명으로 반격하신 것이다. 손 씻고 식사하면 위생에도 좋다. 하지만 손 씻을 물을 구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손 씻지 않고도 식사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들은 그게 무슨 큰 범죄라도 되는 식으로 예수님과 제자들을 공격했으니 주님께서 가만히 계실 수 있었겠는가? 게다가 저들은 하나님께 제사한다는 명분을 내세워 부모에 대한 섬김을 다했다는 식으로 자위하며 십계명을 어기고 있었다. 비유컨대 헌법을 어긴 자가 지방자치단체 조례 어긴 자를 공격하는 형국이 되었다는 것이다.


십계명과 예수님께서 공포하신 하나님의 계명의 핵심은 첫째, 하나님 사랑, 둘째, 이웃 사랑이다. 하나님께서 우리들을 사랑하셨으니, 우리들도 서로 사랑하라는 것이다. 이 사랑에는 용서의 개념도 포함되어 있다. 서로 물고 뜯으라고 하나님의 계명을 주신 것이 아니다. 하나님을 사랑함에 있어서, 또한 우리들의 이웃을 사랑함에 있어서 도움이 될 만한 영적 테두리를 정해주신 것이 하나님의 계명이다.
그러므로 첫째, 하나님의 계명에 어긋나는 사람의 계명은 무효가 되어야 하거나 유보돼야 한다. 둘째, 하나님의 계명은 물론 사람의 계명이라 할지라도, 권력과 힘을 장악하여 군림하고자 하는 흑심으로 악용되지 않아야 한다. 셋째, 사람끼리의 심판은 극단에 이르지 않아야 한다. 극단적인 공격은 공격자의 숨겨진 적폐까지 드러나게 한다. 적당한 선에서 상대방을 용서하는 것이 곧 자신을 용서하는 것이 된다.


이사야 29장과 마태복음 15장을 요약 정리한다면, 하나님의 징계로 인하여, 하나님의 계명이 사람의 계명에 가로막힐 때, 입술의 위선적 신앙과 마음의 진정한 신앙이 서로 멀어지고, 백성들 사이에 서로 물고 뜯는 불행이 임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사람의 계명으로 인하여 하나님의 계명이 가려지는, 이 내적 징계가 우리나라에서도 속히 끝나고, 입술의 신앙과 마음의 신앙이 서로 일치하게 되어, 용서와 대통합으로 나아가는 우리나라 되기를 기도한다.
노주하 목사 / 찬양산교회